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오염수 소금 대란" 맛소금 없어 조미김 못 만든다?

  • 기자명 이나라 기자
  • 기사승인 2023.06.26 07: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 발표 이후 천일염 등 소금을 사재기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마트나 편의점의 소금 판매 진열대는 텅 비어있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 문구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정부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없다”며 진정에 나섰지만, 중고 시장에서 천일염 거래가 급증하는 등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JTBC 기사 갈무리
JTBC 기사 갈무리

이런 상황에서 지난 19일, JTBC는 <"맛소금 공급 안 돼 조미김 못 만들고 있다"…'소금 품귀' 불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천일염에서 시작된 품귀 현상이 맛소금으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맛소금이 부족해지자 조미김 생산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며, “당장 조미김을 새로 못 만들고 있어서 국내 공급은 물론 수출까지 타격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해당 주장을 반박했다. 해당 보도자료에 따르면, 맛소금은 ‘정제 소금’으로 제조하는데, 정제 소금은 필요하면 즉시 생산할 수 있다. 현재 정제 소금 생산량의 약 5~6%가 맛소금 제조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맛소금 공급 역량은 충분하며, 때문에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어떤 주장이 사실일까. 뉴스톱이 확인했다.


◆맛소금은 필요하면 언제든 추가 생산 가능? → 대체로 사실

우선 천일염과 맛소금의 차이부터 알아보자.

천일염은 염전에서 나온 소금을 일컫는 말로, 흔히 굵은소금이라고도 불린다. 바닷물을 염전에 가두고, 햇빛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자연 상태로 채염하기 때문에 환경에 따라 소금의 맛과 질이 좌우된다. 보통 채소나 생선을 절이거나 김장할 때 주로 사용한다.

반면 정제 소금은 바닷물을 농축·정제하여 제조하는 소금으로, 장비와 기술만 있다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정제 소금의 생산량은 연간 약 17만 1000톤이며, 이 중 5~6%인 1만 톤가량이 맛소금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맛소금은 정제 소금에 다양한 부원료를 넣어 가공한 제품이다. 맛소금은 주로 구이, 무침, 조리 등의 요리에서 감칠맛을 내기 위해 사용한다.

때문에 “맛소금은 필요하면 언제든 추가 생산이 가능하다”는 식약처의 설명은 ‘대체로 사실’이다. 식약처 식품안전정책과 관계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해수와 설비 능력만 있다면 정제 소금은 언제든 생산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맛소금의 공급 부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맛소금 공급 부족으로 조미김 생산 못 해? → 대체로 사실 아님

그렇다면 “맛소금 공급이 되지 않아 조미김 못 만들고 있다”는 JTBC의 보도 내용은 사실일까.

뉴스톱이 주요 생산업체 여러 곳에 문의한 결과, 당장 조미김 생산을 중단할 만큼 소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생산업체 관계자는 “현재 맛소금 공급은 원활하며, 생산에도 전혀 차질이 없다”고 답했다. B 생산업체 관계자는 “소금 유통업체 측에서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는 나오고 있다”면서도 “우리 업체는 (맛소금) 재고가 남아 있어 생산에는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맛소금 유통업체인 대상(주) 관계자는 뉴스톱에 “(맛소금에 대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서 주문량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급 중단 사태까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원활한 공급을 위해 업체별 판매 할당량을 정했는데, 이 때문에 원하는 양을 제때 못 받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공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김수출협회 관계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생산을 중단한 사례가 접수되지는 않았다”라면서도, “일부 업체에서 맛소금 공급이 지연돼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회원사들을 상대로 소금 공급 현황을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리하자면, 보도에서 나온 “맛소금 공급 안 돼 조미김 못 만들고 있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맛소금의 경우 대량생산이 가능한 정제 소금으로 만들기 때문에 공급량을 쉽게 늘릴 수 있는 데다, 아직까지 공급 중단으로 이어진 조미김 생산업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다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불안심리가 지속된다면 맛소금의 공급 차질도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소금 주문 폭증으로 유통업체는 소금 공급 할당량을 정해 업체별로 한정 수량만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원하는 양만큼 주문하지 못하거나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맛소금은 가정과 식당 등 다양한 곳에서 생활과 밀접하게 쓰이는 만큼, 대란을 막기 위한 국민적 불안감 해소가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보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