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억제하는 지키미패치? 제약회사의 '거대한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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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억제하는 지키미패치? 제약회사의 '거대한 사기극'
  • 박한슬
  • 승인 2020.04.0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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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인증 기관 중 5곳 허위...소비자 피해 우려

요 며칠 인터넷에서 입길에 오른 제품이 있습니다. 마스크는 물론 옷깃에만 붙여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지키미패치입니다. 코로나19 우려로 마스크 구매 열풍이 부는 시기에 아주 시기적절하게 나온 덕인지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이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는 기사까지 나자 경남제약은 주식시장에서 상한가까지 올라가는 이변을 보였죠. 그렇지만 무척 안타깝게도 해당 제품은 실제로 바이러스 제거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품에 명시된 각종 공인기관이 대부분 허위거든요.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지키미패치로 상한가 친 경남제약

지키미패치의 정식 명칭은 지키미아이패치비엠제약에서 개발했습니다. 비엠제약 홈페이지에서는 자체 연구소의 연구 성과로 지키미패치의 각종 인증 사항을 명시하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가 각 언론사에 배포되며 기사화되자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인증한 제품이라는 식의 마케팅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뉴스톱에서 해당 기관에 직접 문의한 결과 이들 대부분은 허위로 드러났습니다.

비엠제약 홈페이지와 지키미패치 제품 뒷면에 인쇄된 내역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개발기관이라고 명시된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생명화학공학과, 한국 생명공학연구원, 한국 화학시험연구원, 일본식품분석센터, 유니온바이텍시험연구소,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취득한 KC인증,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획득한 KCL-FIR-1002인증, 특허출원 10-2015-0190511호입니다. 각각이 전문성과 공신력을 갖춘 기관이로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내용이고, 이들 기관에서 인증을 받은 것은 맞을까요?

경남제약이 출시한 지키미 바이러스 패치. 사스(코로나바이러스-감기변종바이러스) 87% 억제효과 확인이라고 적혀 있다.
경남제약이 출시한 지키미 바이러스 패치. 사스(코로나바이러스-감기변종바이러스) 87% 억제효과 확인이라고 적혀 있다.

 

지키미패치
지키미패치

 

''지키미패치' 뒷면에 기재된 개발기관 7개 중 5개 허위

뉴스톱은 지키미패치 뒷면에 적혀 있는 개발기관에 직접 문의를 해서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는데 7곳 중 5곳이 제품개발에 참여한 적이 없거나 코로나바이러스와는 무관한 성능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사기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겁니다.

 

①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생명화학공학과

지키미패치 개발을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서 진행했는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뉴스톱은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관계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관계자는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이미 한 달 정도 전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해서 각 언론사에 정정 요청을 한 바 있다, “큰 제약회사인 경남제약에서 다시 유사한 보도 자료가 나와서 곤혹스럽다는 것이죠. 학교 차원에서 경남제약에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도 했습니다. 시료 물질 일부에 관여한 바는 있지만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낸다는 패치제 개발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②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87% 억제 효과를 입증 받았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한국 생명공학연구원은 홈페이지 공식 질의응답에서 저희 연구원에서는 말씀하신 제품의 효과에 대해 인증한 적이 없다, “관련부서에서 업체 측에 해당 내용에 대한 삭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제품이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냈다는 것 역시도 사실이 아닌 것입니다.

 

③ ()한국화학시험연구원 /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한국화학시험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은 지키미패치가 보도자료를 통해 KC인증(GGK-1123)을 취득하였다고 밝힌 곳입니다. KC인증은 무엇이고, 해당 제품이 취득했다는 GGK-1123 인증은 무엇일까요?

우선은 KC인증입니다. 몇 년 전에 발생하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아직도 사법절차와 피해자 구제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이지만, 해당 참사 이후 정부는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안전 인증을 강제하게 되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담당하는 의약외품도 아니고 그냥 일반 공산품이라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것을 뒤늦게 바로잡은 것이지요. 해당 인증은 안전성에 대한 최소한의 인증이지 효능에 대한 인증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해당 제품이 획득한 GGK-1123은 무엇일까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응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생활제품인증팀의 관계자는 뉴스톱과의 전화통화에서 “GGK-1123인증은 지키미패치라는 제품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인증 사항이라며, “심지어는 유사한 분야인 항균제품도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시험성적이나 인증 여부는 제공해 줄 수 없지만, 지킴이 제품과 관련이 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은 것입니다. 국제시험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았다고 홍보를 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제품과 아무 관련이 없는 인증을 가져다 홍보에 이용한 것이죠.

 

④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획득한 KCL-FIR-1002 항균활성

항균활성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기 전에 먼저 꺼내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재 유행 중인 코로나19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이고, 바이러스는 흔히 생각하는 몸에 병을 일으키는 세균과 별개의 존재라는 것입니다. 같은 자연재해라도 지진과 태풍에 대한 대응은 달라져야 하듯, 세균을 억제하는 효과(이를 항균작용이라고 합니다)가 있다고 해서 바이러스에게도 효과(이를 항바이러스효과라고 합니다)가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비가 태풍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지진 시에는 무용지물인 것과 마찬가지지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진행한 KCL-FIR-1002 항균활성 시험은 세균을 억제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 시험입니다. 시험 방법은 이렇습니다.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영양분을 넣어준 페트리접시(이를 배지라고 부릅니다)에 세균을 넣어줍니다. 그리고 아무 처리도 안 한 것을 하나, 항균활성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물질을 넣은 것 하나를 두고 비교를 하는 식이죠. 아무 처리도 안 한 곳보다 테스트 물질을 넣은 곳에서 세균이 잘 자라지 못한다면 세균 증식 억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해당 시험을 통과했다는 가정 하에 항균 활성은 어느 정도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여기에 다른 문제점이 하나 겹칩니다.

 

⑤ 특허출원 10-2015-0190511호는 향패치 및 제조방법

지키미패치 홍보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허를 찾아보면, 해당 특허는 향 패치와 이를 제조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입니다. 이름만으로는 어떤 것인지 잘 감이 안 오시겠으나, 벌레기피제 팔찌 같은 것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내부에 어떤 물질이 들어 있는지 와는 별개로 내부에 든 향기 물질을 주변으로 퍼져나가게 하는 기구를 개발해서 얻은 특허라는 것이죠. 그 내부에 들어있는 것이 앞서 언급한 항균 인증을 받은 물질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물질에 대해서 특허를 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문제는 이 항균활성조차도 불확실하다는 것입니다. 모기기피제가 효과가 있는 이유는 모기가 그 밴드나 패치에서 발산되는 향을 맡고 도망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항균효과가 있는 물질을 증기나 미세 물방울 형태로 내보낸다고 해서 세균이 모기처럼 이를 피하지는 않습니다. 항균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해당 물질이 세균에게 닿아야만 합니다. 밥을 먹으면 배가 찬다고 해서 밥알을 공기 중에 흩뿌리는 장치가 배를 채우게 해준다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 제품이 효과를 보려면 향 패치 형태로도 항균 활성이 있는지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해당 제품은 그런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뢰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경남제약 부실로 2018년 상장 폐지 직전까지...주식 투자 유의해야

지키미패치가 공개한 자료에 등장하는 7개의 기관 및 시험 중 5개가 허위이거나 허위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나머지 두 기관인 일본식품분석센터, 유니온바이텍시험연구소에서는 해당 자료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지만 앞서의 검증과정을 볼 때 이 역시도 신뢰하기 힘들다고 추정하는 것이 그리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역사가 깊은 제약회사 중 하나인 경남제약에서 왜 이런 무리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한다고 했던 것일까요?

추정일 뿐이지만, 관련있어 보이는 사건이 한 가지 있습니다. 경남제약은 지난 201812월 코스닥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바 있습니다. 경남제약의 전대 회장인 이희철 씨의 각종 경제범죄(배임·횡령·탈세 및 분식회계 혐의) 때문이죠. 그러다 주주총회에서 개선안을 제출하고, 자구책을 내놓은 끝에 간신히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그렇지만 레모나® 외에 특별히 주목받는 제품이 없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고, 2020325일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45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경남제약의 실적이 공개되자 8천 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해 3/194,560으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인해 주식시장 전반이 폭락하기도 했지만, 실적이 나쁜 기업은 주가가 더 떨어진 것이죠. 그러다 지키미패치 판매 소식을 공개하며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여 다시 8천 원대로 복귀했습니다. 시민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것이 제약회사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인지 모르겠습니다.

 

* 2020.4.3 11:30 내용 추가
* 경남제약 측에서 기사와 관련해 추가로 알리고자 하는 내용을 전해왔습니다. 반론 보장 차원에서 아래에 추가합니다. 뉴스톱은 기사 내용 추가 및 수정에 있어서 IFCN(International Fact-Checking Network: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의 규정을 준수합니다.

경남제약 측은 지키미패치 ‘유통’에 대한 계약만 진행하였을 뿐, 제조사인 비엠제약과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제조사인 비엠제약과 상품화를 담당한 모자이크홀딩스의 측에서 제품을 그런 방식으로 홍보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경남제약이 직접 이를 주도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해당 제품에 명시되었던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경남제약에서도 유통계약을 맺은 후에는 제품 표지 디자인을 변경한 바 있고, 추후 표현에 있어서도 더욱 신중을 기할 예정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비엠제약이 주장한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 효과는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아닌 ‘돼지 유행성 설사바이러스(PEDV)’**에 대한 효과인데 이를 ‘코로나’로 통칭하다 보니 오해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경남제약은 '시민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하겠다'라는 적도, 그런 마음을 가진 적도 없다며 이는 오해라고 해명했습니다. 지난 2018년 코스닥 상장폐지 이후 하관호·안주훈 공동대표 체계로 이미 주인이 바뀌었고, 부채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84% 급감했으며, 무차입경영에 현금성 자산 약 240억원 보유로 재무구조가 상당부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키미 패치로 ‘한탕’을 노린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직 유통도 진행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인증 논란이 경남제약에 대한 투자 유의 주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 기자 주 : 돼지 유행성 설사바이러스(PEDV)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인 것은 맞습니다. 뉴스톱은 ‘태양계’에 위치한 ‘지구’라는 행성 중 ‘아시아 대륙’에 위치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서울특별시’ 산하 ‘중구’라는 행정구역 소속된 ‘소공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분류는 행정단위로 보면 ‘서울특별시’ 정도는 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과(Family)에 속한 바이러스도 그만큼 다양한데, 돼지에게 유행성 설사 바이러스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이번에 유행 중인 코로나19와는 다른 ‘구’에 있다고 할 정도로 떨어져 있습니다.

박한슬 팩트체커  a1135s@naver.com    최근글보기
약학을 공부했다. 약학대학에서 배운 지식들을 일상어로 번역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비즈한국>,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등의 다양한 매체에 기고했다. 현재 <고교독서평설>에서 '알아두면 쓸데있는 약 설명서'를 정기연재 중이며, 브런치에서 <쉽게읽는 보건의료 정책> 매거진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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