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이재명 "OECD보다 연간 300시간 더 일한다"?

  • 기자명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2023.06.23 16: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서 혁신경제가 가능한 경제토양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면서 "OECD 평균보다 연간 노동시간이 무려 300시간이 더 많은 우리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3월 한국행정연구원의 '한국과 주요선진국 노동시간 규제 현황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의 노동시간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199시간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재명 대표 주장과 언론보도 중 어느쪽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직접 따져봤습니다.

제407회 국회(임시회) 제04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설하고 있는 모습. 국회 영상회의록 시스템 영상 캡쳐.

팩트체크의 경우 당사자에게 발언 근거를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기에 더불어민주당측에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공보국은 "이미 다 (언론 보도로) 나온 얘기"라며 알아보겠다고 했으나, 이후로 연락이 없는 상태입니다. 민주당의 소명은 나중에 듣기로 하고 직접 자료 확인을 했습니다. 

 

◆ 작년 149시간, 재작년 166시간 더 일해 

OECD '연평균 노동시간'은 한 해 총 근무 시간을 평균 취업자 수로 나눈 값입니다.   OECD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개구(OECD) 국가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752시간, 한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901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이 OECD국가 평균보다 연간 149시간 더 일을 했습니다. 

다만 OECD는 연간 평균 근무 시간을 국가별로 비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연평균 노동시간은 '가중평균'으로, 개별 값에 중요도나 영향 정도 등을 고려 가중치를 반영해 구한 평균값입니다. 

국가통계포털(KOSIS)의 근로자당 연평균 실제 근로시간(OECD회원국통계는 2021년 기준 OECD 자료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2021년 기준 OECD 국가의 연평균 시간은 연간 1744시간입니다. 반면 한국 연평균 노동시간은 1910시간입니다. 한국은 OECD 국가 대비 1년에 166시간 더 일합니다.

2021년 기준 OECD 국가 연간 평균 노동시간. 검정색은 OECD 평균, 빨간색은 한국. 이미지. 출처 : OECD
2021년 기준 OECD 국가 연간 평균 노동시간. 검정색은 OECD 평균, 빨간색은 한국. 이미지. 출처 : OECD

그런데 앞서 소개한 기사에는 2021년 기준 한국이 OECD국가보다 199시간 더 일한다고 했습니다. 연간 33시간 차이가 납니다. 어느쪽이 맞을까요.

지난 4월 23일 발행된 국회 예산정책처 'NABO 경제동향 보고서'도 한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915시간으로, OECD 국가 연평균 노동 시간(1716시간)보다 199시간 많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 관계자는 한국 연간 노동시간은 원래 1910시간이 맞는데 통계청이 1915시간으로 잘못 보고하는 바람에 보고서가 1915시간으로 나와 착오가 생겼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연간 5시간 정도로 큰 차이는 아니어서 기발행된 보고서를 수정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 한국 노동시간이 OECD 국가 중 손꼽힐 정도로 긴 것은 사실

다만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장시간 노동하는 국가로 꼽힐 정도로, 노동 시간이긴 것은 사실입니다. 국회 예산 정책처는 'NABO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이 OECD 평균 수준(2021년 기준)이 되려면 주 평균 노동시간을 3.8시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한 통계에 반영되지 못하는 노동자도 있어 한계도 있습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채은 활동가는 "우리나라는 노동자의 범위를 너무 좁게 보고 있다"면서 "노동시간 통계를 낼 때 어디까지 노동자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는 노동자로 보지 않아, 통계에는 이들의 노동 시간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채은 활동가는 "(OECD 평균과 한국 연평균 노동시간 간의 차이가) 194시간보다 더 클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종합해 보자면, 한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OECD 국가 연평균 노동시간보다 지난 2021년도 194시간,  2022년도는 149시간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OECD 국가 중에서 긴 편에 속합니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300시간이 더 많다는 점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으로 <OECD 평균보다 연간 노동시간이 무려 300시간이 더 많다>대체로 사실아님으로 판정합니다. 야당 대표의 국회 연설이라면 수치 하나하나도 팩트체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정) 2023.07.04. 16:30

한국과 OECD 연평균 노동시간 비교과정에서, 비교대상 오류로 잘못된 수치가 반영되었습니다. 다음과 같이 수정합니다.

그런데 앞서 소개한 기사에는 2021년 기준 한국이 OECD국가보다 199시간 더 일한다고 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연간 5시간 차이가 납니다. 어느쪽이 맞을까요.  --->
그런데 앞서 소개한 기사에는 2021년 기준 한국이 OECD국가보다 199시간 더 일한다고 했습니다. 연간 33시간 차이가 납니다. 어느 쪽이 맞을까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