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중국발 미세먼지' 맹신에 균열이 생기다
상태바
[분석] '중국발 미세먼지' 맹신에 균열이 생기다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0.11.17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전히 중국 미세먼지 탓하는 보수언론에 대한 다양한 매체의 반박

하늘이 뿌옇다. 코로나19가 창궐해도 파란 하늘 보면서 우울한 마음을 달랬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안타깝다. 이 미세먼지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뿌연 하늘과 함께 '중국發 미세먼지' 보도가 늘어났다. 이런 보도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①조선, 동아 → 미세먼지 중국에서 오는데, 우리 정부는 찍소리도 못해

조선일보는 16일 <중국發 미세먼지 다시 시작됐다>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미세먼지는 중국 탓인데 우리나라 정부는 중국에 아무 말도 못한다는 취지이다. 정부를 비판하는 보수 언론의 손쉬운 프레이밍이다. 관련 기사로 <中 ‘징진지’서 내뿜은 미세먼지, 1~2일뒤 어김없이 서울 덮쳐>,<中이 발뺌하는 중국산 미세먼지, 정부는 항의 한번 못했다> 등을 함께 내보냈다. 

조선일보가 '중국발 미세먼지'를 지적하는 기사에 첨부한 그래픽.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자세히보면 풍향을 가리키는 화살표의 방향이 한반도에서 중국을 가리키고 있다.
조선일보가 '중국발 미세먼지'를 지적하는 기사에 첨부한 그래픽.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자세히보면 풍향을 나타내는 화살표의 방향이 한반도에서 중국을 가리키고 있다.

 

이 주장의 근거는 조선일보가 자체적으로 중국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베이징, 텐진, 스좌장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1~2일 뒤 국내 미세먼지가 높아졌다는 5일 동안(11/10~11/14)의 데이터 분석결과이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근거로 제시한 그래픽을 보면 풍향을 나타내는 화살표 방향은 한반도에서 중국을 가리키고 있다. 물론 풍향이 동에서 서로 향한다고 해서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아예 안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주원인으로 보기엔 설득력이 떨어진다.  

동아일보도 17일 사설에 <다시 찾아온 중국발 미세먼지 재난.. '저자세' 외교론 해결 못한다>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들은 미세먼지의 원인을 중국에서 찾는다. 중국의 공장지대에서 나오는 배출가스와 난방에 사용되는 석탄 연소가스 등이 편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몰려온다는 해석이다.

이에 귀결되는 해법은 중국 책임론이다. 중국에 책임을 묻고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중국 공장지대의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하고 배출 총량을 줄이기 위해 중국 측의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도 필수적으로 따라 붙는다.

 

②한겨레, KBS, CBS → 중국 영향 단정 못해, 할 수 있는 것부터 해결

한겨레, KBS, CBS노컷뉴스 등의 매체는 '중국 책임론'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보인다.

한겨레는 <[기후뉴스 읽기] 이번 미세먼지도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기사를 통해 조선일보 보도를 비판했다. 국립환경과학원과 환경부를 인용해 "13~14일 미세먼지는 ‘중국발’ 아닌 ‘국내주도형’이었다"고 결론 짓는다. 국내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은 다양한데 모든 책임을 중국에 돌리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KBS는 <[미세먼지]① 닷새째 '고농도'..원인은 '대기 정체'라고?> 기사를 보도했다. KBS는 국립환경과학원을 인용하고 어스윈드맵을 분석해 "이번 고농도 초미세먼지 주요 원인은 '해외 유입' 아닌 '대기 정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CBS노컷뉴스는 <베이징 미세먼지 1~2일 뒤면 서울에?..남탓하다 우리문제 덮을수도>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CBS는 "베이징-서울 하루 이틀 차 PM2.5 수치 비교 상관관계 발견하기 쉽지 않아"라고 결론짓는다.

이들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중국이 전부가 아니다'라는데 초점을 맞춘다. 미세먼지를 '중국 탓'으로 치부하면 우리나라 정부와 산업계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같은 부정적 효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국내 발생 미세먼지를 줄이는 노력을 하는 대신 국민 개인에게 미세먼지 방호대책을 전가하게 된다. 이 틈에 공기청정기, 마스크, 면역력 강화 식품 등의 '미세먼지 산업'이 끼어들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우선 줄이자는 접근 방식을 채택하게 된다. 

 

③미세먼지 줄이려면 어떻게?

중국의 미세먼지 영향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분석해보자는 시도는 여러차례 있어왔다. 2019년 11월, 한중일 3국 과학자들은 공동조사를 통해 3국의 초미세먼지 상호 기여율을 조사했다.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32%였고, 한국 자체 요인은 51%인 것으로 드러났다.물론 32%도 적은 양은 아니지만, 국내 요인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가 2016년과 2019년에 수행했던 초미세먼지 연구에 따르면 2016년 대비 2019년 연구에서 서울 초미세먼지에 대한 국내 기여도는 증가하고 국외 기여도는 감소했다. 국외 기여도의 경우 중국은 38%로 변동이 없고, 북한 및 기타 지역은 17%에서 4%로 감소했다. 국내 전체의 기여도는 45%에서 58%로 증가했다. 해외 미세먼지 유입양을 줄이려는 노력에 더해 국내 미세먼지 발생 요인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정부는 미세먼지 예보제를 실시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실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미세먼지 종합계획'을 추진 중이다. 2016년 대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35% 낮추는 게 목표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겨울철에는 석탄발전을 줄이고 노후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등의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자가용 승용차 운행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가장 큰 행동이 될 수 있다. 노후 차량을 저공해 차량으로 교체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다. 

해외에서는 재생에너지100%(RE100) 인증을 받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몇몇 기업들이 RE100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RE100 인증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된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과정에서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