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아닌 즐기러 간다"… 백화점의 변신

  • 기자명 이나라 기자
  • 기사승인 2023.05.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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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은 더 이상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소비 공간을 넘어 외식, 문화,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유명 작가의 전시회를 개최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 3사 연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1년 24.1%, 지난해 15.7% 증가하는 등 특수를 누렸지만, ‘보복 소비’가 줄어들고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백화점에서만 구매 가능했던 명품 등을 e-커머스나 손쉬운 해외 직구를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오픈서베이 '백화점 트렌드 리포트 2023'
오픈서베이 '백화점 트렌드 리포트 2023'

백화점들의 시도가 이어지며, 실제 이용자들 역시 다양한 목적을 위해 백화점을 찾고 있다. 오픈서베이의 '백화점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이용객들은 백화점에 월평균 2.6회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문 목적을 묻는 질문에는 여전히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라고 응답한 사람이 38.8%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외식을 하기 위해(15.6%)',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5.7%)', '휴식공간을 이용하기 위해(2.2%)', '팝업스토어/팝업쇼에 방문하기 위해(2.2%)' 등 쇼핑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백화점을 찾는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백화점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건 각종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개최다. 최근 백화점에는 식음료 및 주류, 의류, 캐릭터,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팝업스토어가 끊이지 않는다. 다양한 즐길 거리를 통해 젊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8월 4일(금)까지 잠실점 지하 1층에서 '베이커리 블레어' 팝업스토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베이커리 블레어'는 이미 '노티드', '다운타우너'로 연이은 성공을 거둔 'GFFG'가 심혈을 기울인 베이커리 전문점이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베이커리 블레어'의 시그니처 메뉴인 '크림필즈'와 삼각 주먹빵에 토핑이 들어간 '삼각머핀'을 비롯해 총 22종의 베이커리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자체 캐릭터 '흰디'를 활용한 각종 굿즈를 대거 선보이는 팝업스토어  '흰디스'(HEENDY's)를 다음 달 1일까지 더현대 서울 5층에서 개최한다. 흰디는 현대백화점이 '순간의 행복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나누기 위해 흰색 강아지를 모티브로 2019년 처음 선보인 자체 캐릭터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인형·피규어·무드등·가방 등 총 40종 흰디 캐릭터 굿즈를 선보인다. 또한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판매된 금액 전액은 동물 행동권 단체 '카라'에 기부돼 위기 동물 구조 활동 및 유기견 등 보호가 필요한 강아지 350여 마리 치료에 사용할 예정이다.

 

각종 전시회나 특별전을 통해 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나아가 큰손 고객을 유치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오는 9월 30일까지 본점 대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인 '그라운드 시소 명동'에서 '알폰스 무하:더 골든 에이지' 전시회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회는 아르누보의 거장이자 체코를 대표하는 작가 알폰스 무하의 인생과, 그가 남긴 소중한 명작들을 한 편의 영화처럼 구현했다. 롯데백화점은 알폰스 무하의 인생을 바꾼 대표 작품 '지스몽다'부터 '황도 12궁'과 '슬라브 서사시', 그리고 '사계'까지 알폰스 무하의 대표작품을 선보이며, 작품마다 작가의 생애와 연결 지어 특별한 전시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오는 17일부터 오는 9월6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개점 2주년 특별전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전: 라울 뒤피, 행복의 멜로디’를 연다. 라울 뒤피는 20세기 프랑스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손꼽히는 미술 거장이다. 화려한 빛과 색으로 삶이 주는 행복과 기쁨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아 ‘기쁨의 화가’로 불린다.

이번 특별전엔 ‘전기의 요정(1952~1953)’ 오리지널 석판화 연작,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한 ‘붉은 바이올린(1948)’,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프랑스 국가 소장품으로 등록된 ‘도빌의 예시장(1930)’ 등이 전시된다. 루브르박물관·오르세미술관과 함께 프랑스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퐁피두센터가 국내 백화점에서 특별전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다양한 체험 행사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롯데월드몰에 쇼핑부터 레슨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테니스 매장을 선보인다. 오는 12일(금) 프리 오픈을 거쳐, 13일(토) 잠실 롯데월드몰 3층에 약 500㎡(약 150평) 규모의 체험형 테니스 매장 ‘테니스메트로’를 그랜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테니스 시장 규모가 2021년 2500억 원에서 지난해 3000억 원으로 증가하는 등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국내 최대 테니스 유통사인 ‘테니스메트로’와 손잡고 상품 판매 중심의 기존 테니스 매장들과 달리 실제 테니스 코트를 설치하고 체험 요소를 강화하는 등 국내 테니스 문화를 선도할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실제로 미국 전역에서 상위 1%의 스포츠 선수를 가리키는 ‘파이브 스타(Five Star)’ 선발 출신의 코치가 상주해 입문자부터 전문가까지 개인 레슨과 그룹 레슨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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