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은 풀리지 않았다" 한동훈 딸 입시 스펙 부풀리기 총정리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3.04.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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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저널, 표절, 대필 등 비윤리적 스펙쌓기 팩트 확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딸 A양이 최근 미국 명문대학인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에 합격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A양은 4월 9일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합격 사실을 올렸다. 문제는 2022년 법무부 장관 청문회를 앞두고 당시 한동훈 후보자의 딸 A양이 정당하지 못한 방식으로 스펙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A양이 발행한 논문의 대필 논란, 표절 논란, 스펙 부풀리기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한동훈 후보자는 "입시에 사용 안 했고 사용할 계획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022년 5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022년 5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와 관련 미국의 맘카페 회원들을 중심으로 미국 최대 청원 사이트(change.org)에 MIT 낙방 청원이 올라가 있는 상태다. 4월 19일 현재 약 4만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MIT는 사기꾼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MIT shouldn't be a playground for cheaters)라는 제목의 청원은 한동훈 딸 A양이 논문을 표절하고 논문 대필한 의혹이 있으며 본인의 능력이 아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비윤리적으로 스펙을 쌓았으니 MIT가 조사를 한 뒤 입학을 취소해야 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한동훈 장관을 지지하는 보수진영에서는 한동훈 딸 A양의 스펙이 부풀려진 것이 없으며 의혹은 다 해소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이자 청년재단 이사장은 "광기어린 팬덤에 국가망신"이라며 "가짜 뉴스에 부화뇌동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다. 조선일보는 한동훈 장관 딸 스펙의혹과 관련된 청원 제기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처벌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말 한 장관 딸의 입시 스펙 부풀리기 문제는 다 해소된 것일까. 당시 제기됐던 의혹이 어떤 것인지, 그 의혹은 해소가 된 것인지, 한 후보자는 어떻게 답변했는지, 남은 쟁점은 무엇인지 확인해봤다. 

MIT가 사기꾼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제목으로 미국 최대 청원사이트 'Change'에 올라온 청원. 4월 19일 약 4만명이 청원에 사인했다.
MIT가 사기꾼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제목으로 미국 최대 청원사이트 'Change'에 올라온 청원. 4월 19일 약 4만명이 청원에 사인했다.

1. 약탈적 저널 A양 논문, 왜 무더기 삭제됐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고등학생 딸 A양의 스펙 부풀리기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학술저널에 발행된 A양 논문 상당수가 표절이라는 의혹, 그리고 약탈적 저널에 실렸다는 의혹이다.

논란 이후 A양이 발행한 논문 대다수가 저널 홈페이지에서 이미 삭제된 것이 확인됐다. 학계에서 발행된 논문이 삭제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보통 표절 문제가 있거나, 학력 사칭으로 저자 자격에 문제가 있을 때 삭제가 된다. 아래에서 살펴볼 내용은 현재 삭제된, A양이 저자로 참여한 논문이다. 논문 원본은 미주 한인들이 삭제전에 다운받아 구글 드라이브에 올려 놓았기에 기사에 링크로 걸어놓았다. 

 

① '인더스트리 4.0과 한국 철강산업의 미래' 논문 삭제

A양이 공저자로 참여한 'INDUSTRY 4.0 AND FUTURE OF KOREAN STEEL SECTOR(인더스트리 4.0과 한국 철강산업의 미래)'라는 논문은 2021년 2월에 <Asia Pacific Journal of Energy and Environment>라는 저널에 실렸지만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이 논문은 한국 철강 산업의 디지털화로 인한 생산공정의 최적화, 그리고 철강 산업의 전망에 대해 쓴 것이다. 

 

② '국가 부채가 중요한가? 경제 이론에 기반한 분석' 논문 삭제

 A양이 단독저자로 쓴 'Does National Debt Matter? Analysis Based on the Economic Theorie(국가 부채가 중요한가? 경제 이론에 기반한 분석)'라는 논문은 2021년 11월 <ABC REsearch Alert>라는 저널에 게재됐다. 팬데믹으로 급격히 증가한 국가부채 현황과 해법에 관한 내용이 담긴 논문이다. 논문은 신고전주의 경제학 이론에 근거해 부채는 장기적으로 국가에 이익이 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제언하고 있다.

삭제된 논문 관련 저널 홈페이지에는 "이 논문은 저자, SSRN 또는 권리 보유자의 요청에 따라 삭제 됐습니다(This paper has been removed from SSRN at the request of the author, SSRN, or the rights holder.)라고 적혀 있다. A양이 직접 삭제를 요청했든지 논문 저작권을 보유한 SSRN이라는 디지털 라이브러리에서 삭제를 요청했다는 의미다.

 

③ '셔먼법 1890: 현대화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논문 삭제

A양이 단독저자로 쓴 'Sherman Act 1890: Modrnization and Impact on Market(셔먼법 1890: 현대화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은 위 논문과 같은 시기인 2021년 11월, 같은 저널 <ABC REsearch Alert>에 실렸다. 역시 현재 삭제된 상태다. 논문은 19세기에 만들어진 반독점법 셔먼법을 현대에 맞게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내용이다. 

 

④ '코로나19 공급과 수요, 팬데믹 이후 세계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 삭제

A양이 단독 저자로 쓴 'An Analysis of Covid-19 Supply and Demand, and Impact on the Post-Pandemic World(코로나19 공급과 수요, 팬데믹 이후 세계에 미치는 영향 분석)'라는 논문은 같은 저널 <ABC REsearch Alert>에 2021년 12월에 실렸고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해 정부 및 민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기에 새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내용이다.

 

⑤ '분쟁 후 환경에서 교육 및 의료 개혁: 코소보 사례연구' 논문 삭제

 A양이 단독 저자로 쓴 'Education and Healthcare Reforms in Post Conflict Setting: Case Studies in Kosovo (분쟁 후 환경에서 교육 및 의료 개혁: 코소보 사례연구)'는 분쟁지역인 남유럽 발칸 반도에 위치한  코소보 지역의 교육과 사회개혁을 다룬 케이스 스터디다. <Asian Journal of Humanity Art and Literature>라는 저널에 2021년 12월에 실렸으며 역시 삭제된 상태다. 

 

⑥ '팬데믹이 사회적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파키스탄 사례' 논문 삭제

A양이 단독저자로 쓴 'Pandemic's Impact on Social Inequlities: Pakistan case(팬데믹이 사회적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파키스탄 사례)'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불평등이 확대되는 현상을 남아시아 국가 파키스탄의 사례를 통해 고찰한 내용이다. 파키스탄의 사회적 불평등과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적 대안을 담고 있다. <Global Scientific Journal>에 2021년 12월 게재됐으며 역시 삭제 상태다. 


이들 학술지의 공통점은 약탈적 저널(학술지)로 확인됐거나 약탈적 저널로 의심받고 있다는 점이다. '약탈적 저널' 용어는 2010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도서관학자인 제프리 빌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대중화됐다. 쉽게 얘기하면 돈만 주면 내용이나 질에 상관없이 무조건 논문으로 발행해주는 학술지 서비스업을 일컫는 말이다. '약탈적 저널'은 전 세계 학계에 큰 논란이 되고 있으면 학술 생태계를 교란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빌 리스트(Beall's list)나 카벨 리스트(Cabells list)를 보면 어떤 학술지들이 약탈적 저널인지, 혹은 의심받고 있는지 나와 있다. 

A양 논문이 실린 저널은 방글라데시 등 대부분 제 3세계에서 발행하고 있으며 약탈적 저널로 의심받고 있다. 예를 들면 건전학술활동지원시스템에 확인 결과 <ABC Reaseach Alert>는 빌 리스트에 게재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슷한 내용이 2022년 5월 당시 뉴스타파에서도 보도된 바 있다.

건전학술활동지원시스템에서 ABC Research Alert 저널을 검색한 결과 방글라데시에서 발행하는 저널이며 빌 리스트에 올라 있는 약탈적 저널임이 확인됐다.
건전학술활동지원시스템에서 ABC Research Alert 저널을 검색한 결과 방글라데시에서 발행하는 저널이며 빌 리스트에 올라 있는 약탈적 저널임이 확인됐다.

뉴스톱은 2018년 <약탈적 저널과 학계 연구윤리>라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약탈적 저널의 문제점을 분석한 바 있다. 학술지 영향력 지표를 매기는 학술정보 분석업체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구 톰슨 로이터)에서 논문 피인용 지수로 세계 상위 1% 연구자를 선정하는 경상대 수학과 연구진 다수가 상위 1%에 올랐지만 이들이 약탈적 저널에 논문을 실어서 학술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약탈적 저널에 논문을 싣는 행위는 학계에서는 심각학 '약탈(도둑질)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학자는 물론 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약탈적 저널에 논문을 발행하는 것은 미국에서는 용인될 수 없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A양의 논문 게재가 2021년 2월부터 시작해 11~12월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 시기는 A양이 고1때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 입시는 한국 기준 고2때  결정되기 때문에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 준비하는 학생은 고1~2 시절에 집중적으로 스펙을 쌓는다. 2021년말 당시 A양의 논문 관심사는 한국 철강산업, 국가부채, 미국 반독점법, 코소보, 파키스탄, 팬데믹 이후의 세계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 

한동훈 장관 후보자는 2022년 5월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언급되는 논문은 논문 수준이 아니다. 고등학생이 연습용으로 한 리포트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2~3페이지 정도 영문 글을 모았다.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고 입시에 사용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굳이 리포트 수준의 글을 등록비까지 내며 약탈적 저널에 논문으로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해명하지 않았다. 더 중요한 것은 논문이 삭제된 배경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도 없다는 점이다. 본인이 삭제요청한 것인지, 삭제요청을 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답변을 안한 상태다. 

물론 A양이 여러 분야에 관심과 재능이 많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르네상스형 인재일 가능성도 있다. 다음에는 A양의 논문들은 정말 본인의 능력으로 이뤄진 것인지 살펴보겠다.

 

2. 논문 표절 없었다? 프로그램은 표절이라고 말하고 있다

학계에서 논문 표절은 약탈적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 것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 문제는 A양의 여러 논문이 표절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한 장관 측은 논문 표절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 부인을 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표절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살펴본다. .

 

① A양 머신러닝 소논문은 공개된 에세이와 대부분 일치한다 

A양은 2021년 12월에 미국의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에서 후원 개최하는 학회(ICISAT)에 '컨퍼런스 페이퍼'를 제출했다. 컨퍼런스 페이퍼는 정식 논문으로 발행하기 전에 학회에서 발표하는 연구결과다. 대학 교수같은 학자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지만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대학원생에게는 중요한 경력이 된다. 일반적으로 연구자들은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한 뒤 이 페이퍼를 발전시켜 중요 저널에 투고를 한다. 이후 피어리뷰 과정을 거쳐 통과되면 논문으로 게재가 된다. 그래서 컨퍼런스 페이퍼를 소논문이라고도 한다. 이 기사에서는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소논문'이라 칭하겠다.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는 전기/전자공학/컨퓨터과학/정보통신 분야 학자와 전문가들이 속해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협회다. IEEE는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각종 표준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IEEE에서 개최하는 학회는 해당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다. 전 세계에서 이 학회에 페이퍼를 제출해 경력을 인정받으려는 이유다. 나경원 전 의원 아들도 고교시절인 2015년에 IEEE 관련 학회 포스터 2편을 제출했는데 표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A양이 IEEE 후원 학회에서 발표한 것은  'Machine Learning in Healthcare - Application of Advanced Computational Techniques to Improve Healthcare(의료분야의 머신러닝-헬스케어 개선을 위한 고급 컴퓨팅 기법 적용)'이라는 제목의 소논문이다. 현재 IEEE 홈페이지를 보면 이 소논문은 삭제된 상태다.  "이 문서는 저작권 문제로 인해 IEEE 정책에 따라 삭제되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Document Removed From IEEE Xplore® This document was removed from IEEE Xplore® in accordance with IEEE policy due to copyright concerns. We regret any inconvenience.)라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2021년 11월 15일 국회에서 "미성년자였던 딸이 대리인 없이 단독으로 저작권 협정을 맺은 것이 확인돼 (IEEE 측으로부터) 글을 내린다고 통보가 온 것"이라며 "표절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양이 IEEE Xplore 사이트에 제출한 머신러닝 소논문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홈페이지는 논문 삭제 이유에 대해 '저작권 문제'라고 기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저작권 문제는 '표절'을 의미한다.
A양이 IEEE Xplore 사이트에 제출한 머신러닝 소논문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홈페이지는 논문 삭제 이유에 대해 '저작권 문제'라고 기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저작권 문제는 '표절'을 의미한다.

하지만 논문이 삭제되는 경우는 본인이 직접 요청하거나, 표절 이슈가 있거나, 학력 사칭 등 논문 저자에게 문제가 있을 때다. 그리고 미국 학회에서는 논문을 내릴 때 '표절'이라는 단어를 가급적 쓰지 않고 '저작권 문제'라고 언급한다. 표절은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책임도 있어서 불똥이 주최측에도 튈 수도 있기도 하거니와 학문기관의 검증 절차로 판명나지 않는 이상 "표절"이라고 직접 언급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4년간 박사과정을 했는데 A양 사례처럼 미성년 저자의 논문이 저작권 협정 이슈로 삭제되는 것을 본 적이 한번도 없다. 한 장관의 해명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인사청문회 당시 한 후보자는 "국내 표절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한 결과 표절률이 4% 정도밖에 나오지 않아 문제가 없다"며 해당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문을 분석한 결과 심각한 글쓰기 윤리 위반이 확인됐다.  A양의 소논문은 일반에게 공개된 두개의 에세이와 매우 흡사했다. UKessay.com이라는 사이트에 공개되어 있는 'Concepts and Applications of Deep Learning(딥러닝 개념과 응용)'이라는 에세이, 그리고 NursingAnswer.net이란 사이트에 공개되어 있는 'Application of Advancded computuational Techniques to Improve Healthcare(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첨단 계산 기법의 적용)'이라는 에세이를 발췌하거나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 미주 한인들이 청원과 함께 제시한 근거 문서에 따르면 표절 검증 프로그램(copyleaks.com)을 통해 확인한 결과, A양의 머신러닝 소논문은 표를 제외하고 다른 문서와 62%의 일치율을 기록했다. 특히 영국 에세이와 36% 일치율을, 간호답변 사이트 에세이와 15%의 일치율을 보였다. 이런 수치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다. 정상적으로 쓰인 논문은 보통 20~30%의 유사성을 보인다.  

필자가 직접 copylelak.com에 돌려본 A양의 표절 결과. 초록을 비롯해 상당수가 거의 일치하거나 말바꿔쓰기로 사실상 일치함을 볼 수 있다.
필자가 직접 copylelak.com에 돌려본 A양의 표절 결과. 초록을 비롯해 상당수가 거의 일치하거나 말바꿔쓰기로 사실상 일치함을 볼 수 있다.

필자가 직접 해당 사이트를 통해 A양의 머신러닝 논문의 표절률 혹은 유사성을 조사한 결과(위 사진 참고), 완전히 일치(identical)는 7.5%, 사소한 변화(minor changes) 0.6%, 말바꿔쓰기(paraphrased) 22.5% 등으로 나타났났으며 전체적으로 87.7%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논문의 내용을 요약하는 초록(abstract)의 경우, 영국사이트 에세이와 거의 일치한다. 아래는 A양의 초록, 그리고 UKessay.com에 올라 있는 '딥러닝 개념과 응용' 에세이 초록이다. 독자가 직접 비교해보길 바란다. 한글만 읽어도 윗글과 아랫글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양의 소논문 초록

Since 2006, Deep Learning, also known as Hierarchical Learning, has developed as a new field of research in Machine Learning.

Deep learning models are used to solve problems that shallow architectures (e.g., regression) cannot solve due to the curse of dimensionality.

Automatically created statistically robust characteristics are derived from the data using a two-stage learning procedure that incorporates multiple layers of nonlinear processing.

This review article, which serves as the introduction to the special session on deep learning, provides state-of-the-art models and summarizes current understanding on this type of learning method, which is used to tackle a variety of difficult categorization tasks.

Deep Learning is a relatively recent area of research in Machine Learning that was founded with the purpose of getting Machine Learning closer to one of its original objectives: Artificial Intelligence.

Deep Learning is concerned with the acquisition of several levels of representation and abstraction that aid in the interpretation of various forms of data, including images, audio, and text.

2006년부터 계층적 학습이라고도 알려진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새로운 연구 분야로 발전해 왔습니다.

딥러닝 모델은 차원성의 저주로 인해 회귀분석과 같은 얕은 아키텍처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됩니다.

여러 계층의 비선형 처리를 통합하는 2단계 학습 절차를 사용하여 데이터에서 통계적으로 견고한 특성을 자동으로 생성합니다.

딥러닝 특별 세션의 소개를 겸한 이 리뷰 기사에서는 다양하고 어려운 분류 작업을 처리하는 데 사용되는 이러한 유형의 학습 방법에 대한 최신 모델을 제공하고 현재 이해도를 요약합니다.

딥 러닝은 머신 러닝의 비교적 최근 연구 분야로, 머신 러닝의 원래 목표(인공지능) 중 하나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딥 러닝은 이미지, 오디오, 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수준의 표현과 추상화를 획득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영국사이트 공개 에세이 초록

Since 2006, Deep Learning, also known as Hierarchal Leaning has been evolved as a new field of Machine Learning Research.

The deep learning model deals with problems on which shallow architectures (e.g. Regression) are affected by the curse of dimensionality.

As part of a two-stage learning scheme involving multiple layers of nonlinear processing a set of statistically robust features is automatically extracted from the data.

The present tutorial introducing the deep learning special session details the state-of-the-art models and summarizes the current understanding of this learning approach which is a reference for many difficult classification tasks.

Deep Learning is a new area of Machine Learning research, which has been introduced with the objective of moving Machine Learning closer to one of its original goals: Artificial Intelligence.

Deep Learning is about learning multiple levels of representation and abstraction that help to make sense of data such as images, sound, and text.

2006년부터 계층적 기울기(learning의 오타 leaning)라고도 알려진 딥러닝은 머신러닝 연구의 새로운 분야로 발전해 왔습니다.

딥러닝 모델은 얕은 아키텍처(예: 회귀분석)가 차원의 저주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 문제를 다룹니다.

여러 계층의 비선형 처리를 포함하는 2단계 학습 체계의 일부로 통계적으로 강력한 특징 집합이 데이터에서 자동으로 추출됩니다.

딥러닝 특별 세션을 소개하는 본 튜토리얼에서는 최신 모델을 자세히 설명하고, 여러 어려운 분류 작업에 참고할 수 있는 이 학습 접근 방식에 대한 현재 이해를 요약합니다.

딥러닝은 머신러닝 연구의 새로운 영역으로, 머신러닝의 원래 목표(인공지능) 중 하나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딥 러닝은 이미지, 사운드, 텍스트 등의 데이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수준의 표현과 추상화를 학습하는 것입니다.

한동훈 딸 A양의 컨퍼런스 페이퍼 초록과 영국 에세이 사이트에 공개된 머신러닝 글의 초록 비교. 말바꿔쓰기를 포함해 일치율이 100%다. 출처: 카피리크닷컴
한동훈 딸 A양의 컨퍼런스 페이퍼 초록과 영국 에세이 사이트에 공개된 머신러닝 글의 초록 비교. 말바꿔쓰기를 포함해 일치율이 100%다. 출처: 카피리크닷컴

초록은 논문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 것이이다. 카피리크닷컴 검증 결과, A양 소논문 초록의 타 문서 일치율이 100%다(윗 사진 참조). 대부분 말바꿔쓰기 기법을 사용했다. 이렇게 주어와 술어, 목적어 등을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것을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표절을 피하기 위한 기술이었는데 지금은 인공지능이 이런 말바꿔쓰기를 거의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다. 초록을 보면 87.1%가 패러프레이징으로 쓰여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양이 IEEE에 제출한 머신러닝 소논문과 영국사이트의 공개 에세이의 도입부 비교. 사실상 100% 베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카피리크닷컴
A양이 IEEE에 제출한 머신러닝 소논문과 영국사이트의 공개 에세이의 도입부 비교. 사실상 100% 베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카피리크닷컴

논문 도입부 표절도 심각하다. 위 사진을 보면 도입부(introduction)도 사실상 전체 (98.2%)를 패러프레이징 했음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본인이 쓴 글이 아니라는 거다. 이런 걸 학계에서는 표절이라고 부른다. 

 

A양의 머신러닝 소논문과  nursinganswer.net에 올라온 공개에세이의 일부 문단 일치율. 60%가 넘게 말바꿔치기 한 문장이 나오고 있다.  출처: 카피리크닷컴
A양의 머신러닝 소논문과 nursinganswer.net에 올라온 공개에세이의 일부 문단 일치율. 60%가 넘게 말바꿔치기 한 문장이 나오고 있다. 출처: 카피리크닷컴

본문의 일부 문단(위 사진 참고)은 앞에서 언급한 NursingAnswer.net 공개 에세이와 60% 이상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초록과 도입부 뿐 아니라 본문도 상당 부분 표절했음을 알 수 있다. 

 

A양의 논문과 nursinganswer.net의 공개 에세이 중 일부 문단 비교. 인용처리 없이 상당 부분이 일치한다. 이런 것을 학계에서는 표절이라고 부른다.
A양의 논문과 nursinganswer.net의 공개 에세이 중 일부 문단 비교. 인용처리 없이 상당 부분이 일치한다. 이런 것을 학계에서는 표절이라고 부른다.

본문의 다른 문단(위 사진 참고)을 보면 A양 소논문과 NursingAnswer.net의 에세이 일치율이 74.4%를 기록했다. 이 정도를 가져다 쓰면 인용 표시를 하는 것이 학계의 글쓰기 룰이다. 게다가 인용표시를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문단을 통째로 인용하면 표절로 간주된다. 인용은 한두 문장 정도가 관례다. 

A양이 영어 글쓰기가 미숙해서 벌어진 일로 봐야 할까. 영어로 학술 글쓰기가 쉽지 않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A양의 소논문에서 본인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논문 초록이 다른 에세이와 완벽하게 일치했다는 것은 애초에 논문을 베끼기로 마음먹고 페러프레이징만 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② 통째로 베껴쓴 A양의 한국 철강 산업 논문

약탈적 저널에 게재됐다 삭제된 '인더스트리 4.0과 한국 철강산업의 미래' 논문 표절은 더욱 심각하다. 카피리크 검증 결과 무려 82%의 일치율을 보였다. A양이 주로 베낀 원 글은 'The Challenge of Digitalization in the Steel Sector'란 논문으로 이 글과 58%의 일치율을 보였다. 

'인더스트리 4.0과 한국 철강산업의 미래' 표절 검사 결과 82%의 일치율을 기록했다. 출처:카피리크닷컴.
'인더스트리 4.0과 한국 철강산업의 미래' 표절 검사 결과 82%의 일치율을 기록했다. 출처:카피리크닷컴.
A양의 한국 철강 산업 논문(Industry 4.0 and Future of Korean Steel Sector)과 기존에 발행된 다른 논문(The Challenge of Digitalizatuioin in the Steel Sector)은 58.5%의 일치율을 보였다. 패러프레이징만 해서 표절을 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의미다.
A양의 한국 철강 산업 논문(Industry 4.0 and Future of Korean Steel Sector)과 기존에 발행된 다른 논문(The Challenge of Digitalizatuioin in the Steel Sector)은 58.5%의 일치율을 보였다. 패러프레이징만 해서 표절을 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의미다.

3. 케냐 작가 대필 의혹, 한동훈이 부인하면 끝?

2022년 5월 8일 한겨레는 A양 논문의 대필 의혹을 제기했다. 약탈적 저널에 실렸다가 지금은 삭제된 ‘국가 부채가 중요한가-경제이론에 입각한 분석(Does National Debt Matter?-Analysis Based On the Economic Theories)’의 문서정보를 살펴본 결과, 한겨레는 Benson(벤슨)으로 시작하는 이름을 발견했다. 문서정보 지은이 항목에는 문서를 최초 작성한 사용자 이름이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동훈 딸 A양이 작성한 '국가 부채가 중요한다-경제이론에 입각한 분석' 논문의 문서속성 캡처. 작성자에 Benson(벤슨)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이 벤슨은 한겨레와의 대화에서 이 논문은 자신이 작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겨레 기사 캡처.
한동훈 딸 A양이 작성한 '국가 부채가 중요한다-경제이론에 입각한 분석' 논문의 문서속성 캡처. 작성자에 Benson(벤슨)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이 벤슨은 한겨레와의 대화에서 이 논문은 자신이 작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겨레 기사 캡처.

한겨레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경험있는 고스트라이터 (experienced ghostwriter)라고 자신을 소개한 케냐 국적의 벤슨을 찾아냈다. 고스트라이터는 대필작가를 의미한다. 벤슨의 홈페이지에는 “6년간 글쓰기와 과외 경험이 있다. 블로그, 기사 작성, 학술연구 작성, 숙제 등을 할 수 있다”며 논문을 의뢰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겨레가 직접 벤슨의 SNS 메신저를 통해 접촉해서 A양의 논문을 당신이 작성한 것이 맞냐고 물어보자 벤슨은 "2021년 11월 초에 내가 했다"고 답한 뒤 본인이 작성했다는 A양 논문 워드파일까지 한겨레 기자에 보내줬다. 추가로 질문하자 벤슨은 사례금을 주면 취재에 응하겠다고 했고 한겨레가 이를 거절하면서 추가 취재는 불발이 됐다고 한다. 

A양의 대필 작가로 알려진 벤슨 응가차(Benson Ngacha)의 홈페이지. 스스로를 케냐 출신 고스트라이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A양의 대필 작가로 알려진 벤슨 응가차(Benson Ngacha)의 홈페이지. 스스로를 케냐 출신 고스트라이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022년 5월 9일 인사청문회에서 "한겨레가 보도한 벤슨이라는 분 관련해서 제 딸에게 물어보니까 제 딸은 학습 과정에서 온라인 튜터(과외선생)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은 있는데, 벤슨이라는 사람과 어떤 접촉을 하거나 벤슨이라는 사람의 도움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라고 답했다. 다른 온라인 글쓰기 튜터(과외선생)에게 첨삭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논문은 A양이 직접 쓴 것이고 벤슨은 모른다는 취지다.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은 불충분하고 불명확하다. 왜 벤슨(Benson)이라는 이름이 A양 논문의 작성자 정보에 있는지 답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한동훈 지지자와 보수 언론은 한동훈 장관이 벤슨을 부인했기에 이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부인했다고 해서 의혹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충분한 해명은 의혹이 사실이라고 가리키고 있다. 

 

4. 한동훈 딸과 조카는 입시 스펙 부풀리기 공동체?

 A양은 이런 스펙쌓기 스킬을 누구에게 전수 받았을까. 한국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등 복수의 언론은 A양의 이모인 진모씨를 지목하고 있다. 한동훈 장관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의 언니 진모씨는 미국 서부에서 입시 컨설턴트로 일했지만 각종 논란이 불거진 뒤에는 입시 컨설턴트 일을 멈춘 상황이라고 언론이 전했다. 

한국일보는 <한동훈 처형의 '압구정식 컨설팅'이 낳은 쿠퍼티노 입시비리 스캔들>이라는 2022년 6월 24일 기사에서 "진씨는 최근까지 4년 정도 쿠퍼티노에서 '대입 컨설턴트'로 활동했다"고 보도했다. 진씨가 이곳에서 편법과 불법을 넘나드는 '스펙 공동체'를 만드는데 앞장섰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진씨는 봉사활동 비영리기관을 만들었는데 두 자녀의 대학 입시가 끝나자마자 폐쇄했다고 한다. 한국일보가 인터뷰한 현지 입시 컨설턴트는 "이번 사건(컨설턴트 진모씨 입시 스캔들) 말고는 부적절한 스펙쌓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얘기했다. 고교생에게 약탈적 저널에 논문을 싣게 하는 등 진씨의 방법이 현지에서도 매우 부적절하고 비윤리적이고 비판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미주 한인들이 MIT에 실태조사 청원을 올린 이유가 이것이다. 

<셰리 왕 원장 "한동훈 처형에 쿠퍼티노 학원 주소 도용당해">란 한국일보 기사에 따르면 이모 진씨는 셰리 왕이 운영하는 입시 컨설턴트 학원 스프링라이트의 주소를 자신의 학원 주소인 것처럼 무단 도용했다고 한다. 왕 원장은 '리서치 논문을 대신 써주거나 대필 작가와 연결해 준 적은 없나'란 질문에 "우린 그런 부도덕한 일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2년 5월 7일 한겨레의 <사촌과 딱 겹친 한동훈 딸 '스펙'...입시업체 이모 개입 없다더니> 기사에 따르면 한동훈 딸 A양과 외사촌 2명은 같이 입시 스펙을 쌓은 정황이 여럿 발견됐다. A양 외사촌이 S봉사단체를 2014년에 만들었고 2017년에는 활동범위를 미국으로 넓혔다고 한다. 이 단체는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돕는 봉사활동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앱을 만들었는데 A양이 앱을 소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A양이 2018 설립한 POT(Piece of Talent) 단체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2021년 A양은 차별금지 전시회를 열었는데 전시회 포스터에 외사촌 두명의 이름이 들어갔다.

주간경향의 2022년 5월 23일자 기사 <한동훈 딸 스펙 의혹 중심엔 '이 사람'이 있다>도 A양과 외사촌들의 스펙 부풀리기에는 컨설턴트 진모씨가 있다고 지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송도의 A양을 비롯해 미국 학교에 재학중인 11~14명의 학생 학부모가 스펙 부풀리기 스캔들에 연루되어 있고 그 중심에는 컨설턴트 진모씨가 있다는 내용이다. <한동훈 "딸 입시 컨설팅 없다"...해명과 다른 '맞춤 스펙쌓기' 정황>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스펙쌓기용으로 의심되는 '팬데믹 타임스'의 편집장 및 공동설립자는 A양이었으며 홈페이지에는 진씨가 운영하는 학원의 이메일이 올라가 있었다. 한겨레가 취재에 들어가자 이들은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한동훈 장관측은 "기사에서 언급된 사람은 후보자 딸의 친이모"라며 "컨설팅을 받는 것이 잘못도 아니지만, 후보자의 딸이 친이모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겨레는 후보자 딸의 친이모라는 사실을 전제로 취재하고도 의도적으로 그 사실을 기사에서 숨기고 마치 외국 입시 컨설턴트 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기사 <"입시컨설팅 안받았다"는 한동훈 장녀미국 대입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유료로 영문 소논문 첨삭 지도받아> 기사에 따르면 A양은 미국 대학입시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1년간 유료로 영문 소논문 첨삭 지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동훈 장관은 "입시 컨설팅을 받은 바 없다. 월 10여만원 정도 비용을 내고 에세이 수준의 첨삭지도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

한겨레 <한동훈 딸 이모, 입시 의혹 나오자 '돈 안줬다 해라' 입단속>이라는 기사에 따르면 진모씨는 논란이 불거지자 같이 활동했던 학생의 학부모에게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는지. 일단 지인분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고액 컨설팅을 했냐는 것입니다. 이름이 거론되는 분들은 다 같이 말을 맞추었으면 합니다. 멘토 비용을 모두 돌려드릴 예정이니 제게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하시는 게 노이즈(소음)가 가장 없을 듯합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앞서 약탈적 저널에 실렸고 표절이 의심되는 한국 철강산업 논문의 공저자는 A양이며 제1저자는 A양 외사촌이자 컨설턴트 진씨의 딸인 최모양이다. 약탈적 저널에 사촌들이 공저자로 참여한 것은 스펙 부풀리기를 같이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Chang.org 청원자가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진씨 둘째 딸도 미국의 펜실베이니아대학교(UPenn)에 진학을 했으며 치과 프로그램에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 한인들은 2022년에도 A양의 사촌들이 스펙 부풀리기로 입학을 했다며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린 바 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은 유펜 학생들이 주도하는 데일리 펜실베이니안이라는 언론에 수차례 실린 바 있다. 

한국일보는 <한동훈 딸의 초고교급 논문...사촌까지 뭉친 '스펙 공동체' 작품>이라는 기사에서 A양 외사촌이 '머신 러닝'을 주제로 논문을 썼는데 공저자들의 국적이 중국, 카자흐스탄, 미국 오하이오주였다.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박사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의 딸(A양)과 조카가 작성한 논문 주제나 글의 전개구조를 비교해 보니 상당히 유사해, 같은 곳에서 입시 컨설팅을 받고 비슷한 방법으로 대입을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 언론보도에 불구하고 한동훈 측은 입시 컨설팅을 받은 적도 없고 입시 컨설턴트 진모씨의 지도로 외사촌들과 함께 스펙 부풀리기를 했다는 의혹도 부인하고 있다. 언론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증언과 물증을 통해 보도를 할 수밖에 없다. 이 정도 정황이 나왔음에도 컨설팅을 받지 않았다고 말하면 의혹이 다 부인되는 것일까. 

 

5. 돈주고 만든 앱으로 해외 출품하고....국내상을 해외상으로 둔갑

<한동훈 딸 '' 미국대회 출품국내 개발자 "200만 원 받고 만들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시청각 장애인이 앱으로 도움을 요청하면 사전에 등록된 봉사자들과 연결해주는 '셰어리'라는 앱의 소유권자로 A양과 외사촌이 등록되어 있다. 이들은 이 앱으로 18세 이하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앱 제작대회 '테크노베이션'에 출품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문제는 이 앱 제작을 프리랜서 전문가에게 200만원을 주고 맡겼다는 점이다. 제작자는 중년 여성 의뢰인으로부터 서울시 장애인 앱을 참고하는 주문까지 받았다고 한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자원봉사자가 멘토로서 조언을 해줄 수는 있지만, 앱을 만들 때 '코드 작성을 포함해 학생이 제출하는 어떤 부분도 멘토가 제작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사실이라면 사기를 친 것이나 다름 아니다. 당시 한동훈 후보자측은 "(딸 A양이) 아이디어, 홍보 동영상 제작에 참여했고 앱 제작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미국 푸르덴셜 공동체 정신상 수상자 명단. A양 이름은 없다. 확인 결과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상 '장려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푸르덴셜 공동체 정신상 수상자 명단. A양 이름은 없다. 확인 결과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상 '장려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톱이 보도한 <한동훈 딸은 정말 '푸르덴셜 공동체 정신상'을 받았나> 기사에 따르면 한동훈 딸 A양은 LA트리뷴 인터뷰 기사에서 '푸르덴셜 공동체 정신상 등 여러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미국의 푸르덴셜 공동체 정신상 명단에 A양의 이름은 없었다. 확인결과 A양은 한국의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에서 주관하는 2020년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상의 '장려상'을 받은 바 있다. 미국의 푸르덴셜 공동체 봉사상과는 완전히 다른 상이다. 

이밖에도 A양 봉사실적과 관련해 엄마 친구 임원인 기업에서 노트북 50대를 받아 기부해 '부모찬스 논란'이 불거졌고, 경기도 모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지 않고 미리 봉사활동 확인서명을 받는 등 '허위 봉사활동 논란'도 불거졌다. A양이 인터뷰한 뉴욕헤드라인은 40달러 정도를 주면 인터뷰 기사를 실어주는 곳이며, 한동훈 장관도 이를 시인했다. 

 

6. 한동훈 지지자의 윤리적 이중잣대

A양이 MIT에 정시 입학을 했고 SAT 만점을 받았기 때문에 논란이 된 스펙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MIT에는 한국의 수능에 해당하는 SAT 만점 지원자가 수두룩하기 때문에 결국은 평소 스펙이 당락을 좌우한다. 봉사활동, 과외활동내역, 학문적 관심사 등이 SAT 점수보다 입학에 더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한동훈 장관이 약속한대로 A양이 이번 입시에 그동안 논란이 됐던 허위 부풀리기 스펙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이번 입시에서 어떤 스펙을 사용했는지 공개하면 될 일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조민씨는 동양대 표창장이 입시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본인이 충분히 의전원에 합격할 실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주장에 힘이 안실리는 이유는 입시에서는 사소하더라도 비리 자체가 합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민씨 주장은 시험에서 컨닝하다 걸린 학생이 원래 실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하다. A양도 마찬가지다. A양의 스펙 쌓기가 이미 반칙이기 때문에 A양이 SAT에서 만점을 받은 것과 관계없이 MIT 입학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한동훈 장관은 검사 시절 조국 장관의 입시비리를 직간접적으로 수사한 당사자다. 남의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 추상같이 단죄를 하더니 막상 본인 자녀 입시의 비윤리성에 대해서는 눈을 감거나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동훈 장관 딸 입시 의혹과 관련해 한겨레 보도가 2022년 7월에 제381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부문을 수상했다. 한겨레 보도에 대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들은 "조국 전 장관의 경우와 비교되는 관점을 제시한 검증 기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한 장관의 퇴진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한 장관이 앞으로도 주요한 검증 대상이라는 점에서 기사의 가치가 높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평가했다.

다음달인 2022년 8월에는 한국일보 보도가 제382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신문통신부문을 수상했다. 한국일보 보도에 대해서 심사위원들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국 학생의 미국 우수대학 입시를 둘러싼 이른바 ‘스펙공동체’ 관련 보도는 여럿 있었지만, 그중 한국일보의 보도는 그야말로 발로 뛰는 보도였으며, 구체성이 돋보이는 보도였다."고 평가했다. 국내 최고의 저널리즘 전문가와 교수들이 한동훈 장관 딸 입시 의혹 보도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한 것이다. 

하지만 한동훈 장관측은 명예훼손으로 한겨레를 고소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다.당시에도 언론 입막음용 고소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온라인 정보 창고 역할을 하는 나무위키에는 한동훈 자녀 입시스펙 논란 항목 자체가 삭제된 상태다. 권리자는 '진은정'이라고 나온다. 한동훈 장관의 배우자이자 A양의 모친인 진은정 변호사로 추정된다. 삭제 요청 이유는 개인정보 게시와 명예훼손적 표현이 있다는 이유다.

삭제된 나무위키 '한동훈 자녀 입시스펙 논란' 페이지. 권리자에 한동훈 장관 배우자로 추정되는 '진은정'이라는 이름이 있다.
삭제된 나무위키 '한동훈 자녀 입시스펙 논란' 페이지. 권리자에 한동훈 장관 배우자로 추정되는 '진은정'이라는 이름이 있다.

조국 사태가 불거졌을 때 누구보다 분노했던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청년재단 이사장이 된 지금 스펙 부풀리기 의혹은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며 해외 교포들을 "국가 망신"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한동훈 장관 딸 입시 의혹이 명예훼손에 해당된다고 보도했다. 이런 이중잣대는 결국 정파성의 문제다. 우리편의 흠결에는 눈감고 상대편의 문제점만 지적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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