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 "가짜뉴스로 1조원 배상" 그 언론은 폭스뉴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3.04.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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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개표기 조작 보도한 폭스뉴스, 투·개표기 제조업체에 1조391억원 배상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미국에서 가짜뉴스로 1조 원을 배상하게 된 언론이 있다’는 발언이 화제됐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20일 오전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짜뉴스 생산과 확산에 민주당은 물론이고, 민주당과 협업하는 일부 언론이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가짜뉴스는 범죄에 다름없다. 국민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도둑질 행위”라며 “미국에서 한 언론사가 가짜뉴스를 보도했다가 1조원을 배상해 주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유튜브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 유튜브 영상 갈무리

김 대표가 언급한 미국 언론은 폭스뉴스입니다. 뉴욕타임즈CNN 등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대선은 사기였다며 개표기 조작 가능성을 집중 보도한 폭스뉴스가 투·개표기 제조업체인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도미니언)’에 7억8750만달러(한화 약 1조391억원)를 배상하기로 지난 19일 합의했습니다.

미국에서 친보수성향을 대표하는 폭스뉴스는 2020년 11월 미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하자, “도미니언이 바이든의 당선을 위해 투표 결과를 조작했을 수 있다”는 주장을 잇달아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표를 바이든 대통령 표로 바꾸거나 존재하지 않는 표를 추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심지어 도미니언이 선거를 조작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서 설립된 회사라는 명백한 가짜뉴스까지 보도했습니다. 조작을 뒷받침할 증거나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는 패배를 인정하지 못한 트럼프 지지층 사이에서 음모론으로 퍼지며 사상 초유의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대선에서 전국 50개 주 가운데 28개 주에 투·개표기를 공급했던 도미니언은 2021년 1월 “폭스뉴스가 개표기 조작이 사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거짓 보도를 했다. 허위 보도로 자사의 명예가 심각하게 손상돼 큰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며 16억 달러(약 2조원)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어진 재판에서 폭스뉴스 경영진과 제작진이 ‘부정선거’ 주장을 믿지 않으면서도 방송에선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 정황이 담긴 이메일 등이 공개됐고, 결국 폭스뉴스는 청구액의 절반을 배상하는 선에서 재판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 폭스뉴스 기사 갈무리
미 폭스뉴스 기사 갈무리

미 CNN방송은 “미국 역사상 언론사와 관련한 가장 큰 명예 훼손 합의”라고 보도했습니다. 7억 달러가 넘는 합의금은 폭스뉴스의 지난해 수입 29억6000만달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폭스뉴스에는 또 다른 개표시스템 업체인 ‘스마트매틱’이 제기한 소송도 남아있습니다. 스마트매틱은 도미니언과 같은 문제로 폭스뉴스에 27억 달러의 배상금을 청구한 상황입니다.

이날 합의 사실이 공개된 뒤, 도미니언 측 변호사는 “진실이 중요하고 거짓말에는 대가가 따른다”고 말했고, 폭스 측은 “도미니언에 대한 특정 주장이 거짓이라고 판단한 법원의 판결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 공영라디오 NPR 홈페이지 갈무리
미 공영라디오 NPR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김기현 대표의 발언을 두고 언론과 온라인에서는 ‘최근 민주당과 일부 언론을 보면 당연한 지적’이라는 평가와 ‘보수성향과 부정선거는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과거 민주당이 언론중재법을 추진할 때는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언론재갈법이라 규정하면서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싸우던 때와 180도 달라졌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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