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햄버거와 초코우유는 숙취해소에 도움된다?

  • 기자명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2023.09.0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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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많은 사람이 숙취로 인해 괴로움을 호소합니다. 또 숙취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해장 음식을 먹는 사람도 많습니다. 보통 해장 음식으로는 국물류가 선호됩니다. 해장국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과음으로 거북한 속을 더 불편하게 만들 것 같은 햄버거와 초코우유가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이들이 있습니다. 사실일까요? 뉴스톱이 짚어봤습니다.  

서울삼성병원은 지난 2014년 '술 처리공장: 간' 게시글을 통해 알코올이 인체 내에서 흡수되는 과정을 알렸다. 이미지=서울삼성병원 
서울삼성병원은 지난 2014년 '술 처리공장: 간' 게시글을 통해 알코올이 인체 내에서 흡수되는 과정을 알렸다. 이미지=서울삼성병원 

◆ 숙취 해소...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가 관건 

숙취는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피로·근육통·두통 갈증 등 육체적·정신적으로 나타나는 불쾌한 증상을 뜻합니다. 대체로 음주 후 약 6~8시간이 지난 뒤에 시작해 24시간 이상 지속될 수 있습니다. 숙취는 일반인의 40% 정도가 느낀다고 보고될 정도로 흔한 증상입니다.

숙취가 일어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Acetaldehyde(아세트알데하이드)' 때문인데요. 사람 몸에 들어간 알코올은 위장에서 일부 분해되고, 80~90%의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됩니다. 간에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ADH(알코올 탈수소효소)와 ALDH(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가 존재하는데요. 1차적으로 간의 ADH가 알코올을 분해합니다. 이 때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물질을 간의 ALDH가 분해합니다.

하지만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잘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남을 수 있습니다. 이 때 몸 안에 남으면, 온몸으로 퍼져 소뇌, 대뇌 등을 자극해 숙취를 일으킵니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데요. 뇌를 포함한 대부분의 세포와 DNA 등을 손상시키는 물질입니다.

음주 후 얼굴이 붉어지거나 어지러운 증상도 이 물질로 인한 것입니다. 몸 속의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가 높아지면, 뇌는 이를 독성 물질로 인식하고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구토를 유발합니다. 또 사람 몸이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보다 더 많은 양이 한꺼번에 들어와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인체 각 부위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사람 몸 안에 들어온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완전히 분해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걸리는데요.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 남성(체중 60kg)이 소주 두 잔을 마실 경우, 이를 몸 속의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완전히 분해하는 데에만 6시간이 걸립니다. 

숙취해소 음식으로 알려진 음식들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ADH와 ALDH의 활성을 촉진시켜주는 성분입니다. 주요 성분 중에서는 아미노산인 아스파라긴(asparagine), 아르기닌(arginine), 메티오닌(methionine)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숙취해소 음식으로 알려진 콩나물에는 '아스파라긴산' 등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콩나물, 북어, 영지 중에서 콩나물 추출물이 간 보호 효과가 가장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배도 숙취 해소와 알코올 해독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① 햄버거를 먹으면 숙취가 해소된다? → 거짓

술을 마신 다음날 햄버거, 피자 등의 기름진 음식이 당길 수 있습니다. 이는 알코올을 분해할 때 몸 속의 포도당을 에너지로 쓰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은 '외식 속의 건강 비결'을 통해 "술 마신 다음날 몸이 저혈당 상태가 되어 기름진 음식이 먹어지고 싶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햄버거가 숙취 해소에 도움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햄버거는 기름지고 지방이 많아 위장 운동 속도를 늦추고 소화를 방해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간 회복을 위한 에너지와 수분이 부족해져 알코올 분해가 더뎌지게 만듭니다. 

다만 숙취 증상을 사라졌다고 느낄 순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빈 속에 음식을 먹으면, 위에서 분비되는 소화를 돕는 액체인 위산이 중화되는데요. 음주 후 위산이 많이 나오고, 위 점막 등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음식을 먹으면 속 쓰린 증상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② 초코우유를 마시면 숙취 해소가 된다? → 대체로 사실

초코우유에는 당분과 물이 많이 들어있어 숙취 해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음주 뒤, 몸 안의 당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을 보충하는 것만으로도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숙취해소제로 알려진 음료에도 당분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또한 카카오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초코우유라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카카오에는 카테킨이라고 불리는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데요. 폴리페놀은 '항산화 물질'로서 우리 몸에 활성 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바꿔주는 물질입니다. 이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 배출시키고, 항염 작용을 돕기 때문에 갈증­ 증상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해당 초코우유에 카카오 성분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 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우유만 따로 놓고 보자면, 간의 알코올 성분 분해를 돕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A 등이 해독 작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우유에 있는 알카리 성분은 알코올과 만나 중화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이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혈액 속에 포함된 에탄올의 양, BAC)가 낮아지면서 숙취에 도움을 줍니다.

종합해 보자면, 햄버거는 숙취 해소에 도움이 안 됩니다. 초코우유는 몸 안의 당을 보충해 주면서 숙취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한 카카오가 다량 함유된 초코우유일 경우,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 순 있습니다. 다만 초코우유가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관련 연구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이러한 맥락으로 뉴스톱은 ①에 대해 거짓 ②에 대해서는 대체로 사실로 판정합니다. 

참고 : 삼성서울병원·아산서울병원 자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Hi 식약처가 들려주는 식의약 안전정보 이야기', 대한의사협회지, 국가암정보센터, 언론보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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