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나오면 맞으실래요? 코로나19 백신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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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나오면 맞으실래요? 코로나19 백신의 모든 것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0.08.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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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서두르는 국가, 우려되는 부작용, 그리고 백신거부운동까지

여름이 되면 끝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일부 호사가들의 예측과는 달리 코로나19는 장마가 한창인 7월에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대선을 목전에 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코로나19 백신이 조만간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고 강변한다. 거대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연이어 '임상 n상 돌입'을 외치며 기대를 푸불린다. 그러나 WHO를 비롯한 의학계는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론을 편다.

뉴스톱은 코로나19를 비롯한 백신을 둘러싼 쟁점들을 정리해봤다.

 

①코로나19 백신 어디까지 왔나?

빌 게이츠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이 민간분야 백신 개발의 선두에 있다"며 한국의 코로나19 대응력을 높이 평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을 자체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5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원금을 받았으며 오는 9월부터 임상 시험에 나설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건복지부,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AZD1222’의 글로벌 공급을 위한 체결한 바 있다. AZD1222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로 현재 WHO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중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임상 3상에 진입해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국내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제넥신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가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으로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에선 두 곳 뿐. 메디톡스도 호주 백신업체인 박신과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 중 가장 개발속도가 빠른 곳은 제넥신으로, 현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건강한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GX-19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임상은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이 진행한다. 임상1/2상은 3개월 동안 진행, 10월경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후 2a상 단계에서 150명에게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해외에선 단연 러시아의 개발 속도가 빨라 보인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10월부터 러시아 국영연구소가 자체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대량 생산해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당 백신은 아직 임상 2상 시험 중인 상태고 최종 임상단계인 3상 시험에 돌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 당국은 곧 해당 백신의 투여를 승인할 것으로 보여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31일 “코로나19 백신이 나오자마자 모든 미국인이 이를 접종할 수는 없겠지만 내년 중 백신을 원하는 미국인은 모두 이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모든 사람이 그것(백신)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이라며 “하지만 궁극적으로 적정한 기간 내에 백신이 필요한 모든 미국인들이 2021년 이내에 그것을 얻도록 하는 것이 (보건 당국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이전에 백신을 출시해 불리한 판세를 뒤집으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 다국적 제약기업 모더나와 화이자가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임기 여성에 대한 시험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안전성까지 입증된 뒤에 접종이 시작된다면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②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우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완료 목표 시점을 2021년 하반기로 세웠다. 지난달 26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기업 제넥신은 지난 6월11일 DNA 백신 임상에 착수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 등도 연내 임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들 주요 기업들은 연내 임상에 진입해 2021년 하반기 이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만 해도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에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2월 CNN 인터뷰에서 임상시험을 거친 백신 개발 기간에 대해 "최소 1년에서 1년 반"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세계 각국은 전폭적인 정부 지원과 승인 기간 단축 등 비상조치를 통해 개발 기간을 대폭적으로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코로나19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높은 치명률을 나타내고 있고, 전파력이 이전 다른 감염병보다 막강하기 때문에 반드시 백신이 필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즉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조치를 통해서만 통제가 가능하다. 경제 재개를 위해선 반드시 제압해야할 질병이라는 뜻이다. 도시가 봉쇄되고 산업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을 극복하려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감염 우려없이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야 한다.

세계가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백신 뿐이다.

백신은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것이므로 철저히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현재의 백신 개발은 정치적 목적으로 급가속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③정부는 왜 백신을 장려하나

세계 각국은 자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장려하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수두, 홍역 등 감염병 창궐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병이 아니더라도 백신으로 질병을 예방하면 발병했을 때 치료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처럼 감염병이 대유행하게 되면 사회·경제적으로 마비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감염병에 대한 예방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국가는 예산을 투입해 백신 개발을 독려하게 된다. 예방 접종을 통해 일정 비율 이상이 질병에 대한 면역을 갖게 됐을 때 사회는 더이상 대유행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과거엔 치명적이었던 여러가지 질병들은 현대의학의 발달과 함께 백신이 개발되면서 통제권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우리나라 정부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17종의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결핵, B형간염,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 b형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 폐렴구균,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수두, 일본뇌염, A형 간염, 사람유두종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의 질병을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④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

세계 각지에는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에는 '빌 게이츠가 백신 접종을 통해 저개발국가의 아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음모론이 확산됐다. 백신을 접종하면 몸 속에 추적장치를 담은 마이크로칩이 들어오게 된다는 내용도 함께 퍼졌다. 물론 빌 게이츠는 이런 음모론을 적극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내용을 SNS를 통해 퍼뜨렸다. 2019년 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홍역이 창궐해 일부 지역에선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선진국에선 이미 근절된 것으로 여겨졌던 홍역이 창궐한 이유는 '백신 음모론'을 신봉하는 일부 주민들이 예방 접종을 기피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람들이 백신을 거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지난해 미국의 홍역 창궐 사례에선 일부 유대인 집단에서 백신에 '돼지 유래 단백질'이 포함돼 있다는 루머를 믿고 백신을 거부했다. 유대교 교리가 돼지고기를 부정한 것으로 취급해 섭취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은 건강한 사람이 병을 예방하기 위해 맞는 것이므로 거부감이 크다. '난 건강한데 왜 주사를 맞아야하지'라는 '정당한'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역사를 통해 경험한 백신 실패 사례도 사람들의 '백신 공포증'을 부추긴다. 1976년 미국의 돼지독감 예방접종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이자 최악의 백신 사업'으로 꼽힌다. 1976년 1월 미 육군 훈련소인 포트 딕스에서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많은 환자가 생겨났고 그 중 한 명이 다음달 사망했다. 이 환자에게서 당시로서는 신종 바이러스였던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분리됐다. 공교롭게도 이 바이러스는 1910년대 전 지구적인 재앙을 불러일으켰던 '스페인 독감'과 항원성이 유사한 것으로 판명됐고 보건 당국은 서둘러 백신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7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백신이 만들어졌고 1976년 10월 미국 전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일부 노령층이 백신 접종 직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11월~12월에는 백신접종후 희귀질환인 길랑-바레 증후군이 발생했다는 사례가 급증했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에 염증을 일으켜 사지와 얼굴, 호흡기관 등에 마비가 일어나는 희귀 질환이다. 사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들의 증상 발현율은 비 접종자보다 11배 높았고, 최종 보고된 피해자는 530여명이었다.

1976년 12월 16일 미 보건 당국은 백신 접종사업을 잠정 중단하자고 백악관에 건의했다. 포드 대통령은 곧바로 승인했다. 그때까지 2개월 반 동안 미국에서 돼지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은 4000만명 이상,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후 접종 사업은 재개되지 않았고, 이듬해인 77년 3월 공식 중단됐다.

최근 필리핀에서 벌어진 '뎅그박시아' 사태도 백신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 흰줄 숲모기가 옮기는 뎅기열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열대/아열대 지역에 뿌리내린 질병이다. 그동안 마땅한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예방책으로는 모기구제, 치료법으로는 조기발견 및 대증요법이 전부였다. 다국적 제약 기업 사노피가 1993년 백신 개발에 착수했고 2009년 생산 시설부터 먼저 건설했다. 그 뒤 2011년 10개국에서 어린이 3만1000명을 대상으로 2종류의 백신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2015년 현재 뎅그박시아로 불리는 사노피의 백신이 브라질과 멕시코, 필리핀에서 첫 승인을 받게 된다.

일부 뎅기열 연구자들이 이 백신의 취약점을 찾아내 "뎅기열에 걸리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뎅그박시아를 접종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2016년 필리핀 정부는 취학 아동 100만 명 접종을 목표로 뎅기열 예방을 위한 첫 공중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뎅기열은 1~4형까지의 바이러스 유형이 있는데 첫번째 병에 걸렸을 때는 증상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 차례 걸린 뒤 다른 유형에 감염될 경우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는 특이성을 지닌다. 3~4번째 감염도 별다른 증상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뎅그박시아'를 접종했을 경우 기존 발병 경험이 없는 사람에겐 첫번째 감염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지닌다. 백신 접종을 한 뒤 다른 유형의 뎅기열에 걸리면 심각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것이다.

사노피는 2017년 11월 29일 ‘과거 뎅기열에 걸리지 않았던 사람에게 더 이상 뎅그박시아 백신을 투여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성명을 발표한다. 다음달 필리핀 정부는 뎅그박시아 접종 프로그램과 사노피의 백신 판매 허가를 보류하고 제약사에 환불을 요구한다.

필리핀 보건부에 따르면 정부 프로그램에 따라 백신을 접종한 89만 1295명 중 지난해 10월 25일 기준으로 315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그 중 41건은 뎅기열 때문이었다. 이후 백신 실패에 관한 의회 청문회가 열려 보건 당국 관계자와 제약사 관계자가 추궁을 당했다. 백신에 대한 필리핀 국민들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져 홍역 등 다른 백신 접종율도 크게 낮아졌다.

이후 정밀 조사 결과 과거 뎅기열에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을 맞은 어린이 1000명 중 4명이 이후 5년간 이 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뎅기열에 걸리지 않았고, 백신도 맞지 않은 아이들은 1000명당 1.7명이 더 높은 감염 위험률을 보였다. 
 

⑤당신의 선택은?

미국의 돼지 인플루엔자 백신과 필리핀의 뎅그박시아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속전속결 식으로 추진된 백신 개발의 위험성을 잘 나타내준다. 인도는 지난달 초 8월15일 독립기념일에 맞춰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미국도 100미터 달리기 경주하듯 백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저기서 새로운 백신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됐는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개발 완료 이전 임에도 선진국들은 백신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속도전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백신, 힘을 앞세운 선진국이 먼저 차지해 자국 국민들에게 접종할 태세다.

우리나라는 개발된 백신을 양산할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기업이 생산 물량 중 상당 부분을 국내에서 접종할 수 있는 조건을 내걸고 수주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게 연말이 될지 내년 초가 될지 아니면 더 늦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신은 이 백신을 접종할 것인가? 당신의 아이에게 코로나19 예방주사를 맞힐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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