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피크타임 태양광 무용지물'이라는 중앙일보 왜곡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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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피크타임 태양광 무용지물'이라는 중앙일보 왜곡보도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1.02.18 17: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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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지난 12일 "폭염·한파로 전력수요 피크때, 정작 태양광 기여도는 0%대" 기사를 발행했다. 핵심 주장은 전력수요가 가장 몰리는 시간 대에 태양광 발전량의 비중이 미미하다는 내용이다.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출처: 중앙일보 홈페이지
출처: 중앙일보 홈페이지

 

◈중앙일보 보도

중앙일보는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피크 시간대 발전원별 발전량 및 비중’ 자료의 내용을 보도했다. 중앙일보 보도를 살펴보자.

 지난달 1~14일 전력수요가 가장 큰 피크 시간 대 태양광 발전량의 비중은 0.4%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6일부터 내린 폭설로 태양관(편집자 주: 태양광의 오기인 듯) 패널 위에 눈이 쌓이고, 기온 하강으로 태양광의 발전 효율이 떨어지면서 전력 생산에 제약이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략)

무엇보다 태양광은 전력 수요가 높은 밤 시간대에 ‘무용지물’이었다. 태양광은 지난해 7월 일곱 차례, 지난달 1~14일 두 차례 피크 시간대 발전량 비중이 0%를 기록했는데, 해당 날짜의 피크 시간대는 모두 해가 진 밤 시간대였다. 풍력발전도 지난달 1~14일 0.5%, 지난해 7월 0.2%, 8월 0.3%에 머무는 등 피크 시간 대 전력 공급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전력 수요가 몰리는 피크 시간 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중앙일보는 원자력 전문가인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인용해 "태양광은 야간이나 흐린 날, 눈이 올 때는 전력을 생산할 수 없고 풍력은 풍량이 유동적이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힘들다”면서 “여름ㆍ겨울 밤시간 때에 냉방ㆍ난방 전력 수요가 급증하곤 하는데, 이에 맞춰 가동할 수 없다는 얘기”라고 보도했다.

햇빛이 없는 밤엔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없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아닐까?

 

◈중앙일보가 감춘 것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확대의 핵심이 바로 태양광 발전이다. 중앙일보 보도대로라면 태양광은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이 몰리는 피크타임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과연 그럴까?

뉴스톱이 팩트체크를 위해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해당 자료를 요청했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취지와는 다르게 왜곡해서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예민한 문제라 보도자료를 따로 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검증을 위해 필요하니 자료를 달라고 하자 의원실은 "자료를 보내줄테니 기사를 쓰게 되면 기사 방향을 알려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리고는 끝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뉴스톱은 한국전력거래소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해당자료 공개를 요청했다.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앙일보 보도에 심대한 결함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태양광 발전은 기업 또는 대학 등 시설 구내의 자가발전용으로 사용되거나 한국전력과 직접 거래를 맺고 판매되는 비중이 많다는 사실이다.

한국전력거래소는 "국내 태양광 설비 중 전력거래소에 계량·등록된 설비는 25%에 불과하며 한전PPA, 자가용 태양광발전량은 취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태양광 발전 전력은 전체 태양광 발전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피크시간도 바꿔버린 태양광

출처: 한국전력거래소
출처: 한국전력거래소

앞서 설명한 대로 태양광 발전은 자가 소비용으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피크시간도 바꿔놨다. 겨울철 전력 소모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오전 10~11시, 오후 17시~19시 정도이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이 많이 보급되면서 피크시간도 바꿔놨다.

자가소비용 태양광 발전량이 많아지는 낮 시간대엔 전력거래소를 통해 공급되는 전력량이 줄어든다. 전력 수요를 자가용 태양광 발전이 충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력 거래소의 전력 수요량은 낮 시간 대에 하루 중 저점을 찍었다가 저녁 무렵에 높아진다.

태양광 발전은 피크시간 대에 기여하지 못하는 무능한 전력공급원이 아니다. 이미 피크시간을 뒤로 미뤄버릴 만큼 우리나라 전력 공급에 상당 부분을 기여하고 있는 어엿한 발전원인 셈이다.

 

◈남은 과제

현재의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라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구름에 가리거나 비가 오는 등 햇빛이 좋지 않으면 태양광 발전은 효율이 떨어진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풍력 발전은 효율이 떨어진다. 재생 에너지 효율이 떨어질 때는 LNG 발전을 통해 갭을 메운다는 게 현 정부의 방침이다.

원전 산업계는 안정적인 대규모 발전이 가능한 원전 확대가 이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수요에 맞춰 켜고 끌 수 없는 원전은 대표적 경직성 전원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부적절하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전력 수요 예측을 더욱 정밀하게 하고 일기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전력이 남아돌 때 댐 아래의 물을 끌어올렸다가 전력이 모자랄 때 물을 방류해 발전시키는 양수발전댐을 가동하는 것도 현실적 대안이다. 대규모 충전기 격인 전력 저장 장치(ESS), 그린 수소 생산 등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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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규 2021-02-19 18:53:01
멋진 내용이네요. 단순히 중앙일보의 헛소리를 지적하는 것을 넘어 문제점의 본질과 대안제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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