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양도소득세를 '거래세'라고 호도하는 한국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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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양도소득세를 '거래세'라고 호도하는 한국 언론
  • 이상민
  • 승인 2020.01.2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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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의 재정체크] 보유세, 거래세, 양도소득세 정확한 의미와 사용법

‘줄여쓰면 큰일 나는 말’이라는 표현이 있다. 바로 ‘한국 남자’라는 말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한국 남자라는 말은 가치 중립적인 표현이다. 어떤 자리에서 써도 문제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이를 줄여서 ‘한남’이라고 표현하면 성평등 이슈가 되는 민감한 단어가 된다. 단어의 어감은 단순하게 줄여 말하기만 해도 달라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줄여말하면 어감이 크게 달라지는 표현이 있다. 바로 양도소득세와 이의 줄임말인 양도세라는 표현이다. 양도세는 양도소득세를 줄여서 쓰는 말이다. 그런데 양도세라고 표현하면 부동산 양도할 때, 발생하는 거래세 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양도세의 풀네임은 양도소득세다. 말 그대로 양도소득세는 소득세의 일종이다. 즉, 양도소득세는 양도시 소득이 발생하면(양도차익이 있으면), 그 소득에 부과되는 소득세의 일종이다. 부동산을 팔았는데(양도했는데) 만약 산가격과 판가격이 똑같아서(양도차익이 발생하지 않아서) 소득이 없으면, 양도소득세도 없다. 부동산 거래시 꼭 내야 하는 거래세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산가격보다 비싸게 팔아서 소득이 생기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조세의 제1원칙이 부동산 양도차익 소득에만 예외로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지난 1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대책을 언급하였다. 관련 부분 언급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크게 보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종부세인상 및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 사실상의 보유세 인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죠. 거래세 완화는 길게 보면 맞는 방향이지만, 취득세는 지방정부 재원여서 당장 낮추기가 어렵습니다. 또는 양도소득세의 경우에는 일종의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이기 때문에 더 낮추는 것은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보유세 강화, 그 다음에 거래세 완화, 이런 부분도 앞으로 부동산 가격의 동정을 봐 가면서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요약하자면, 종부세 같은 보유세는 강화하고, 취득세 같은 거래세는 중장기적으로는 완화할 것을 검토한다고 한다. 그리고 양도소득세는 불로소득 과세기에 국민 정서상 더 낮추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를 전하는 뉴스 중 일부는 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혼용해서 썼다. 양도소득세를 거래세의 일종인 것처럼 표현했는데 양도소득세는 거래세가 아니라는 점에서 잘못된 표현이다.

 

“보유세 추가 인상 등 고강도 대책이 조만간 나올지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부동산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통령 "급등한 집값 원상회복돼야",  한국경제  2020.1.15 

 

위 한국경제 기사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합쳐 '거래세'라고 표현한 것은 팩트가 아니다. 양도소득세는 표현 그대로 소득세다.

 

 

“거래세 완화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입장이었지만, 당장은 '국민정서' 등을 고려해 유보적인 시각도 보였다.”

-문 대통령 "보유세 올리고 거래세 낮추는 방향 옳다"...가격 원상회복 목표, 노컷뉴스 2020.1.15 

 

위 노컷뉴스 기사에도 오류가 있다. 국민정서 등을 고려해 유보적 시각을 보인 것은 거래세가 아니라 양도소득세이다. 

 

사실 양도세를 거래세와 혼동하는 일은 과거에도 자주 있던 일이다. 방송에서 질문을 잘못하는 것은 물론 사설조차도 양도소득세를 거래세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Q. 보유세 높이면, 양도세 등 거래세를 낮춰서 다주택자들 집 팔 수 있는 퇴로 열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침이슈] 서울땅값 1000조원 껑충…문제는 부동산정책?, SBSCNBC 2019.12.4 

 

보유세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정부가 보유세 인상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유세를 올리면 양도소득세와 같은 거래세는 물꼬를 터줘야 한다. 

-보유세 드라이브 거는 정부, 거래세는 내려야, 파이낸셜뉴스 2019.12.17

 

거래세·보유세·양도소득세의 정확한 의미는? 

이에 부동산 세제를 명확하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부동산을 살 때 내는 세금은 취득세와 같은 거래세다. 그리고 보유하는 동안 재산세와 종부세 같은 보유세를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팔 때, 의무적으로 내는 거래세는 없다. 다만 양도차익 소득이 있으면, 양도소득세를 내게 된다. 그리고 거래세, 보유세, 양도소득세는 각각 다른 존재 이유가 장단점과 함께 있다. 

 

①부동산을 살 때는 거래세

거래세의 가장 대표적인 세금은 취득세다. 과거에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따로 납부하였으나 현재는 주택 등의 거래세는 취득세로 일원화 되었다. 6억원 이하 주택 취득시 1%, 9억원 초과 주택 취득시 3% 세율이 적용된다. 거래시 세금을 내는 이유는 보유세를 걷는 것 보단 행정적으로, 정치적으로 수월해서 보유세 대신 내는 세금이다. 논리적으로는 부동산 거래에 따르는 행정비용을 납부한다는 의미다.

거래세 부과는 간편하다. 부동산 취득시에 한 번만 부과하면 된다. 또한, 거래가격으로 바로 실거래가격을 알 수 있어 과표산출에 논란의 여지도 없다. 그런데 보유세를 강화하자면 매년 부동산 가격을 재평가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금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부동산 거래는 등기부 등본 등 공공장부로 관리되기에 거래에 따른 행정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과거에는 수기로 등기부 등본이 작성되고, 부동산 등본이 물리적으로 관리되어 상당한 행정비용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전산화된 현 상황에서 행정비용은 비약적으로 낮아졌다. 

특히, 거래세는 부동산 거래를 막게한다. 부동산 거래를 막으면 부동산의 효율적 이용이 저해된다. 부동산 거래는 그 자체로 해당 부동산을 더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취득세는 지방정부의 주요한 세원이기에 거래세를 낮추면 지방정부 세수가 크게 줄어든다. 문 대통령도 언급했듯이 이것이 거래세를 줄이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우리나라 거래세율은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높다. 과거의 경로의존적 문제를 언제까지나 지속할 수는 없다. 이에 중장기적으로 지자체 대체 재원을 마련해서 거래세를 낮출 필요가 있다. 

 

② 부동산 보유단계에는 보유세

부동산 세제의 핵심은 보유단계에서 내는 보유세다. 우리나라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있다. 재산세는 각 기초지자체에 부동산 건별로 납부하는 세금이다. 그런데 각 기초지자체 마다 재산세를 개별적으로 납부하면, 여러 지자체에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사람의 누진성이 약화된다. 이에 인별로 전국에 존재하는 부동산을 종합하여 부과하는 보유세가 종합부동산세다. 그래서 종합부동산세는 국세형태로 걷어서 전액 지자체에 재교부된다.

그런데 보유세에 대한 오해가 존재한다. 첫째, 소득에 대한 과세가 아닌 재산 보유 과세는 ‘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조세 원칙에 위배된다는 오해다. 둘째, 미실현 이득 과세는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오해가 있다. 그래서 보유세는 경제적 원칙이나 효율성에는 벗어나지만 자산 재분배를 통해 형평성을 추구하고자 존재한다는 오해가 존재한다. 

첫째, 소득세제와 재산세제는 둘 다 필요하다. 소득에 담세력(세금납부 능력)을 인정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소득세제 만큼이나 재산보유 자체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재산세제도 자연스럽다. 소득이 없는데 재산이 있다고 부과하는 재산세가 이상한가? 그럼 재산이 없는데 소득이 있다고 부과하는 소득세는 어떨까? 빚이 많아서 모든 소득을 빚 갚는데 쓰는 사람이 있다고하자. 마이너스인 재산 때문에 실제로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은 0원이다. 그래도 소득이 같으면 동일한 소득세가 부과된다. 소득세의 맹점이자 한계다. 마찬가지로 소득이 0원이지만 재산이 같으면 동일한 재산세가 부과된다. 소득을 고려하지 않고 재산에 부과하는 재산세제나, 재산을 고려하지 않고 소득에 부과하는 소득세제나 논리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소득과 재산보유는 경제적으로는 명확히 구별되는 것도 아니다. 보유 주택에 직접 거주하면 효용이 발생한다. 반면, 그 주택을 임대하면 임대소득이 발생하는 대신 실거주 주택에 임차료를 지불해야 한다. 즉, 형식적으로는 소득이 발생하지만 가처분 소득은 동일하다. 그런데 소득세제만 있으면 경제적 효용이 동일한데도 거주 형태에 따라서 한쪽만 소득세를 내는 불합리가 발생한다. 그래서 소득세제와 재산세제는 둘 다 필요하다. 둘은 서로 보완적 관계가 있다.

둘째, 미실현 이득 과세는 경제적으로만 보면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 실현 이득과 미실현이득을 경제적 측면에서 구별하기는 어렵다. 내가 1억원에 매입한 부동산을 2억원에 팔았다가 즉시 동일한 가격에 다시 매입했다고 치자. 경제적인 변화는 없다. 그러나 이를 1억원의 실현이득이 발생했다고 말하곤 한다. 즉, 실현과 미실현 여부는 경제적인 변화라기보다는 회계적인 사건에 불과하다. 다만, 실현과 미실현 이득을 구별하는 이유는 현금 유동성 등 실무적인 부분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셋째, 재산 보유세는 효율성을 높여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세제다. 보유세는 자산의 효율적 이용을 높여 부가가치 향상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보유세가 높으면 보유세액보다 그 부동산 자산을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와 효용을 만들 수 있는 사람만 보유하게 된다. 즉, “언젠가는 오르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쓰지도 않는 부동산을 보유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경제성장과 상관없는 ‘무수익 자산’을 줄이는 것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의 핵심이다. 그래서 보유세를 높이는 것은 경제의 효율성을 증대하는 친성장적 정책이다. 그래서 자유주의 천국(?)인 미국의 보유세율은 1%로 OECD 평균 0.33%를 훌쩍 넘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나라 24억원짜리 은마아파트의 보유세율은 0.27%에 불과하다.

 

③부동산 매각시 거래세는 없어...매각 차익 소득 발생시 양도소득세

부동산을 매각할 때 일률적으로 발생하는 거래세는 없다. 다만 매각시 양도차익이 발생하면(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게 되면) 발생한 소득에 세금을 부과한다. 그리고 그 세율은 일반적 소득세 정상세율과 정확히 동일하다. 근로소득을 통해 돈을 버나 사업소득을 통해 돈을 버나 발생한 소득에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양도소득으로 돈을 벌어도 같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유독 부동산 양도소득에는 커다란 혜택이 있다. 원칙적으로는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소득은 비과세다. 즉 근로에서 돈을 벌거나 사업해서 돈을 벌면 세금을 내지만, 1주택가격이 올라서 돈을 벌면 세금을 내지 않도록 특별히 배려해 주고 있다. (다만, 일정한 거주요건이 있는 지역도 있다. 또한, 고가주택의 양도차익은 9억원 초과분에서 발생한 부분만 양도소득세를 낸다. 즉, 10억원 주택의 양도차익은 9억원 초과분은 1억원이어서 양도차익의 10%만 양도소득이 된다.) 

물론 1세대 1주택 비과세의 이유는 있다. 1주택자가 주택을 팔면 다시 매입해야 하는데, 매입해야 할 부동산도 그동안 상승했기 때문에 양도차익에 세금을 내면 동일한 주택을 구매 할 수 없다는 논리다.

사실 양도소득세는 소득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원칙이라는 본질적 의미 외에 부동산 정책적 목적으로 쓰여왔다. 그런데 부동산 정책적 목적의 양도소득세 변화는 시장 현실과 부합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부동산 투기가 많아 진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기의 기대수익을 줄이고 부동산 과다보유를 막고자 양도소득세를 강화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면 시장에서는 양도소득세가 다시 낮아질때 까지 안팔고 버티기를 한다. 소위 선수들은 ‘버티면 승리한다’는 사실을 안다. 즉, 버티다 보면 정책이 바뀌거나 정권이 바뀌어서 양도소득세가 낮아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의미다. 이렇게 시장에서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 공급이 부족해지는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오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양도소득세율을 낮추면 중장기적으로는 투기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져서 부동산 투기가 증가할 수 있다. 

결국, 양도소득세가 부동산 거래를 막지 않게 하려면, 무수익 자산 보유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적절한 보유세가 부과 되는 것이 중요하다. ‘버텨서 승리’할 수 없게 하려면 보유세 부과말고는 답이 없다. 근본적으로는 부동산 정책적 차원으로 조변석개식의 양도소득세를 운영하기 보다는 소득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조세의 원칙을 진득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거래세 낮추고 보유세 높이는 '부동산 세제 정상화' 추진해야

언론 등에서 양도소득세를 양도세라고 줄여 말하면서 소득세가 아니라 낮춰야 할 거래세 처럼 잘못 말하는 일이 많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지속적으로 듣다보니 마치 그렇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낮춰야 할 것은 취득세와 같은 거래세다. 물론 취득세를 낮추면 지방정부 세수가 줄어든다. 이는 보유세를 높여 충당할 수 있다. 부동산 보유세도 지방정부 세수다. 다만, 취득세는 광역지자체 세수고 보유세(재산세)는 기초지자체 세수다. 광역지자체 사업을 기초지자체 사업으로 세출 구조조정까지 뒤따라야 하니 복잡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복잡한 일이라고 언제 까지 미룰 수는 없다. 또한, 보유세 증대는 양도소득세를 정상화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자원의 효율적 분배를 통해 부가가치를 증대시킬 수도 있다면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발표된 부동산 대책만 18번이라고 한다. 각각의 정책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너무 복잡하고 각 정책사이에서 모순도 존재한다. 이럴때 일수록 기본 원칙에 충실할 것이 요구된다. 부동산 세제의 가장 근본 원칙은 거래세 완화, 보유세 강화다.

이상민 팩트체커  contact@newstof.com  최근글보기
참여연대 활동가, 국회보좌관을 거쳐 현재는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재정 관련 정책이 법제화되는 과정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것이 주특기다. 저서로는 <진보정치, 미안하다고 해야 할 때>(공저), <최순실과 예산도둑>(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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