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소멸 가능 4년 새 11%p 감소...지역소멸 멈췄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3.04.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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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지역경제 현황 및 전망 국민 인식조사
"지역이 살아난다고 보긴 어려워"

전국경제인연합이 비수도권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지역경제 현황 및 전망’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비수도권 주민 절반 가까이는 우리 지역이 사라질 것이라고 응답했고, 이 가운데 64%가 20년 이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수도권 과밀화가 부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런데 지난 조사를 꺼내보니 오히려 희망스런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뉴스톱이 짚어봅니다.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비수도권 주민 49.4%, ‘우리지역 사라져’

전경련은 11일 <지역경제 현황 및 전망 국민 인식조사>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지역경제 전망, 지역일자리 전망, 지역소멸 가능성, 수도권 이주 희망, 지역 활성화 정책과제 등을 물었습니다. 만 18세 이상의 수도권 외 지역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미래에 귀하께서 살고 계시는 곳의 교육, 경찰, 소방 등 행정기능 상실 등의 지역소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전체 응답자의 49.4%가 지역 소멸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41.9%는 ‘다소 있다’, 7.5%는 ‘매우 있다’를 선택했습니다.

지역소멸 시점에 대해서는 ▸10년 초과 20년 이내(32.2%), ▸5년 초과 10년 이내(25.7%)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습니다. 5년 이내라는 응답도 6.1%를 차지했습니다. 비수도권 주민들이 고장의 운명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유독 눈에 띄는 세종

이번 조사를 자세히 뜯어보니 특이한 점이 발견됩니다. 세종시는 지역소멸이 가능하다는 응답자비율이 20%에 그쳐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2021년 기준 세종시는 평균연령 37.4세입니다. 전국 평균연령이 43.5세인 것과 비교하면 6세 정도 낮습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평균연령이 30대인 광역자치단체입니다.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은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1.27명입니다. 전국 기준으로는 0.8명입니다. 세종시가 젊은 도시인 동시에 비교적 아이가 많이 태어나는 도시라는 뜻이죠.

이유는 뭘까요? 일단 중앙정부가 대거 자리를 옮긴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존재감이 큽니다. 새로 만들어진 도시이고, 여성, 고령자, 아동 등 다양한 계층이 저마다 살기 좋도록 설계된 도시라는 것도 강점입니다. 중앙일보는 <7년째 출산율 1위, 세종시의 비결을 묻다> 기사를 통해 세종시의 출산율이 높은 이유를 짚었습니다. 한번 참고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4년전과 비교해보니

전경련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은 2019년 같은 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비수도권 주민 60.6%가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 소멸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번 조사(49.4%)보다 지역 소멸에 대해 더 비관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죠.

지역 소멸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경우 10년 이내에 지역이 소멸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0.6%였습니다. 이게 이번 조사에선 31.8%(5년 이내 6.1% + 10년 이내 25.7%)로 낮아졌습니다.

조사 결과를 내놓은 전경련은 “세부적인 지표 개선에 대해선 따로 분석하지 못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2019년의 GDP와 GRDP가 굉장히 나빴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한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2019년엔 지역 경기가 너무나도 나빴기 때문에 이번에 개선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지역 경제가 개선됐다고 하기보다는 덜 나빠졌다 정도로 본다는 뜻이죠.

출처: 전경련
출처: 전경련

◈해법은?

비수도권 주민들이 고장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주하고 싶은 이유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해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비수도권 주민의 41.1%는 미래에 거주지를 떠나 수도권으로의 이주를 희망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세대별로는 ▸20대(64.4%), ▸30대(41.7%), ▸40대(39.2%), ▸50대(36.1%), ▸60대 이상(28.3%) 순으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수도권 전입을 희망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수도권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주요 이유로는 ▸열악한 일자리 여건(47.4%)을 가장 많이 꼽았고, ▸문화, 휴식시설의 부족(20.9%), ▸보건·의료시설 접근성 미흡(20.4%)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비수도권 주민들은 지역경제 위축의 원인으로 지역산업 위축(27.0%), 지역소비 부진(26.1%), 지역 재정 악화(16.6%) 등을 꼽았습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지역산업 활성화 등 지역 일자리 여건 개선(53.5%), 생활 인프라(쇼핑∙병원 등) 구축(19.3%), 육아지원 확대로 저출산고령화 대응(15.3%) 등을 선호했습니다.

출처: 전경련
출처: 전경련

윤석열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의 여섯번째 국정목표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좋은 지방시대>를 제시합니다. 세부 과제는 ▲진정한 지역주도 균형발전 시대를 열겠습니다 ▲혁신성장기반 강화를 통해 지역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지역 스스로 고유한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등 입니다.

역대 정부가 모두 지역균형발전을 공약했습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은 점점 심해지기만 했죠. 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성공을 거둬 수도권 이외의 지역도 사람살기 좋은 곳으로 변모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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