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초음파 모기퇴치기 효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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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초음파 모기퇴치기 효과 있나?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2.06.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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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20년 전에 결론, 당국 규제 나서야

모기가 괴롭히는 계절이 또 찾아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화학물질 사용에 대해 경각심이 커진 상황이다. 일부 제조업체는 이런 세태를 파고 들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모기를 쫓아내는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뉴스톱은 모기퇴치기에 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에 대해 팩트체크한다. 

출처: 다음쇼핑 홈페이지
출처: 다음쇼핑 홈페이지

◈초음파로 모기 퇴치? - 효과 없음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하면 수많은 종류의 초음파 전자모기퇴치기를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이 듣지 못하지만 모기가 싫어하는 초음파를 만들어 모기를 쫓아낸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이에 대해 모기 전문가인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이동규 석좌교수는 “초음파 전자모기퇴치기는 초음파를 발사하는 모기 천적인 박쥐를 피하기 위해 모기가 초음파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최소 40년 전부터 판매되어 온 제품”이라며 “모기는 초음파를 감지할 수 있는 감각기관이 없으므로 효과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교수는 "실제로 최근 모기의 기피효과를 연구해 국제학술지(J. of American Mosquito Control Association)를 비롯한 수십편의 논문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초음파를 이용한 모기퇴치는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2002년 초음파(또는 음파)를 사용한 모기 퇴치제 제품에 대해 “전자 모기 퇴치제는 거짓”이라며 “초음파를 이용해 해충을 쫓는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지었다. 미국에선 이미 20년 전에 결론이 난 일인데, 대한민국에선 아직도 초음파 모기 퇴치기가 판매되고 있다.

 

◈가청음파는? - 효과 없음

일부 제품은 모기의 천적인 잠자리 날갯짓 소리 또는 수컷 모기의 날갯짓 소리를 복제한 음파를 발신해 모기를 쫓는다고 광고한다. 그러나 이 역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동규 교수는 “암컷모기가 교미하기 위해 같은 종의 수컷모기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동종 수컷의 비행음에서 발생하는 음파의 주파수를 식별할 수 있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에 있는 56종 (주로 만날 수 있는 모기종은 10여종)의 모기들이 종에 따라 발생하는 비행음의 주파수대가 모두 다를 뿐만 아니라 장소와 시기에 따라 출현하는 주요 모기들의 종류가 모두 다르고 같은 종이라 해도 모기 나이에 따라 주파수가 비행음 주파수가 달라지므로 어느 일정한 음파를 이용하여 모든 모기종의 기피를 기대한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단계 더 나아가 주파수대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장치를 한다고 해도 장소와 시기에 따라 출현하는 모기의 종류를 일반인들이 알 수도 없고, 안다고 해도 일일이 출현모기의 주파수를 맞추어 사용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에 따르면 모기는 필사적으로 흡혈을 시도하기 때문에 흡혈대상 동물을 감지하면 싫어하는 음파가 있을 지라도 흡혈을 시도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싫어하는 소리가 들리는 정도로 흡혈 본능을 억제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부 제품은 잠자리 날갯짓 소리를 복제했다고 설명하지만, 이것 역시 앞서 설명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가 20년 전에 효과 없다고 결론낸 사안이다.

출처: 모기퇴치기 제조업체 홈페이지
출처: 모기퇴치기 제조업체 홈페이지. (이동규 고신대 석좌교수에 따르면 이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교미를 마친 암컷은 죽을 때까지 교미를 더 이상 하지 않으므로 교미하려는 수컷이 접근하면 피하는 습성이 있을 뿐이다.)

◈왜 이런 제품이 팔리나?

일부 제품은 KC 마크를 달았다. 각종 시험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첨부해 놓은 것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함정이 있다. 어떤 제품을 살펴봐도 제품 사용으로 인해 모기를 얼마나 쫓을 수 있는지에 대해 실험 또는 조사한 결과를 제시하는 제품은 없다.

KC인증은 전기용품, 생활용품, 어린이제품을 대상으로, 해당 제품과 생산설비 등의 안전성에 대해 인증하는 제도이다. 제품 사용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모기 퇴치기가 모기를 얼마나 잘 쫓아내는지는 KC인증의 관심사가 아니다.

화학물질을 이용해 모기를 잡는 살충제의 경우 화학제품안전법에 따라 제조사가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모기퇴치기는 공산품으로 분류돼 유효성을 검증하는 기관이 없다. 다만 표시광고법에 따라 사업자가 제품의 효과에 대해 실증 책임을 지고 있기는 하다. 표시광고법 5조는 “사업자 등은 자기가 한 표시∙광고 중 사실과 관련한 사항에 대하여는 실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렇지만 공정위가 사업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청해야 절차가 진행된다. 다수 소비자의 문제제기가 있거나 사회문제가 돼야 가능한 사안이다.

이 부류 제품 가격이 3만원 이내로 책정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더라도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되풀이되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 당국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LED를 이용한 모기퇴치기 = 모기는 청색 빛을 좋아해 

일부 제품은 푸른 불빛이 나는 LED 등으로 모기를 유인한다고 광고한다. 푸른 불빛은 모기를 유인할 수 있을까? 

이 교수는 "암컷 모기가 가장 선호하는 파장은 365nm 부근의 근자외선(black light)이므로 현재 시판되는 모기트랩은 이 파장대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시광선 중에는 어두운 계열 색상인 검정색과 적색 (곤충은 적색을 볼 수 없으므로 검정색으로 봄) 그리고 파장이 가장 짧은 보라색과 파란색이고 그 다음이 녹색"이라고 설명한다.

푸른 빛으로 모기를 유인해 포획하는 트랩 방식은 모기 퇴치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모기팔찌 효과있나? - 팔찌형 모기기피제 없음

모기기피제는 인체에 적용하는 화학제품이기 때문에 '의약외품'으로 분류된다. 식약처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심사해 의약외품으로 등록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팔찌형으로 출시된 제품 중 모기기피제로 허가된 의약외품은 없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모기기피제'로 표시해 모기 팔찌를 팔고 있다면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

각종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기 팔찌'는 공산품이다. 품목 분류는 '방향제'로 표시된다. 대부분의 제품이 시트로넬라, 유칼립투스 등 천연 식물에서 유래된 향을 함유하고 있다고 광고한다. 이런 향을 모기가 싫어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규 교수는 "모기팔찌나 목걸이 등의 부착형 기피제는 신체 전부를 커버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모기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야외 활동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노출된 피부에는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모기기피제를 바르는 것이다. 

출처: 쿠팡 홈페이지
출처: 다음 쇼핑하우

뉴스톱은 <[광고체크] 모기팔찌, 모기기피제가 아닙니다> 기사를 통해 모기기피제로 둔갑하는 방향제의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모기팔찌에서 나는 약초 냄새는 당신의 자녀를 모기로부터 충분히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당국과 학계의 일관된 입장이다.


뉴스톱은 모기의 계절을 맞아 각종 모기퇴치기, 모기기피제를 검증했다. 소리 또는 초음파를 이용해 모기를 쫓는다는 기계는 학술적으로 효과가 없다고 검증이 끝난 상황이다. 돈 낭비 마시길 바란다. 정부는 모기를 쫓지 못하는 모기퇴치기에 소비자들이 헛 돈을 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화학성분이 함유된 모기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현재로선 모기를 쫓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보인다. 시트로넬라유 등 천연유래 물질로 만든 '모기팔찌'는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은 공산품 '방향제'일 뿐이다. 향기를 맡을 목적이 아니라 모기를 쫓기 위한다면 이런 제품을 구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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