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중대재해 예방 팩트체크] ② 60cm 사다리에서 떨어져도 사망한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3.05.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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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생명을 노리는 사다리... 안전모로 예방해야

0.8m = 80cm. 지표면부터 성인 남자 허리 정도에 해당하는 높이입니다. 이 높이 사다리에서 작업을 하다가 떨어져 숨지는 일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요? <0.8m 사다리에서 떨어져도 사망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진행하는 2023 중대재해 예방 팩트체크 시리즈 첫번째 주제입니다.

먼저 산업재해로 돌아가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겐 위로를 전합니다.

출처: 고용노동부
출처: 고용노동부

◈허리 높이에서 떨어져 사망? - 사례 다수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2021 사례로 보는 중대재해 예방 가이드>를 살펴봅니다.

2021년 7월 부산의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사무직 근로자가 A형 사다리에서 작업을 하던 중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협력업체 직원인 재해자는 사고 당시, 공무업무(작업/출력일보 작성, 자재주문, 작업자 출퇴근 관리 등의 서류업무)를 담당하던 중, 본인 자리의 조도를 조정하기 위하여 잠시 A형 사다리에 올라가 전등위치를 조정하고 내려오던 중 몸의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해자가 떨어진 높이는 0.8m 였습니다. 재해자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전모를 착용했더라면 안타까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겁니다.

2021년 10월 충북 음성군 야외 체육시설 내에서 조경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이동식 사다리에서 중심을 잃고 아래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해당 사다리 높이는 60㎝에 불과했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당시 이 노동자가 안전모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낮은 높이에서의 추락 사고라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사다리에서 떨어져 숨진 산재 사망사고는 모두 114건에 이릅니다. 흔히 높은 곳에서 떨어져야 사망에 이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앞선 사례처럼 60, 80cm에서 떨어져도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습니다. 2m 이내의 추락임에도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도 많습니다. 사다리 작업 도중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머리를 강하게 부딪히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다리 작업엔 안전모 착용이 필수적인 것이죠 안전모를 쓸 때는 꼭 턱끈도 조여야 보호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출처: 고용노동부
출처: 고용노동부

◈사다리 사망 사고 줄이려면

이동식 사다리의 종류로는 보통(일자형) 사다리, 신축형(연장형) 사다리, A형 사다리라고 흔히 부르는 발붙임 사다리, 일자로 펴지는 A형 사다리인 발붙임 겸용 사다리 등 4가지가 있습니다.

보통형, 신축형, 발붙임 겸용 사다리의 안전작업지침은 ▲오르내리는 이동통로로만 사용 ▲반드시 사다리 작업시 보호구 착용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고 위험이 높은 A형 사다리의 안전작업지침으로는 ▲평탄, 견고하고 미끄럼이 없는 바닥에 설치 ▲최대길이 3.5m 이하 A형 사다리에서만 작업 ▲사다리 사용이 불가피한 경작업에 한하여 사용 ▲모든 사다리 작업시 안전모 착용 ▲작업높이 2m 이상인 경우 안전대 착용 ▲2인1조 작업 및 최상부 발판에서의 작업 금지를 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작업발판 설치가 곤란한 장소에서 작업하기 위해서 또는 적은 비용으로 신속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이동식 사다리를 발판 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무리한 사용 환경에서도 사다리가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것을 막는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망가진 사다리를 사용하는 등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출처: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출처: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K사다리 출동 준비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사고 위험이 높은 기존 A형 사다리의 대체품으로 ‘K-사다리’(한국형안전 사다리)를 개발했습니다. K-사다리는 바닥의 지형 지물에 맞춰 자동으로 고정되는 능동형 아웃트리거로 넘어짐 사고 예방에 특화된 구조의 사다리입니다. 경량화를 극대화시킨 단일형 제품과 다양한 높이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적용성을 향상시킨 조절형 제품 두 종류가 있습니다.

K-사다리는 최근 공인기관의 심사를 통해 S마크 안전인증을 취득해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받았고, 지난해 말 정부의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공단은 K-사다리 보급에 앞서 현재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며, 출원이 완료되는 대로 사다리 제조업체에 제작 기술을 전수해 K-사다리 제작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눈여겨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기획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뉴스톱이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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