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7·8·9·10 연속 번호로 1등...남아공 로또 조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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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8·9·10 연속 번호로 1등...남아공 로또 조작됐다?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0.12.04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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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로또에서 6개의 연속 번호가 당첨 번호로 추첨됐다. 1일(현지시간) 추첨에서 뽑힌 행운의 번호는 5, 6, 7, 8, 9. 그리고 보너스 번호 10이었다. 6개의 연속 번호가 당첨 번호로 뽑혀 해괴하기도 했지만 동시 당첨자가 무려 20명이 나왔다. 1등 당첨금은 570만랜드(한화 약 4억783만원)였다.

로또를 구매한 남아공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조작의혹을 제기했다. 여론이 거세자 남아공 로또 감독 당국은 추첨 과정을 조사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출처: BBC 홈페이지
출처: BBC 홈페이지

 

◈문제의 번호 당첨확률은? 

논란이 된 남아공의 로또는 '파워볼'이다. 1~50까지 50개의 공을 돌려 5개의 당첨번호를 뽑아내고 1~20까지의 보너스볼 중 하나를 뽑는다. 당첨확률은 4237만5200분의 1이다. 45개의 공 가운데서 당첨 번호를 뽑는 우리나라 로또(814만5060분의 1)보다 당첨 확률이 낮은 셈이다.

남아공 로또 참가자들은 연속된 6개의 당첨번호에 대해 "우연일 수 없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게다가 6개의 연속 번호를 적어내 당첨된 사람이 20명이나 된다는 것도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남아공 복권위원회(NLC)는 전례가 없는 당첨 번호가 나오게 된 이번 추첨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로또에서 6개 연속 번호가 나온 적 있나

우리나라 로또는 2002년 12월7일 첫번째 추첨을 시작으로 지난주까지 939회 추첨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로또는 보너스번호 포함 6개의 당첨번호가 모두 연속된 숫자로 이뤄진 사례는 없다. 하지만 783회 추첨(2017년 12월 02일)에서 4개의 연속된 숫자(14 15 16 17)가 당첨 번호로 나온 적이 있다.

우리나라 로또에서 1등 동시 당첨자 수가 가장 많았던 회차는 546회로 30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왔다. 당시 1등 당첨금은 4억594만원에 불과했다. 

 

◈조작 가능성은?

남아공 로또 이용자들은 연속된 6개의 번호가 뽑혀 나왔다는데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보너스번호를 제외한 5개의 연속된 숫자를 맞힌 79명을 합해 99명이나 되는 사람이 연속된 숫자를 써내 당첨된 것은 조작이 아니고서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논란이 된 남아공 로또의 당첨번호는 4237만5200분의 1의 확률을 가진 당첨 번호 중 하나다. 추첨을 통해 나올 수 있는 4237만5200가지 조합 중 하나라는 뜻이다.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조합이고 그 조합이 나온 것에 불과하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김현중 교수는 뉴스톱에 "(한국의 경우)5,6,7,8,9,10 이라는 숫자가 1등으로 나올 확률이나, 2,24,36,47,41,15 라는 숫자가 1등으로 나올 확률은 똑같이 814만5000분의 1 로 동일하다. 전체 814만5000개의 '경우의 수'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김 교수는 "그러나 그런 사람이 20명이 나왔다는 것이 이상할 수는 있다"고 하면서도 "이것도 총 로또를 구매한 인원수가 몇 명인지 모르기 때문에 이상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만약 2억명이 로또를 구매했다면, 20명의 1등이 나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언급한 4개의 연속 숫자가 당첨된 한국 로또의 783회 추첨에서 1등 당첨자는 4명, 보너스 숫자를 제외한 5개의 숫자를 맞힌 2등 당첨자도 36명이 나왔다. 자동이든 수동이든 최소 40명이 이어진 4개의 숫자가 적힌 로또 용지를 들고 있었다는 뜻이다.

당시 로또 판매금액 총액은 735억2525만6000원이었다. 1인당 1000원씩 구매했다고 가정하면 7352만5256명이 추첨에 참여했다는 뜻이다. 단순히 나눠봐도 9명의 1등 당첨자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실제 1등 당첨자는 4명에 그쳤다. 1등 당첨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이월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남아공 복권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연속된 6개의 숫자로 이뤄진 당첨 번호가 조작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사람들은 굉장히 낮은 확률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현실화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선거 결과로 나온 득표수 등 숫자를 분석한 뒤 '조작의 증거를 발견했다' 고 주장하는 음모론자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우리는 814만5000분의 1의 확률을 가진 당첨 번호가 나오는 것을 매주마다 지켜보고 있다. 낮은 확률로 일어나는 사건의 주인공이 되거나 그것을 목격할 때 우리는 그것을 '운'이라고 부른다. 행운이 됐건, 또는 불운이 됐건 간에 운의 영역이 존재하는 것이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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