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외국인노동자’, ‘외국인가사도우미’, ‘자위함기’, ‘도쿄전력’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23.06.0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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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언론의 한 주간 팩트체크 기사 소개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 빼앗고 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후에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다르다”, “도쿄전력이 준 그 자료를 어떻게 믿을 수 있냐”, 지난주 관심을 모은 이슈와 발언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에서 소개해 드립니다.

 

1. 외국인 노동자 팩트체크

대한민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공식 통계로만 84만 명이 넘고 불법체류 외국인까지 더하면 1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합니다. KBS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연속 기획 팩트체크 <‘외노자’를 말하다> 기사를 기획했습니다.

KBS 방송화면 갈무리
KBS 방송화면 갈무리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가 더 필요하다는 정부와 외국인 노동자가 오히려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외국인 노동자 분포에 대한 각종 자료를 보면 다수의 외국 인력이 소규모·저임금 현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런 곳일수록 내·외국인 구분 없이 인력난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고용주들은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아서”라거나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라서 내국인을 고용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내국인을 고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외국인을 고용했다는 말입니다. 고용노동부와 다수의 고용주, 외국인 노동자와 지원단체 관계자, 학자들도 외국인 노동자가 주로 일하는 곳은 “내국인이 기피하는 3D 업종”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뚜렷하게 관찰됐다는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다만, 이번 기사는 우리 산업 전체를 조망하는 내용이어서 특정 업종의 내밀한 상황으로 들어가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정했습니다.

외국인력 없이는 ‘뿌리산업’ 지탱 힘들다?

산업 내 인력 구성을 보면 내국인은 줄고 외국인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젊은 내국 인력이 거의 유입되지 않고 있습니다. 외국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이런 상황을 단시간에 바꿀만한 묘책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당장 모든 뿌리산업 기업들이 경영을 못 할 정도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업계가 처한 고질적인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또, 정부가 최근 뿌리산업 육성에 대한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어떤 효과를 거둘지 지켜볼 필요도 있어,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뿌리산업을 지탱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로 판정했습니다.

 

2.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후에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싱가포르와 홍콩식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100만 원 미만의 임금으로 젊은 부모의 육아 부담을 덜게 하면 출산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게 추진 배경인데, 실제 시행하고 있는 곳에서는 출산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YTN에서 따져봤습니다.

YTN 방송화면 갈무리
YTN 방송화면 갈무리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입니다. 현재 우리 국민과 중국동포에게만 허용되는 가사노동 취업 대상을 동남아 국적 등으로도 넓히자는 내용입니다. 서울시장이 먼저 저출산 해결책으로 제안했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가운데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싱가포르와 홍콩은 오랫동안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했지만 저출산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처음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가 도입된 1978년 합계출산율은 1.79, 신생아는 3만9천여 명이었습니다. 제도 도입 2년 뒤엔 출산율이 1.82까지 오른 적이 있고, 1988년과 1990년 일시적으로 신생아 수가 5만 명을 넘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네 번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출산율이 1.79를 넘어선 적이 없고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엔 합계출산율 1.04, 신생아 수 3만5천 명을 기록했습니다.

싱가포르보다 5년 먼저 제도를 도입한 홍콩의 경우, 1973년엔 신생아 수 통계만 있는데 도입 이듬해 신생아가 8만3천 명으로 늘었고 이후 10년 동안 8만 명 선을 유지합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출산율 반등 흐름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2021년 신생아 수는 3만6천여 명, 출산율은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0.77입니다.

싱가포르와 홍콩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 도입 직후 일시적으로 출산율이 반등하기는 했지만 40여 년간의 흐름을 보면 하락 추세를 피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싱가포르와 홍콩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후에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유승민 전 의원의 주장은 ‘대체로 사실’로 판정했습니다.

YTN 방송화면 갈무리
YTN 방송화면 갈무리

3.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차이가 있다. 두 깃발이 다르다”?

일본 자위함이 참가하는 해양차단훈련은 축소됐지만, 욱일기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차이가 있다며, 두 깃발이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MBC에서 따져봤습니다.

MBC 방송화면 갈무리
MBC 방송화면 갈무리

자위대 함정의 국내 입항을 앞두고 한국 국방부는 ‘욱일기’ 대신 ‘자위함기’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지난해 11월 일본 자위대 행사에 해군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었을 때에도 군의 설명은 같았습니다.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제가 침략 당시 사용한 욱일기와 현재 해상자위대가 쓰고 있는 자위함기는 붉은 원에서 선이 뻗어 나오는 방식이나 16개인 선의 개수까지 똑같습니다. 차이를 찾자면 붉은색 원의 위치 정도입니다.

당사국인 일본의 교도통신과 전국 신문 4곳, 지상파 방송 6곳까지 일본 주요 매체의 자위대 함정 한국 입항 기사를 보면, 기사가 아예 없는 2곳을 제외하고 모두 제목에서 깃발을 ‘욱일기’고 지칭했습니다. 기사 본문에서는 ‘자위대 깃발의 욱일기’ 또, 자위함기와 욱일기를 괄호로 병기했습니다. 욱일기와 자위함기가 구분 없이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의 입장도 비슷합니다.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에 올린 욱일기 홍보 자료에서 자위함기가 욱일기의 일종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4. 도쿄전력이 제공한 자료는 믿을만할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시찰단이 오염수 방류를 책임지는 도쿄전력에서 여러 데이터를 받아서 현재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쿄전력이 준 자료를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SBS에서 따져봤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방송화면 갈무리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직후,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노심용융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에도 그럴 수 없다는 반박이 나왔지만, 도쿄전력은 계속 부인했습니다.

도쿄전력은 5년이 지난 2016년 2월 노심용융이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또, 방사성 물질을 걸러내는 알프스 장비가 고장 나면 방류를 못 합니다. 2021년 9월, 필터 25개 가운데 24개가 파손된 게 알려져 논란이 됐는데, 이미 그 2년 전에도 필터 25개 모두 고장 났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최근에는 원전 견학 프로그램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방사능 측정값 보여주면서 안전하다고 홍보하자는 취지인데, 그런데 해당 측정기는 삼중수소 방사선량은 측정 못 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일본이 방류 방침을 굳힌 2021년 4월부터 최근까지,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일본 원자력 담당 기관에 오염수 탱크나 알프스에 대한 질의서를 6차례 보냈는데, 만족할만한 답이 오지 않았습니다. 도쿄전력이 내놓는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은폐 전력이 있는 도쿄전력 자료에 대한 검증은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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