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뉴스톱도 한국일보도 놓친 '경항모 예산 20조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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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뉴스톱도 한국일보도 놓친 '경항모 예산 20조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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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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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의 <경항모, 혈세 20조 투입되는 '돈 먹는 하마' 인가?>기사 팩트체크

뉴스톱은 11월 22일자로 “[주간팩트체크] '여가부 예산 사용처', '경항모 예산 20조원' 확인해보니” 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그림 1. 뉴스톱 주간 팩트체크 캡쳐
그림 1. 뉴스톱 주간팩트체크 캡쳐

뉴스톱의 ‘주간팩트체크’는 지난 한 주 동안 출고한 다른 언론사의 '팩트체크 기사‘ 가운데, 주요한 것들을 선정해 소개하는 ’큐레이션 기사‘이다. 그런데 제목에서도 언급한 ’경항모 예산 20조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지난 10월 14일 “해군총장 "경항모 사업, 어떤 어려움 있더라도 정상 추진”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던 해군의 경항모 사업에 관한 것으로, 지난 11월 16일, “연합뉴스”, “KBS", “MBC” 이하 각 언론사들이 보도한 대로 국회 국방위에서 2년 연속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당한 상황이다. 때문에 해당 기사는 경항모 예산 삭감에 대한 해군과 방사청의 해명, 혹은 비공개로 진행(이게 대체 왜 비공개로 진행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된 국회 국방위의 예산심사 회의록이라도 정리하여 공개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기사 내용은 벌써 두 번이나 예산을 삭감당한 상황인데도 필요한 논거를 제시하지 않은 해군의 주장만이 고장 난 오디오나 프린터 마냥 반복되고 있다. 뭔가 이상해서 소개한 한국일보 기사, “경항모, 혈세 20조 투입되는 '돈 먹는 하마'인가?” 원문을 살펴봤다.

그림 2. 한국일보 해당 기사 캡쳐
그림 2. 한국일보 해당 기사 캡쳐

그리고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해당 기사가 국회 국방위에서 관련 예산을 몽땅 삭제당하기 하루 전인 11월 15일자였던 것이다. 해당 기사는 그림 2처럼 사안의 배경, 혹은 쟁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뉴스톱의 요약보다는 나았으나 딱 그것뿐이었다. 해당 기사는 팩트체크 기사로 소개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그 중에서도 필자의 눈을 끈 것은 아래 그림 3에 보인 문단이다.

그림 3. 소제목 아래 기사 전체가 검증할 내용을 넣어 아니다 처리해버렸지만 이것이 해당 기사의 진짜 핵심이다.
그림 3. 소제목 아래 기사 전체가 검증할 내용을 넣어 아니다 처리해버렸지만 이것이 해당 기사의 진짜 핵심이다.

왜냐하면 그림 3으로 보인 문단은 기사 전체의 주제를 “경항모 호위무사 함정을 새로 만들어야?”라는 소주제 질문과 <아니다> 답변에 묻어버린 일종의 시선왜곡이기 때문이다. 이 문단이 다루는 항모의 건조비용과 운용이 예정된 함재기의 소요 검증이야말로 제목으로 내세운 “경항모, 혈세 20조 투입되는 '돈 먹는 하마'인가?”라는 기사 전체를 관통하며 검증할 논제인데 이것을 프로그래밍의 변수선언 형식으로 고정해 버린 뒤, 그 주장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지 않고도 경항모 사업이 혈세 20조 투입되는 '돈 먹는 하마'가 아니라고 주장하겠다는 의미로 보였다. 따라서 한국일보의 원문 기사, 경항모, 혈세 20조 투입되는 '돈 먹는 하마'인가?를 한국일보 기사의 포맷에 맞춰 다시 제대로 팩트체크 해보기로 하자.

팩트체크를 위해서는 한국일보 기사가 제기했던 질문은 아래처럼 바꿔야 한다.

1. 경항모 건조비용이 2조 6천억? 과연 사실일까?

2. 함재기 구매 소요 예산은 항모 건조비보다 많은 3조~4조 원 규모? 과연 사실일까?

3. 경항모 ‘호위무사’ 함정들 새로 만들어야?

4. 경항모 사업은 공군의 F-35A 추가 도입 차질만으로 끝날 것인가?

5. 경항모 대신 공중급유기 더 들이면 안 된다?

6, 경항모 사업은 정말 20조의 예산을 먹게 될 것인가?

따라서 이번 팩트체크는 다음의 질문들을 통해 현재 해군이 주장하는 경항모 사업의 실상을 검토해보기로 하자.

 

1. 경항모 건조비용이 2조 6천억? 과연 사실일까?

사실 경항모의 건조비용을 추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가상 오브제에 대한 건조 소요비용을 추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도 않다. 15~20기 정도의 F-35B를 주요 함재기 전력으로 하는 3만 톤급의 배수량을 갖는 함선이라는 아웃라인에 몇 가지 단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단서가 된다는 것이지, 해당 주장이 액면 그대로의 사실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또 아니다. 어쨌건 해당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선 해군이 바라는 경항모의 진짜 아웃라인이 무엇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아래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해진다.

A. 15~20기 정도의 F-35B를 주요 함재기 전력으로 하는 3만 톤급의 배수량을 갖는 함선의 사례가 존재하는가?

B.15~20기 정도의 F-35B를 주요 함재기 전력으로 운용할 함선을 해군이 주장한 예산 내에서 “실제로” 건조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상 두 가지 질문으로 “경항모 건조비용이 2조 6천억? 과연 사실일까?”라는 질문을 검증해보도록 하자.

 

A. 15~20기 정도의 F-35B를 주요 함재기 전력으로 하는 3만 톤급의 배수량을 갖는 함선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표 1을 보는 쪽이 빠르겠다.

표 1. F-35B 운용능력 및 운용 잠재력을 가진 함선 목록. 탑재기수는 최대치다.
표 1. F-35B 운용능력 및 운용 잠재력을 가진 함선 목록. 탑재기수는 최대치다.

표 1은 2021년 기준으로 F-35B의 운용능력 및 운용 잠재력이 있는 함선들을 배수량 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70,600톤의 배수량(최근 영국 정부가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의 배수량을 해당 수치로 정정했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 글 이후로 쓸 글에선 퀸 엘리자베스급 배수량을 65,000톤이 아니라 70,600톤으로 쓸 것이다.)을 가진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이 F-35B를 최대 36대까지, 45,000톤급인 아메리카급이 최대 20대까지 운용할 수 있다.

그림 4. 20대 이상의 F-35B를 운용할 수 있는 영국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와 미국의 LHA-6 아메리카. 아메리카급은 다른 F-35B 운용 함선들과 달리 스키점프대를 장착하지 않는 외형적 특징이 있다.
그림 4. 20대 이상의 F-35B를 운용할 수 있는 영국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와 미국의 LHA-6 아메리카. 아메리카급은 다른 F-35B 운용 함선들과 달리 스키점프대를 장착하지 않는 외형적 특징이 있다.

한편 만재배수량 기준으로 최대 3만 톤 내외의 함선들도 F-35B를 운용하거나 장래 운용을 검토 중이며 그 중 대표적인 존재가 그림 5의 주인공, 이탈리아 경항모 카부르다. 카부르는 최대 12대의 F-35B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림 5. 2021년 3월, 미국의 F-35B가 이탈리아 경항모 카부르에 착함하는 광경. 만재 3만 톤이 안 되는 함선들 가운데 처음으로 F-35B 운용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림 5. 2021년 3월, 미국의 F-35B가 이탈리아 경항모 카부르에 착함하는 광경. 만재 3만 톤이 안 되는 함선들 가운데 처음으로 F-35B 운용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F-35B 운용능력을 테스트 중인 일본의 이즈모급도 일단 최대 12대의 운용능력을 갖기를 원하며, 이 외에 AV-8B 해리어 II를 11대 운용하고 있는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1세도 해리어II를 F-35B로 전환하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함에 별도의 개수 없이 15.5톤의 이륙중량을 갖는 AV-8B 해리어 II를 운용하던 함선이 27.2톤의 이륙중량을 갖는 F-35B로 일대일 교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는 제법 의문스럽다. 더하여 아직 고정익 기체를 운용하고 있진 않은 호주의 캔버라급 상륙함도 기본적으로 후안 카를로스 1세와 동급함에 배수량도 조금 더 커졌기 때문에 만일 후안 카를로스 1세가 F-35B를 운용할 수 있다면 캔버라급도 그 정도의 F-35B를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 유사 사례들을 정리해보면 현재 기술로 건조될 함선이 최대 20대의 F-35B를 작전능력 및 운용상 별다른 문제없이 운용하고 싶다면 4만 6천 톤 이상의 만재 배수량을 확보하거나 F-35B의 운용 수량을 최대 12대(10대라는 관측도 있다.) 이하로 줄여야 한다.

 

 

B.15~20기 정도의 F-35B를 주요 함재기 전력으로 운용할 함선을 해군이 주장한 예산 내에서 “실제로” 건조하는 것이 가능할까?

작년 예산 심사에서는 한국형 경항모의 건조에 2조 정도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한국일보 기사에선 건조비용이 2조 6천억으로 늘어났다. 제법 큰 액수가 추가되긴 했지만 딱히 근거를 밝히진 않아서 그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서울경제가 11월 28일에 “경항모 사업 좌초된 그날 국회에선 무슨 일이...'10~20조원 낭비' 괴담에 여당·국방부는 침묵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비공개였던 심사 당시 국회 국방위 회의록을 입수하여 정리했다는데 여기서 몇 가지 흥미로운, 그리고 한국일보가 제기한 의문의 진상을 확인해줄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아래 그림 6이다.

그림 6. 서울경제 기사 중 국회 국방위 예산소위 회의록의 사업비부분 캡쳐
그림 6. 서울경제 기사 중 국회 국방위 예산소위 회의록의 사업비부분 캡쳐

그림 6의 오렌지색 박스 부분을 살펴보자. 당초 군이 발표했던 사업비 약 2조원은 선행연구 단계에서 총사업비가 2조262억6,000만원으로 산정된데 따른 것이고,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3~8월 사업타당성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사업비는 30.8% 증가한 2조6,496억8,000만원으로 분석했다.

다음 녹색 박스 부분에서 KIDA는 자신들이 산출한 금액이 변동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지 이건 국내에 사업선례가 없는 것일 뿐 참고할 레퍼런스 자체가 없지는 않다. 아래 표 2를 보자.

표 2. F-35B 운용능력 및 운용 잠재력을 가진 함선별 건조소요비용 비교
표 2. F-35B 운용능력 및 운용 잠재력을 가진 함선별 건조소요비용 비교

표 2는 표1에 제시했던 함선들의 항목에 공개된 건조소요비용 항목을 추가한 것이다. 70,600톤의 배수량에 최대 36대의 F-35B 운용능력을 가진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의 건조소요비용은 우리 돈으로 6조원이다. 한편 45,693톤의 만재 배수량에 최대 20대의 F-35B 운용능력을 가진 아메리카급의 건조 소요비용은 아메리카, 트리폴리, 부건빌이 제각각인데 1번함 LHA-6 아메리카는 일단 완성된 상태에서 F-35B의 운용능력을 부여받기 위해 개장 작업을 벌였고, 2번함 LHA-7 트리폴리는 건조 중에 새로운 설계에 따라 세부를 수정했기에 좀 더 많은 예산을 소요했다. LHA-8 부건빌은 처음부터 F-35B 운용능력이 부가된 설계에 따라 건조되는 중이기에 소요비용이 가장 낮지만 아메리카나 트리폴리와 달리 상륙정을 위한 요갑판(well deck)이 부활한 형식이기에 공간이 부족하여 함재기 연료 탑재량과 항공기 유지관리 능력이 그만큼 간략화 되고 줄어들었다.(때문에 그만큼 건조비용이 줄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아메리카, 트리폴리를 플라이트-0, 부건빌을 플라이트-1으로. 더하여 부건빌의 배수량이 5만 톤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지라 나중에 추가개장 비용이 더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아메리카급에 준한 F-35B 운용능력을 갖는 경항모를 원하는 경우라면 건조 소요비용은 4조 2천억까진 아니라 해도 4조 내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최대 3만 톤이 안 되는 만재 배수량을 가진 함선들은 2조가 안 되는 건조비용을 소요했다. 가장 먼저 만들어진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1세는 건조비용이 6천억으로 이상스레 낮은데 동급인 캔버라가 1조 3천억이 좀 넘고 이즈모의 건조비용도 1조 2천억 정도인데 대부분의 군사장비, 특히 함선은 동일 배수량에 소요되는 가격이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건조비용은 이쪽에 가깝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카부르는 이들보다 40% 정도 많은 건조비를 사용했는데 이쪽도 AV-8 해리어에 맞춰 2008년에 건조했다가 개장한 경우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F-35B 운용 능력을 갖는데 필요(27.2톤짜리 F-35B의 이착함 충격 흡수를 위한 내부 구조 강화, 고온의 배기연을 견디기 위한 코팅, 열을 분산시키기 위한 후처리, 늘어난 연료 소모를 감당, 유지할 수 있는 항공연료탱크 용량의 증대 등등)한 개장 비용이 그 정도 들어갔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이즈모의 개장 소요비용은 불분명하지만 적게 소요되진 않았을 (아니면 요구 성능을 채우지 못했을) 것이다.

이상의 조건을 놓고 한국형 경항모에 대해 살펴보자. 표 2에 보인 한국형 경항모 소요비용은 두 가지다. (연구)라는 표현은 개념연구 단계의, (사타)라는 표현은 사업타당성 조사단계에서 제시된 건조소요비용이란 의미다. 연구 단계의 2억이 제시되었을 때는 한국 해군이 원하는 함선의 아웃라인은 F-35B 최대 12대 정도를 운용하는 만재 3만 톤급, 다시 말해 카부르나 이즈모급보다 조금 더 큰 함선처럼 보였고, 그 정도라면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었다.(물론 그것이 2030년 중후반 이후의 전장에서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을지는 별개지만 말이다.) 하지만 사업타당성 조사단계에서는 건조소요비용이 2조 6천억이 넘어버렸고 이는 만재 3만 톤 정도의 함선 건조비용으로 보기엔 너무나 크다. 그렇다고 F-35B를 운용하는 경항모 성격이 된 아메리카급의 건조비용으로 보기엔 너무 부족하다. 전술한대로 아메리카급에 준한 F-35B 운용능력을 갖는 경항모의 건조 소요비용은 4조 2~3천억까진 아니라 해도 4조 내외를 기준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녹색 박스 부분의 서술들을 상기해주시기 바란다.

그런데 해군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사실을 말하는 게 아니라 결론을 정해놓고 체리피킹을 한 경우라면 어떨까? 실제로 경항모 사업은 초기엔 LHD와 유사한 대형 수송함 획득사업이었다. 그리고 아메리카급은 상륙작전 시 항공전력 운용을 중심 임무로 하던 헬리콥터 강습상륙함 타라와급이 퇴역하면서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해 와스프급 헬리콥터/도크 강습상륙함, LHD-8 마킨 아일랜드의 설계에서 상륙정을 위한 요갑판(well deck)을 제거하고 타라와급과 마찬가지로 상륙전시 항공전력 운용을 중심임무로 하도록 건조한 헬리콥터 강습상륙함이다.

만일 개념 연구단계에서 쓰던 데이터를 그대로 올린 거라면? 아래 표 3이 그것이다.

표 3. 한국형 경항모 건조비용 산출근거.
표 3. 한국형 경항모 건조비용 산출근거

즉 사업의 획득 목표가 대형 상륙함에서 경항모로 바뀌었지만 한국형 경항모 사업은 기본적으로 와스프급 상륙함을 염두하고 있었기에 개념연구단계 초기에는 와스프급 초기형의 건조비용을 제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장 비용이 반영되지 않아 비용이 적다는 지적을 받자 사업타당성 연구 단계에선 아메리카급, 보다 정확히는 마킨 아일랜드의 건조비용을 사업비용으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메리카급이 F-35B의 운용을 위해 투하한 추가 비용은 최소 1조가 넘는다. 더하여 표 3에서 아메리카급, 와스프급에서 F-35B의 탑재기수를 0이라고 썼지만 운용 자체가 불가능하진 않다. 단지 준비가 되어 있는 아메리카급처럼 상황에 따라 최대 20대를 항모처럼 운용하는 게 가능한 게 아니라 4~6대 정도를 일시적으로 올려 운용하는 게 전부(나머지는 CH-53K와 MV-22 같은 회전익 기체들)일 뿐이다.

자 이제 실마리가 다 나온 것 같으니 이 질문의 결론을 내자. 만일 해군이 바라는 한국형 경항모가 F-35B 최대 12대 정도를 운용할 수 있는 3만 톤 만재배수량을 가진 함선이라면 한국일보가 주장한 2조 6천억의 건조비는 충분히 합리적인 금액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형 경항모가 F-35B 최대 20대를 운용할 수 있는 4만6천 톤에서 5만 톤급 만재배수량을 가진, 나아가 건조업체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크기를 가진 중형항모급 함선이라면 KIDA의 사업비용 추산 자체가 허점이 많이 남아 있는 불확실한 추계라는 점을 더할 때, 그리고 미국이 아메리카급 3척의 건조에 사용된 프로그램 코스트가 12조 이상, 척당 4조원 내외임을 감안해볼 때 “경항모의 건조비용은 2조 6천억”이란 한국일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지막으로 분홍색 박스에서 “독도함을 만들 때에도 (함재기, 호위함 등의 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총사업비로 만들었다”는 해군의 주장은 그야말로 억지다. 독도함 건조 시에는 F-35B같은 고정익 함재기를 사자는 이야기가 없었거나 포기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해군의 경항모론자들의 주장대로 AV-8의 도입이 이뤄졌다면 함재기 소요비용이 없었을까는 매우 의문스럽다는 점을 덧붙여주자.

 

2. 함재기 구매 소요 예산은 항모 건조비보다 많은 3조~4조 원 규모? 과연 사실일까?

한국일보 기사는 한국형 경항모의 함재기 소요를 F-35B 16~20대 사이로, 그 소요 예산을 3~4조 정도라고 주장했다. 우선 F-35B의 단가를 확인하자. 아래 그림 5. F-35 시리즈의 형식별 스펙 프로필을 보자.

그림 7. F-35 시리즈의 형식별 스펙 프로필. F-35B는 F-35A, F-35C에 비해 성능에서 열세함이 잘 나타나 있다.
그림 7. F-35 시리즈의 형식별 스펙 프로필. F-35B는 F-35A, F-35C에 비해 성능에서 열세함이 잘 나타나 있다

위 그림 7에서 보듯 현재 F-35B의 대당 가격은 1억 2240만 달러, 1.448억 정도니 이걸 20대 구매한다면 대략적인 가격은 거의 3조다. 하지만 군용기 구매는 단순히 기체 도입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기체 가격 외에도 기체의 정상적인 운용을 위한 여러 가지 많은 요소들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Defense News의 7월 31일자 아티클, “Israel cleared for $3.4B CH-53K buy, 300 Javelins for Thailand”의 CH-53K 도입관련 기사를 보자. 해당 항목을 번역 요약하면 “2021년 7월 30일, 미 국방부는 이스라엘이 요청한 CH-53K 킹 스탤리온 판매 계약을 승인했다. 계약 상세는 CH-53K 킹 스탤리온 헬리콥터 18대 외에 T408-GE-400 엔진 60대, 기만방지 기능이 붙어있는 기체 내장형 항법장치 최대 36대, 그리고 수량 미상의 GAU-21 .50구경 기관총이 포함되어 34억 달러 규모다.”가 되는데 F-35의 도입계약도 이런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당 단가는 그냥 개략적인 아웃라인에 불과한 것이다. 더욱이 F-35B의 경우에는 도입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10월 29일자로 승인됐던 필자의 뉴스톱 팩트체크 기사인 “정부의 홀대가 공군 F35 기관포 문제 초래했다?”에서 언급한대로 F-35는 여전히 개발 중인 기체고, 당연히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있을 예정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요구될 것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F-35B 16~20대가 필요한데 그 소요 예산을 3~4조 정도로 보는 것은 오히려 과소 추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주장에 숨겨진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지원 기체에 대한 예산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0월 25일자로 승인됐던 필자의 팩트체크 기사, “영국 항모는 정말로 미국 항모보다 더 효율적일까?”에서 보인 2025년 이후, 미/영 양국 항모별 항모 비행단(or 타격전단) 기종 구성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아래 표 4다.

표 4. 2025년 이후, 미/영 양국 항모별 항모 비행단(or 타격전단) 기종 구성 비교
표 4. 2025년 이후, 미/영 양국 항모별 항모 비행단(or 타격전단) 기종 구성 비교

2025년 이후 미국 해군 항모 비행단(or 타격전단)은 각종 전투기 및 타격기 44기와 이들을 지원하는 전자전기, 조기경보기, UAV, 수송기 및 다용도 헬리콥터로 이뤄진 각종 지원기체 35대로 구성되며,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의 항모비행단도 임무 상황에 따라 F-35B 36대에 지원용 헬리콥터 4대 혹은 F-35B 24대와 조기경보, 대잠 및 수송 임무를 맡는 헬리콥터 14대로 구성된다. 경항모 수준의 항공대에서도 이는 비슷한데 아래 그림 8을 보자.

그림 8. 경항모 항공대를 실은 LHA-6 아메리카의 전후 모습. 아메리카는 상륙함으로서의 항공대 편제도 가능하다.
그림 8. 경항모 항공대를 실은 LHA-6 아메리카의 전후 모습. 아메리카는 상륙함으로서의 항공대 편제도 가능하다

그림 8의 LHA-6 아메리카에는 비행갑판 위에 F-35B 12대 외에 비행갑판 앞쪽으로 AH-1Z, UH-1Y 헬리콥터, 그리고 MV-22 2대가 함께 올라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아래 그림 9에서 보듯 CH-53K 킹 스탤리온, 여기 나오진 않지만 MH-60R 대잠 시호크 헬리콥터도 편제된다.

그림 9. 해상 작전 중인 LHA-6 아메리카의 작전 능력 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소모성 자재들을 실은 MV-22와 CH-53K 킹 스탤리온이 착함하는 광경이다
그림 9. 해상 작전 중인 LHA-6 아메리카의 작전 능력 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소모성 자재들을 실은 MV-22와 CH-53K 킹 스탤리온이 착함하는 광경이다

이탈리아의 카부르 역시 F-35B 8-12대 외에 AW101 (멀린) 헬리콥터 10-12대를,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1세도 F-35B 8-12대 외에 CH-47. NH-90 헬리콥터 10여 대를, 일본 이즈모급도 F-35B 8-12대에 지원용 헬리콥터 10여대를 혼성 운용할 예정이다.

이들 지원 기체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경보기다. 비행기를 군사용으로 쓴 이유는 지상에서 볼 수 없는 전선 너머의 적군 상황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지만 시간과 기후의 제약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전파를 이용하여 표적의 거리와 방향을 탐지하는 레이더기 등장하면서 시간과 기후상황을 막론하고 주변 상황을 감제할 수 있게 되면서 레이더는 전장 상황 인식에 필요불가결한 도구로 자리했다. 하지만 직진성을 가진 전파를 매개체로 사용하다 보니 지형에 가려지는 저고도 구역의 탐지가 제한되고, 수평선 너머의 적을 볼 수 없다는 문제가 나타났다. 더욱이 제트 및 로켓 추진 기구가 등장하면서 비행체의 속도가 빨라지고, 전술 핵탄두가 출현하면서 탐지할 수 없는 구역의 위협이 더 커졌다. 그렇다면 대형 레이더를 장착할 수 있는 항공기를 함대 주변 고고도 상공에 띄워 아래쪽을 살피면 지상 및 수상함의 레이더로는 사각이 되는 부분도 살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탐지가 불가능한 지평선 또는 수평선 너머의 정황도 탐지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발상으로 태어난 것이 바로 조기경보기이기 때문이다.

그림 10. 미 해군 항모전단의 조기 경보기 E-2D 어드밴스드 호크아이
그림 10. 미 해군 항모전단의 조기 경보기 E-2D 어드밴스드 호크아이

그림 10의 E-2D 어드밴스드 호크아이는 기체 상부 로트 돔의 레이더를 2세대를 도약한 발전형 AESA 레이더 AN/APY-9로 바꾸고 GPS/CEC/SATCOM 안테나를 통합했다. 또한 진보된 피아식별 시스템, 최신 미션 컴퓨터 및 전술 워크스테이션, 최신 통신 및 데이터 링크 체계를 장비하여 다중 센서 융합을 통해 제5세대 스텔스기의 탐지 및 탄도미사일 대응까지 가능하며 강력한 네트워크 지원 기능을 기반으로 수상함의 레이더로는 탐지가 불가능한 초수평선에 위치한 목표에 대한 표적정보를 제공, 아군 수상함과 전투기에 합동교전능력을 부여하며 전자전 및 대 전자전 능력은 물론 적지 공격임무에 투입된 아군 항공기의 지휘/통제 임무까지 담당할 수 있는 진정한 AWACS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기체다. 한마디로 작은 함재기임에도 불구하고 더 큰 E-3 이상의 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E-2D 어드밴스드 호크아이는 CATOBAR 방식의 정규 항모가 필요하기에 이를 운용할 수 없던 영국은 그 대안으로 아래 그림 10에 보이는 멀린 헬리콥터 기반 조기경보체계, 크로우스네스트(Crowsnest)를 개발했다. 범선 시대 주변을 보기 위해 돛대 끝에 설치한 망루를 지칭하는 크로우스네스트는 확실히 조기경보기에 어울릴만한 사업명이다.

그림 11. 2021년 3월, 퀸엘리자베스에 처음으로 착함하는 멀린 크로우스네스트
그림 11. 2021년 3월, 퀸엘리자베스에 처음으로 착함하는 멀린 크로우스네스트

멀린 크로우스네스트는 멀린 HM2 헬리콥터에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사용하던 시킹 ASaC.7 헬리콥터에 사용되는 세르베루스 레이더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탈레스 서치워터 2000 AEW 레이더 기반의 조기경보 체계로 전투기 사이즈라면 180~200km 정도의 거리에서 포착할 수 있다고 한다. 동일 수준의 목표물을 550~600km에서 포착할 수 있는 E-2D의 AN/APY-9 같은 고성능 체계에 비할 바는 분명 아니지만 경항모에서도 사용가능한 헬리콥터 기반 조기경보체계라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크로우스네스트 2030년 이전에 퇴역할 것(Crowsnest to be retired by decades’ end)”이라는 Naval-technology.com의 5월 12일자 아티클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개발 과정에서의 기대는 높았지만 실제 사용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던 것 같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면 최소 성능 요구조건은 통과했지만 막상 F-35B급의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포착이 매우 난감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 기체의 개발을 추진한다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1982년 포클랜드/말비나스 분쟁 당시 함재 조기경보기를 갖지 못했던 영국은 광역방공 및 조기경보 임무를 42형 구축함에, 근접방공 및 대함/대잠 임무를 22형 호위함이 맡는 체계로 전투에 나섰지만 엑조세 요격은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항속거리 한계로 회피 비행조차 할 수 없었던 A-4 스카이호크의 500파운드 바보폭탄 공격에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원 기체의 두 번째 자리는 대잠전 기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력함을 가장 많이 잡은 것이 바로 잠수함이라 할 정도로 다수의 전함, 항공모함들이 잠수함의 공격에 노출되어 격침되었을 정도로 잠수함의 존재는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20세기에는 S-3 바이킹 같은 제트기들이 대잠기로 사용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헬리콥터가 대형화되어 탑재능력이 충분해지고 대잠 경험이 쌓이면서 헬리콥터로 대응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과를 얻어서인지 21세기 대잠 전역의 제일선은 헬리콥터들이 담당하며 헬리콥터 자체도 대형화(그럼에도 탑재 장비가 많다보니 좁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다.)되고 있는 추세로 대표적인 것이 아래 그림 10의 MH-60R 시호크다.

그림 12. MH-60R 시호크가 대잠용 디핑소너를 내리는 장면
그림 12. MH-60R 시호크가 대잠용 디핑소너를 내리는 장면

그림 12의 MH-60R 시호크 로메오는 육군이 사용하던 UH-60을 기반으로 대잠전용으로 개발된 헬리콥터로 소노부이를 주장비로 하는 구축함용 대잠 헬리콥터 SH-60B와 디핑소너를 장비한 항공모함용 SH-60F 오션호크의 통합프로젝트 LAMPS Mk III Block II에 의해 개발되었고 한때 스트라이크 호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SH-60B에서 쓰던 AN/UYS-1 대신에 발전형인 AN/UYS-2 모듈식 신호처리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AN/AQS-22 FLASH 디핑소너를 주요 대잠 장비로 사용하며 수심이 깊은 바다에서의 대잠전을 위해 소나의 케이블 길이는 700m에 케이블 인양 및 하강속도를 보장하는 고속 릴링 머신이 장착된다. 이 외에 수상목표를 탐지하기 위한 AN/APS-153 다용도 레이더, ATK의 AN/AAR-47 미사일 접근 경고 체계, FLIR 및 레이저 거리 측정기를 통합한 레이시온의 AN/AAS-44 전자 광학 체계 등을 장비하며 미 해군 및 동맹국 해군과 함께 작전할 수 있는 데이터 링크 체계를 장비했다. 최대 시속은 330여km, 자체 연료 탱크와 외부 보조연료 탱크를 사용하면 약 4시간 운용이 가능하며 Mk-54 공중 발사 어뢰와 헬파이어 미사일로 무장할 수 있다. 다행히 MH-60R은 12월 15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 기종으로 선정되어 2025년부터 12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항공모함은 별도의 전투력을 갖는 함선이 아니라 항공모함 비행단 또는 타격전단 함재기들의 항공 전력에 전투력을 의존하는 함선이고, 21세기 함재기들은 20세기 함재기들에 비해 전투력과 비행성능이 향상되었지만 그만큼 커졌고 무거워졌다. 따라서 함재기들의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당연히 더 많은 연료, 더 많은 무장, 더 많은 부품들이 소요되기 때문에 군수 지원 소요는 한국 해군이 지금까지 경험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때문에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기인 함상 수송기는 항모 전단에선 전투기나 조기경보기, 대잠전 기체에 못지않은 중요성을 가지며 그 대표적인 존재가 아래 그림 13의 CMV-22B다.

그림 13. CMV-22가 CVN-70 칼 빈슨 갑판에 F-35C의 엔진을 내리는 중이다.
그림 13. CMV-22가 CVN-70 칼 빈슨 갑판에 F-35C의 엔진을 내리는 중이다

그림 13은 2021년 2월에 제30함대군수지원 다용도비행대(Fleet Logistics Multi-Mission Squadron) 30. VRM-30 'Titans' 소속의 CMV-22B가 공수해 온 F-35C의 엔진을 CVN-70 칼 빈슨에 내리는 장면이다. CMV-22B는 기존의 고정익 항모수송기 C-2에 비하면 항속거리와 최고속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기내 최대적하능력은 9.7톤으로 종래 함상 수송기인 C-2 그레이하운드(7.7톤)보다 약간 앞서고, 비행속도나 항속거리에서 동등 이상이며, 헬리콥터처럼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물의 포장과 취급에 필요한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C-2를 대체하는 새로운 함상수송기가 되었다. 그리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림 7, 8에서 보듯 상륙함이나 경항모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별도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바다에선 CMV-22의 적하능력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물품들을 운반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잦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 13은 The Drive가 10월 19일자로 승인한 “미 해병대의 킹 스탤리온, 추락한 MH-60를 회수하는 것으로 첫 실전 임무를 수행하다.”라는 아티클에서 인용한 사진으로 다음에 말할 중 수송 헬리콥터 CH-53K 킹 스탤리온의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림 14. CH-53K 킹 스탤리온이 추락한 MH-60S 시호크를 회수하는 광경
그림 14. CH-53K 킹 스탤리온이 추락한 MH-60S 시호크를 회수하는 광경

CH-53K 킹 스탤리온은 대당 단가가 CH-47F에 비해 3배 가까이 비싸지만 기내 적재 15.89t, 외부 슬링으로 16.33t의 하물을 나를 수 있고, 최대 부하의 하물(JLTV 1대에 더해 4,400파운드의 다른 것들)을 실었을 때도 200km를 날아갈 수 있는 유일한 중 수송 헬리콥터다. 흔히 비교되는 CH-47F는 스펙 시트에선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의 하물을 실을 수도, 하물을 싣고서는 그만큼 날아갈 수도 없다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해양, 특히 육지 사이의 간격이 넓은 태평양의 환경에선 치명적인 차이다. CH-53K는 작전반경이 짧다는 문제는 있지만 이를 보충하기 위해 공중급유 기구를 갖고 있고, V-22의 초기 도입당시 CH/MH-53의 동시교체가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V-22로는 할 수 없는 적하 및 공수 능력으로 여전히 현역으로 남아 있다. (참고로 수리온 같은 국내 생산 헬리콥터를 여기에 쓰겠다는 망상을 펼칠 분들도 계실 텐데 뭐로 봐도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제 상황을 대충 소개했으니 사안을 정리해보자. 한국일보 기사의 주장은 함재기로 F-35B 20대 조달 및 업그레이드에 4조 정도가 소요된다고 보면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기사에는 항모 운용에 실제로 필요한 지원기체들의 존재, 그리고 그 소요 예산에 대한 고려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경항모 사업 이전 단계인 대형 수송함 사업 단계에서 해군은 F-35B 20대를 조달하고, 그 중 12대를 운용하며 지원기체를 8대 정도 사용할 예정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보자. 대잠헬리콥터 사업에서 MH-60R을 조달했으니 이걸 추가조달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대당 1483억의 가격을 가진 CH-53K를 최소 5대, 대당 857억 정도의 단가를 가진 MV-22B도 최소 5대, 그리고 대당 3천억 이상의 E-2D 수준은 아니라도 그에 준한 조기경보기 관련 지출을 고려하면 최소 2조 정도가 더 소요된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한국일보의 해당 주장 또한 대체로 사실이 아님으로 판정된다.

 

3. 경항모 ‘호위무사’ 함정들 새로 만들어야?

그림 15. 소제목과 직접 관련된 기사내용을 다루게 된 한국일보 기사 캡쳐
그림 15. 소제목과 직접 관련된 기사내용을 다루게 된 한국일보 기사 캡쳐

그림 15, 정확히 그림 15의 주황색 테두리 부분만이 이 질문을 다루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 나온 한국일보 및 해군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조금 애매하다. 우선 “현대중공업, 차세대 이지스함 2번함 수주”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던 것이 지난 11월 9일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이지스함인 광개토-III Batch-II, 특히 3번함의 수주 및 건조 일정을 고려해볼 때 신규 전투함의 추가 건조가 없다는 한국일보 기사, 나아가 해군의 해당 주장에 다소간의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단지 지금 당장 정확한 예산 계획안을 확보한 것은 아니니 이 문제는 일단 넘어가자.

그러나 경항모를 호위하기 위한 전투함을 추가로 만들지 않는다 하여 다른 함선을 새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을 건조한 이후로 왕립해군을 항공모함 전단 기반으로 재편중인 영국의 행보는 우리 해군의 항모전단 구축에서도 여러 가지 의미로 참고할 가치가 있는데 그런 영국 해군이새로 건조한 함선은 전투함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국 ”왕립해군 군수지원전대(Royal Fleet Auxiliary)”의 “위키피디아 페이지”에서 보급함 부분을 살펴보자. 아래 표 5다.

표 5. 영국 왕립해군 보급함 현황
표 5. 영국 왕립해군 보급함 현황

표 5를 살펴보면 영국 해군은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의 취역에 맞춰 기존의 함대 고속급유함 웨이브급에 더해 타이드급 보급/급유함 4척을 건조, 2017년부터 2019년 사이에 취역시켰다. 앞서 후안 카를로스 1세의 F-35B 전환이 쉽지 않을 이유로 15.5톤의 이륙중량을 갖는 AV-8B 해리어 II를 27.2톤의 이륙중량을 갖는 F-35B로 교체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었지만 27.2톤의 최대이륙중량에 최대 마하 1.6이라는 더 빠른 속도를 가진 F-35B의 유류 소모는 15.5톤의 이륙중량에 음속을 채 넘기지 못하는 AV-8B 해리어보다 크면 크지 작을 리는 없다. 같은 이유로 7만 톤 좀 넘는 배수량을 가진 퀸 엘리자베스급이 2만 톤 내외의 인빈시블급보다 많은 연료를 소모할 것이라는 당연한 사실도 고려되었을 것이다.

그림 16. 영국 왕립해군 지원함전대의 타이드급 급유함이 퀸엘리자베스에 유류를 보급하는 광경
그림 16. 영국 왕립해군 지원함전대의 타이드급 급유함이 퀸엘리자베스에 유류를 보급하는 광경

더하여 타이드급은 “The development of future ships to support Royal Navy task groups reaches new milestone”에서 보듯 1994년에 건조, 함령이 30년이 다 되어 구식화된 군수지원함 포트 빅토리아(Fort Victoria)급을 대체할 신규 군수지원함(Fleet Solid Support Ship)이 취역할 때 까지는 제한적인 군수지원 임무도 맡을 예정이다.

이제 한국 해군의 상황을 살펴보자. 한국 해군에도 소양급 지원함이 있고, 2번함을 건조할 예정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항모전단을 지원한다는 건 미몽에 불과하다. 때문에 항모의 유류보급 지원을 담당할 대형 고속급유함과 보급지원함의 신규 소요가 생길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이들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함선이기에 정확한 건조 소요예산을 언급할 수야 없겠지만 소양급의 개발 연구 및 건조비용인 3,883억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1조 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해질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정리하면 경항모 ‘호위무사’ 함정들을 새로 만들 필요는 없다 해도 기사에서 말하지 않았던 지원함정들을 건조해야할 가능성은 그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기에 함선의 추가 건조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다. 대체로 사실 아님 정도로 판단된다.

 

4. 경항모 사업은 공군의 F-35A 추가 도입 차질만으로 끝난다.

그림 17. F-35 도입을 다루는 한국일보 기사 캡처
그림 17. F-35 도입을 다루는 한국일보 기사 캡처

이 질문이 다루는 쟁점의 영역은 주황색 박스의 내용이다. 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지난 10월 25일자로 승인됐던 필자의 팩트체크 기사, “영국 항모는 미국 항모보다 4배 빠르다?”라는 제목이 붙어버린 “F-35B 계열 스텔스 전투기는 16대가 기존 함재기 42대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실일까?”가 바로 그 내용을 검증한 것임을 상기해주시기 바란다. 해당 기사에서 필자는 “국내 언론들은 F-35를 세부 형식별 성능에 큰 차이가 없는 기체로 간주하는 경향이 크지만 공중 및 지상/해상 타격 임무를 모두 맡을 수 있는 다목적 스텔스 전투기라 할 수 있는 F-35 가운데서 F-35B만은 스텔스 모드에선 유효한 대함타격 수단이 부재하고 대함타격을 위해서는 스텔스를 포기해야 한다. 더욱이 항속거리, 작전반경, 체공시간 모두에서 F-35A와 F-35C의 75%, 기동성에서 F-35A와 70%, F-35C의 90%에 불과하기에 결과적으로 F-35B는 F-35A, F-35C와 같은 작전능력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언급했었다.

다음으로 한국일보 기사의 조금 사소해 보이지만 실제론 중요한 오류를 하나 더 지적하자. 주황색 박스 내의 녹색 밑줄 부분, ”8,160㎏ 무장을 달고 1,093㎞까지 비행하는 F-35A에 비해 F-35B는 무장(6,800㎏)과 작전 반경(833㎞)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라는 서술이다. 한국일보 기사는 여기서 작전반경과 항속거리의 개념을 혼용했다. 우선 작전반경은 그 거리만큼 날아가는 게 아니라 그 거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것이고, 그 거리까지 날아간다고 표현되는 개념의 용어는 항속거리다. 따라서 해당 문장은 “8,160㎏ 무장을 달고 1,093㎞의 작전반경을 갖는 F-35A에 비해 F-35B는 무장(6,800㎏)과 작전 반경(833㎞)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라고 쓰거나 “8,160㎏ 무장을 달고 1,200nm(2,222㎞)까지 비행하는 F-35A에 비해 F-35B는 6,800㎏의 무장만을 달며 900nm(1,667km)까지만 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써야 한다. 그리고 555km는 웬만한 장거리 타격용 공대지 미사일 사거리보다 긴 거리다. 타우르스의 사거리가 500km 약간 넘는다는 것을 상기하시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비교 상황이기 때문에 무장 능력은 기사처럼 F-35A가 8,160㎏, F-35B가 6,800㎏로 83%까지 가능한 것처럼 쓰는 게 아니라 무장을 달 수 있는 파일런의 수와 무장의 형태와 최대이륙중량이라는 제약을 감안하여 F-35B의 무장 운용 능력은 F-35A의 절반 이하라고 쓰는 게 맞다.

마지막으로 한국일보 기사는 F-35B가 F-35A에 비해 대당 수백억이 더 비싸다는 정도로 언급했지만 실제로는 F-35B 20대를 구매할 예산이면 F-35A 26대를 구매할 수 있다.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F-35B를 운용할 부대의 인원들(조종사를 포함, 정비 및 무장 관련 인원들)은 현 시점에서 해군에서 충원되는 게 아니므로 공군 F-35 전체 전력(최종적으로 몇 대가 도입될지는 모르겠지만)의 25~30%가 스텔스 모드에선 유효한 대함 타격 수단이 부재하고 대함타격을 위해서는 스텔스를 포기해야 하는 덜떨어진 기체를 심지어 1.5베 가까운 예산을 들여 도입해야 하는데다 정비 및 유지 교육도 별도로 받아야만 한다. 이 또한 추가적인 예산 낭비로 이어진다. 결국 F-35B 도입은 단순히 F-35A 도입 차질만의 문제가 아니라 항공전력, 나아가 전체 국방 능력 전체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음을 걱정해야 한다. 때문에 한국일보, 나아가 해군의 해당 주장은 사실로 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5. 경항모 대신 공중급유기 더 들이는 건 안 된다?

그림 18. 초월 전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한국일보 기사. 알고 보면 한국일보 기자께선 경항모 도입을 반대하는 것 아닐까?
그림 18. 초월 전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한국일보 기사. 알고 보면 한국일보 기자께선 경항모 도입을 반대하는 것 아닐까?

사실 이 문항은 보면서 굉장히 당황했던 부분이다. 소제목으로 볼 때 “경항모 대신 공중급유기 더 들이면 안 된다”라는 논지 전개가 분명한데 정작 기사 내용에서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해당 상황에서 경항모가 공중급유기 추가 도입보다 나은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니 해당 조건의 상황이 발생한 경우의 선택지를 고찰해보자. 우선 이 의견의 함의는 문자 그대로 경항모와 공중급유기의 비교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경항모가 띄우는 최대 20대의 F-35B와 그 예산을 공군으로 돌려 공중급유기 4대와 F-35A를 추가로 확보(아마도 해당 예산이면 F-35A 40~60대 정도를 도입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한 상황에서 그 일부를 투입하는 상황을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더 EEZ 방어에, 나아가 국방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이를 고찰하기 위해선 우선 한국형 경항모 전투단의 모습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예산 심사 전날인 11월 15일자 SBS 뉴스, “[취재파일] 마지막 '예산 파도' 넘는 한국형 항모…싸고 빈틈없이” 코너에서 그 실상을 소개했다. 이제 여기서 두 부분을 살펴보자.

그림 19. 한국형 경항모에 조기경보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SBS 뉴스 “[취재파일] 마지막 '예산 파도' 넘는 한국형 항모…싸고 빈틈없이” 기사 캡쳐
그림 19. 한국형 경항모에 조기경보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SBS 뉴스 “[취재파일] 마지막 '예산 파도' 넘는 한국형 항모…싸고 빈틈없이” 기사 캡쳐

그림 19의 챕쳐, 분홍색 밑줄 부분에 따르면 한국형 경항모를 위해 굳이 잠수함을 만들 필요도 없는데 지상발진 초계기와 기존 잠수함 전력이 대잠 탐색을 한 뒤, 문제가 없을 때만 항공모함을 진입시키면 되니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림 20. 한국형 경항모에 조기경보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SBS 뉴스 “[취재파일] 마지막 '예산 파도' 넘는 한국형 항모…싸고 빈틈없이” 기사 캡쳐
그림 20. 한국형 경항모에 조기경보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SBS 뉴스 “[취재파일] 마지막 '예산 파도' 넘는 한국형 항모…싸고 빈틈없이” 기사 캡쳐

다음으로 그림 20의 캡쳐를 살펴보자. 밑줄 친 A항에 의하면 한국형 경항모는 조기경보기를 탑재하지 않지만 지상기지에서 발진하는 공군 기체들로 그것을 커버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리해보면 한국 해군이 경항모 전단은 아쉽게도 조기경보기를 시작으로 하는 자체 지원기체들도, 지원함선들도 갖지 못한 상태로 F-35B 최대 20대 뿐이다. 굳이 더하면 호위함들의 전투력을 플러스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공중급유기는 위험한 상황이라 했으니 유사한 피탐 위험의 가능성을 가진 조기경보기, 대잠초계기의 지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실 F-35B 20대 만으로는 제공권 확보에 무리가 많다. 바로 위의 “4. 경항모 사업은 공군의 F-35A 추가 도입 차질만으로 끝난다.” 항목과 그림 7에서 검증했듯 F-35B의 항속거리 혹은 전투반경은 F-35A보다 555km, 혹은 275km 짧으며, 전투력과 지속능력 양자 모두에서 열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초계기와 조기경보기의 지원을 받기 어려우니 정보업데이트도 늦어질 수밖에 없고 당연히 그 대응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한편 경항모 대신 공중급유기와 F-35A를 추가로 도입한 상황에서 EEZ에 위협이 생겼을 때를 가정해보자. F-35A는 항모전단의 F-35B에 비해 기본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이 더 싸기에 보다 많은 수가 위험 공역에 전개될 수 있다. 또한 다수가 전개되었으니만치 항모전단 항공대만으로는 확보할 수 없는 공중 우세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기에 조기경보기와 초계기의 지원도 가능해진다. 더하여 공중급유기가 F-35A 한 대의 내부 연료를 완전히 채워주는 데 10여분이 소요되며 이 정도의 연료라면 2.200km, 작전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사건 공역에 1시간 이상을 더 떠 있을 수 있다. 반면 F-35B가 항모에 내렸다가 다시 뜨는 시간, 혹은 F-35B가 공중급유를 받아 떠 있을 수 있는 시간은 1.660km 채 1시간을 넘지 못한다. 동일한 성능을 가져도 이러한 문제가 있는데 F-35B의 무장 운용능력은 F-35A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항모전단의 전투함들이 F-35B를 지원해줄 수 있지 않느냐는 반론을 펴실 분들도 계실 텐데 항모전단이 분쟁을 각오한 무력시위를 하는 상황이라면 전력이 늘어난, 그것도 충분한 수를 확보하기 때문에 제공권에서 딱히 밀릴 이유가 없고, 공군 전술기들과 지원기들이 전환이 딱히 어렵지도 않다. 그림 20 B항의 항모전단이 움직이는 것보다 공군 전술기들의 전환이 훨씬 쉽고 용이하며 빠르기까지 하다. 그래서 조기경보기와 장거리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퍼사든, 그리고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F-15K 40대 정도를 투입하는 상황이 되면 항모전단 호위함들 이상의 타격력을 가질 수 있다. 더하여 조기경보기들의 장비들이 2020년대 수준에 맞게 업그레이드된다면 통합타격능력이 확보되는 이상 해군 함정들의 장비를 이용한 합동 교전도 가능해진다. 어느 쪽이 더 유효한가는 명약관화하지 않은가?

더하여 한국일보 기사가 지적한 부분들을 고찰해보자. 기사는 여객기를 개조한 공중급유기에 스텔스 기능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만 최소 20대 정도의 전투기를 전개할 대치 상황이라면 공중급유기의 레이더 피탐 위험과 시간은 빨라봐야 30노트를 넘지 못할 수상 전투함들이 레이더에 피탐되고 공격에 노출될 시간과 위험보단 훨씬 낮다. 덧붙여 “공중급유기는 탈레반의 미사일 위협을 회피하는 기능이 없어 카불에 투입되지 못했다.”고 하시는데 그거 붙여서 준전시 영공에 들어갈 수 있는 군용기가 될 수 있다면 당장 붙여야 할 일이다.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다른 것이란 이야기다.) 심지어 그거 가격 얼마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한국일보 기사의 주장대로 경항모 대신 공중급유기를 들이는 것은 무의미할지 모르겠지만 한국 해군이 말하는 경항모 대신에 그 예산으로 F-35A와 공중급유기를 추가 도입한다 해서 딱히 문제가 될 것 같지도 않다. 대체로 팩트 아님으로 판정된다.

 

6. 경항모 사업은 정말 20조의 예산을 먹게 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그림 15를 다시 소환하자. 그리고 이번엔 그림 15의 분홍색 박스 부분을 다시 살펴보자.

그림 15. 소제목과 직접 관련된 기사내용을 다루게 된 한국일보 기사 캡쳐
그림 15. 소제목과 직접 관련된 기사내용을 다루게 된 한국일보 기사 캡쳐

그리고 해당 기사는 경항모 관련 소요예산을 10조 정도라고 언급한다. 이제 필자가 글 전반에 걸쳐 들었던 추정 예산들을(경항모 건조비용 4조 F-35B 20대 도입 및 업그레이드 4조, 지원 기체 도입 최소 소요비용 2조, 지원함정 추가 건조 소요비용 1조, 전환훈련 및 기타 소요예산 1조) 대충 12조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 판단하니 대략적인 틀에서 경항모 1척을 위한 예산 소요는 10~12조 정도가 맞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군사장비에는 훈련 및 유지 보수가 필요하다. 해군 현존 함선들도 장거리 항행을 마친 뒤 오버홀을 하는 것이 관례이듯 경항모라고 SF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자가 정비 및 수복 기능을 갖춘 게 아닌 이상엔 그것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일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해군은 비스마크급 전함 2척, 샤른호스트급 순양전함 2척, 아트미랄 히퍼급 중순양함 3척, 도이칠란트/뤼초프급 장갑순양함 3척으로 전쟁을 시작했다. 한편 영국은 순양전함 후드, 넬슨급 전함 2척,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 5척, 리벤지급 순양전함 5척에 킹조지5세급 전함(최종 5척)을 건조해가며 전쟁을 시작했다. 독일 해군 함선들은 신조 함선이란 이점을 살려 해상전투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경우도 많았지만 비스마크급 전함 2척을 제외하면 11인치급 주포를 가진 전투함이라는 한계가 분명했고, 숫자를 채우기 위해 2척을 동시에 작전에 내보내다보니 유지 보수 기간에는 작전에 나설 함선이 없어서 영국의 해양 능력에 별다른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독일 해군은 비스마크급 전함 2척, 샤른호스트급 순양전함 1척, 아트미랄 히퍼급 중순양함 2척을 잃은 반면, 영국 해군은 킹 조지 5세급 전함 1척, 후드, 퀸엘리자베스급 전함 1척, 리벤지급 1척을 잃었지만 대서양과 지중해의 제해권을 영국 쪽에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즉 독일 해군 수상 전투함들은 개별 성능에선 좀 더 우수했어도 최소 작전 단위를 구축하지 못해 제해권을 가져오는 데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영국 해군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폭주로 킹 조지 5세급 전함과 항모 몇 척을 제외한 다른 신조함을 건조하지 못한 덕에 함선의 개별 성능은 떨어졌을지언정 최소 전투단위를 확보했기에 제해권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21세기에 건조될 함선의 기계적 신뢰성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함선들 수준은 아닐 것이기에 한국형 경항모도 결국 지금 영국 해군의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처럼 2척을 건조, 운용하게 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이른바 최소 작전운용 단위의 개념을 더해 볼 때 경항모 사업은 결과적으로 20조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란 분석은 딱히 거짓도 괴담도 아니다.

하지만 문제의 진짜 본질은 따로 있다. 서울경제 11월 28일자 기사, “경항모 사업 좌초된 그날 국회에선 무슨 일이...'10~20조원 낭비' 괴담에 여당·국방부는 침묵했다”의 회의록 가운데 그림 21을 다시 보자.

그림 21. 한국형 경항모의 존재 의의에 대한 해군의 주장과 그리고.
그림 21. 한국형 경항모의 존재 의의에 대한 해군의 주장과 그리고.

그림 21의 분홍색 박스와 분홍색 밑줄로 나타낸 해군이 주장하는 경항모의 존재 의의는 나름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대전제라 할 만한 그림20 B항목에서 언급된 대로 북한의 지대함 미사일에 항모가 맞아 함재기들까지 파괴될 위험은, 북한의 지대지 미사일이 우리 공군 기지를 때려 전투기들을 무력화시킬 위험에 비해 현저히 낮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북한의 지대지 미사일이 우리 해군 기지를 때려 항모를 무력화시킬 위험은 북한의 지대지 미사일이 우리 공군 기지를 때려 전투기들을 무력화시킬 위험보단 높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핵탄두를 장착하지 않았을 것이란 보장 또한 전혀 없다. 더하여 그림 21의 가정대로 “전투기도 발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조기경보기나 초계기들은 어떻게 발진하여 표적 정보를 해군 함재기에 전달, 북한의 TEL을 배제할 수 있었을까? 심지어 미 해군 사관학교(U.S. Naval Institute) 사이트의 2020년 12월 2일자 아티클, “첫 해병대 항공모함 기반 F-35C 비행대, 이제 배치 준비 완료(First Marine Corps Carrier-Capable F-35C Squadron Now Ready to Deploy)”에서 보듯 개발 초기 모든 해병 항공 전력을 F-35B로 통일하려던 미 해병 항공대의 원래 계획은 F-35B의 부족한 능력 때문에 포기되고, CATOBAR식 정규 항모에서나 운용할 수 있는 F-35C를 여전히 유지하게 만들었다. 멀린 크로우스네스트는 사실상 실패했고, 심지어 한국은 일본처럼 함재운용이 가능한 E-2D 13대, MV-22 17대, MH-60R은 아직 없지만 다수의 SH-60, 그리고 CH-53K 전력을 보유하고 있거나 구매할 예정도 갖고 있지 않다. 이런 와중에 과연 F-35B를 운용할 절름발이에 장님일 경항모가 2030년 중반 이후의 전장 환경 속에서 살아남아 유효한 전력으로 가동될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다시 말하지만 필자는 해군이 항공모함 전투단을 갖는 것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 단지 항공모함은 함재기들을 운용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는 본질을 놓친 채 빈약한 함재기만 만들다 보니 타란토 공습 성공 외엔 전쟁 전반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영국식 항공모함 비행단이나 등장 당시부터 이미 그 한계가 분명했던 경항모, 혹은 대잠순양함이란 이름의 헬리콥터 모햠과 수직이착륙 함재기 해리어의 개념에 천착한 나머지 7만톤급 항모를 건조하고도 그 가능성과 미래를 살리지 못하고 헬리콥터 모함으로 만들어 버린 현재의 영국식 항공모함 전투단이 되는 것을 반대할 따름이다.


결국 현재 한국 해군 경항모 사업이 이렇다 할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경항모 사업에 단순히 예산을 많이 쓰기 때문이 아니다. 항공모함은 함재기들을 운용하기 위한 플랫폼이라는 본질을 놓친 채 항공모함이란 이름의 함선 획득에 천착하느라 해당 사업이 그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에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설득력 부족, 혹은 부재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설득력은 표4의 미국 항모 비행단(or 타격전단) 기종 구성에서 보이듯 2040년 이후의 해양 전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충분한 전투력을 가진 타격기, 혹은 전투기와 그들을 지원하기에 충분한 능력과 숫자를 확보한 함재기 전투단을 구성하는 데서 얻어질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항공모함은 오직 해상에서 함재기를 운용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일보 기사의 어디에서 해군의 주장이 아닌, 진짜 팩트를 찾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로 이번 글을 마치려 한다. 해당 기사는 팩트체크 기사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뉴스톱에게도 ’큐레이션 기사이지만, 좀 더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

우보형   nextop4u@naver.com    최근글보기
2차세계대전 이후 군사사와 병기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04~2005년 <국방일보> ‘전사 속 신무기’ 연재했다. 2010년 <보급전의 역사>, 2017년 <세계의 병기 대도해>, <조지 패튼 : 내가 아는 전쟁>을 번역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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