[팩트체크] 국내 연평균 독감 사망자 207명? 3000명?

독감 관련 사망자 분류 기준이 달라

  • 기사입력 2020.10.26 14:52
  • 최종수정 2023.03.07 11:41
  • 기자명 선정수 기자

매년 독감(인플루엔자)으로 인한 사망자 규모는 얼마나 될까? 방역 당국은 매년 3000여명이라고 말하는데, 의사출신 국회의원은 10년간 2126명이라고 주장한다. 양측이 주장하는 수치는 무려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왜 그럴까?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①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 "11년간 2280명"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11년 간 인플루엔자(독감) 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총 2280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간 207명에 달하는 수치다.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파악한 수치이다. 신 의원은 "담당 의사가 독감과 사망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입증해 사망진단서에 기재한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 의원은 "독감 예방 접종 후 사망 사례 보고로 인해 많은 국민이 독감 백신에 대해 우려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통계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은 위기관리 소통에 있어 중요하다"며 "다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망통계에서 독감과 폐렴으로 사망원인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②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매년 3000명"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년에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3000명 가까이 사망한다”며 “대부분 어르신 등 고위험군이 폐렴 등 합병증이나 기존 기저질환이 악화해 사망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날 정 청장은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 사례 신고가 잇따르며 부모님의 예방접종에 대해 걱정하는 자녀들이 많은데 어르신들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단순히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200여 명일지 모르지만 대한감염학회에서는 독감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합하면 연간 사망자 수는 2000~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③인플루엔자 사망자 통계 어떻게?

뉴스톱 확인 결과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사인이 인플루엔자로 집계되는 질병분류는 J09~J11까지이다.

J09 확인된 동물매개 또는 범유행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한 인플루엔자

J10 확인된 계절성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한 인플루엔자

J11 바이러스가 확인되지 않은 인플루엔자

통계청 관계자는 뉴스톱과 통화에서 "사망진단서를 기본으로 인플루엔자(독감)이 근원 요인으로 판단될 때 사망원인을 인플루엔자(독감)로 분류한다"며 "WHO 사인분류 지침에 따라 분류가 이뤄지고 있고, 사망진단서 외에도 건강보험 수진기록, 암등록 자료 등으로 사인 판정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의료체계 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인플루엔자(독감) 감시 체계는 크게 3가지로 이뤄진다. 임상감시,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바이러스 병원체감시, 인플루엔자 입원 및 사망자 감시이다. 이 중 사망자 통계와 관련된 것은 '인플루엔자 입원 및 사망자 감시' 체계이다.

200병상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공공병원이 참여 대상이다. 사망 진단을 받은 외래 환자가 사망전 30일 동안 인플루엔자 확진을 받았을 경우, 입원 환자 중 연속 입원기간 동안 인플루엔자 확진을 1번이라도 받았을 경우 인플루엔자 사망자로 분류된다.

인플루엔자(독감) 사망자로 분류되면 주치의의 소견을 참조해 시·도 역학조사관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인플루엔자 관련 사망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뉴스톱이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의 주장에 모두 근거가 있다. 양측이 제시하는 수치가 차이를 나타내는 원인은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을 포함하는지 여부로 판단된다. 신현영 의원이 인용한 통계청 사망 원인 자료는 인플루엔자(독감)가 근원적 사망 원인으로 판단되는 사례들이다. 반면, 질병관리청과 감염학회 등이 제시하고 있는 수치는 인플루엔자(독감)가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는 사례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하겠다. 정은경 청장 입장에서는 독감으로 인한 직간접적 죽음이 많기 때문에 독감 백신 접종을 장려하기 위해 독감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까지 포함해 발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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