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원전은 돈 풀고, 조선·한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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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원전은 돈 풀고, 조선·한경은…
  • 강양구 팩트체커
  • 승인 2017.09.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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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측 보고서 뻥튀기" 보수 언론 주장 팩트체크 해보니
원자력 발전소(핵발전소) 신고리 5, 6호기 중단을 둘러싼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16일 시민 478명의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탈원전 정책에 찬성과 반대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조선일보>, <한국경제> 등 일부 보수 언론이 건설 중단 측에서 배포한 자료집의 진실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해당 자료집에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보수 언론이 보도한 내용이 사실인지 뉴스톱이 팩트 체크했다.

 

오해는 언론이 했을 뿐…탈원전 측 보고서 과장 없었다

<한국경제>는 25일자("세계 풍력·태양광 비중 24.5%" 원문엔 5.5%…탈원전 단체, 통계 '뻥튀기')에 "자료집을 보면 건설 반대 측은 (…) '세계적으로 풍력과 태양광을 앞세운 재생 가능 에너지는 급속도로 늘어나 2016년 전체 발전량의 24.5%를 차지했다'고 주장했다"면서 익명의 '에너지 전문가'를 동원해 "태양광과 풍력 비중은 5.5%에 불과한데 건설 반대 측 자료집을 보면 24.5% 중 상당 부분이 태양광과 풍력이라고 오해할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이번엔 原電 찬성 측이 "공론화委 못 믿겠다")도 <한국경제>를 따라서 "이들(건설 반대 측)이 제출한 자료 초안에는 일부 통계를 과장한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대목이 눈에 띈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실제로 자료집의 해당 부분을 살펴보면, 도대체 "오해"를 살 만한 대목이 어딘지 찾기가 어렵다. 이들 언론이 문제 삼은 자료집의 해당 부분을 살펴보자.

"재생 가능 에너지는 2016년 세계 전기 생산량의 24.5퍼센트를 차지했습니다(대수력 제외 7.9%). 원전은 1996년 17.6퍼센트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10.5퍼센트로 줄어들었습니다. 2016년 신규 발전 설비 중 태양광, 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 설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62퍼센트로 절반이 넘었습니다."  (자료집 중) 

 

애초 자료집의 이 부분은 비영리단체 '21세기 재생 가능 에너지 정책 네트워크(REN21)'가 지난 6월 발간한 보고서(Renewables 2017 Global Status Report) 33쪽을 인용한 것이다. 해당 부분을 보면, 재생 가능 에너지(Renewable Energy) 가운데 대수력(Hydropower) 16.6%, 풍력 4.0%, 바이오 에너지 2.0%, 태양광 에너지 1.5%, 파력, 태양열, 지열 0.4% 등이다.

양쪽을 비교하면 알 수 있듯이, 자료집의 인용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석탄 화력 발전소, 핵발전소 등을 제외한 재생 가능 에너지는 2016년 세계 전기 생산량의 24.5%를 차지했다. 원문대로 대수력 발전을 제외한 풍력, 바이오, 태양광 등만 합치면 7.9%라는 사실도 별도로 밝혀 놓았다. 도대체 무엇이 <조선일보>, <한국경제> 주장처럼 "일부 통계를 과장"했다는 것일까?

 

태양광ㆍ풍력이 신규 재생 에너지 설비 중 81% 차지

<조선일보>는 자료집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세계 신규 발전 설비 중 태양광·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 설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5.3%로 절반이 넘는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자료집엔 "62%"라 되어 있고, 보고서 원문에도 "62%"라 되어 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뜬금없이 "55.3%"라고 적혀있다고 주장했다. 명백히 오기다. 기자가 해당 원문을 제대로 찾아보기나 했는지 의문이다.

비영리단체 '21세기 재생 가능 에너지 정책 네트워크'가 발간한 2017년 보고서 33쪽에는 2016년 신규 재생 에너지 설비가 신규 발전 설비 중 62%를 차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조선일보>는 "세계스마트그리드연합회가 발간한 '2017년 세계 재생 가능 에너지 투자 동향'에 따르면, '55.3%(62%)'에는 폐기물이나 폐목재를 연료로 활용해 태양광·풍력보다 유해 물질 배출이 많은 폐기물·바이오매스 발전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도 같은 인용을 언급하며 똑같이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 바이오 발전이 신재생 에너지 설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이 대목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래 표(165쪽 Table R1)를 보면 지난해 전력 기준으로 161.4기가와트(GW)의 재생 가능 에너지 설비가 신축됐다. 비율로 계산을 해보면 태양광 46.5%, 풍력 34%, 수력 15.5%다. 반면 조선일보가 언급한 바이오 발전은 5.9GW(3.8%)에 불과하다. 2016년의 신규 재생 가능 에너지 설비 가운데 태양광ㆍ풍력 비중은 80.5%다. 

즉, 보수 언론은 바이오 발전이 과도하게 포함되어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량이 뻥튀기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원 데이터 확인 결과 오히려 보수 언론이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액만 놓고 보면 더 극적이다. 재생 가능 에너지 신규 설비 투자액 가운데 90.6%가 태양광, 풍력에 집중적으로 투자되었다. <한국경제>는 "지난해 재생 가능 에너지 분야 투자액은 (…) 전년 대비 23% 줄었다"고 언급했지만 이도 맥락을 모르는 소리다. 

투자액이 줄어든 것은 같은 설비 용량을 지을 때의 태양광, 풍력의 시설비가 싸졌기 때문이란 걸 원문 20쪽을 확인하면 알 수 있다.  (by the continued decline in prices for renewable energy technologies) 결론적으로 건설 반대 쪽 자료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바이오매스는 더러운 에너지? 두 달 전에는 정반대 보도

오히려 오보를 양산한 것은 <조선일보>, <한국경제>다. 이들 언론이 부정적으로 묘사한 바이오매스는 독일,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등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는 유럽 각국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재생 가능 에너지원이다. 특히 지난 20년 새 폐목재(목재 펠릿), 가축의 똥오줌을 퇴비로 썩힐 때 나오는 메탄(바이오 가스) 등이 각광을 받아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들 바이오매스를 재생 가능 에너지로 분류한다. 왜냐하면, 나무 같은 바이오매스의 경우 성장 과정에서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그대로 내놓는다고 여겨 이른바 '탄소 중립' 에너지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숲에 방치된 폐목이나 가축 똥오줌은 썩을 때 짧은 시간에는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메탄 같은 기체를 대기 중으로 배출한다.

그래서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는 유럽 각국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열병합 발전소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를 석탄 화력 발전소, 핵발전소를 대신할 재생 가능 에너지로 간주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발전 등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바이오매스가 적절한 보완 수단이 되는 것이다.

<한국경제>는 "폐기물과 바이오매스는 석탄 화력 발전보다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해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받는 발전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한국경제>는 불과 두 달도 채 안 된 7월 27일자에 "주목받는 연료 '목재 펠릿'에 대한 진실과 거짓"이라는 기사에서 정반대 주장을 내놓았다.

이 기사는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을 위해 필요한 조림, 간벌, 벌목에 이르는 순환 시스템을 유지해야 하는 '재생 가능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중에서도 목재 펠릿은 유해 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 목재만을 압축, 성형해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해 유럽과 북미에서 신재생 가능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적었다.

"목재 펠릿은 2차 초미세 먼지 전환율이 굉장히 놓은 황산화물을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연료"인데 "국내에서는 잘못된 정보와 왜곡된 시선으로 순수 신재생 가능 에너지원인 목재 펠릿을 폐기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특히 "목재 펠릿은 유연탄 대비 오염 물질 발생 정도는 5%(약 20분의 1), 무연탄 대비 1.5%밖에 배출되지 않는다"는 대목도 눈에 띈다.

실제로 이렇게 <한국경제>가 두 달 전에 특히 목배 펠릿을 놓고서 한 언급은 사실에 부합한다. 바이오매스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 대기오염 유발 물질 배출을 줄이고자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인 데다, 실제로 목재 펠릿이나 바이오 가스 등은 석탄 화력 발전소에 비하면 오염 물질이 훨씬 적다.

9월 25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신고리 5, 6호기 원전 찬성 광고.

같은 매체(<한국경제>)에서 불과 두 달 새에 사실(fact) 자체가 180도 바뀐 기사가 나온 사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뉴스타파>가 한국원자력문화재단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조선일보>, <한국경제>는 2014년부터 2017년 7월까지 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돈을 받고 협찬 기사를 쓴 언론사 가운데 한곳이었다.

원자력학계와 한국수자력원자력은 오랜 기간 동안 일부 언론과 한 몸처럼 움직여 왔다.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은 최근 주요 일간지에 탈원전 반대 광고를 실으며 본격적으로 언론에 돈을 풀기 시작했다.

강양구   tyio@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부터 프레시안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7년 퇴사 후 '지식 큐레이터'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과학기술, 보건의료, 환경 및 출판, 학술 기사를 계속 써왔다.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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