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 "베를린 주택 사회화 운동을 통해 새로운 길을 상상해보자"

  • 기자명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2023.10.0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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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도시, 베를린』, 이계수 저

"착취도시 서울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우리의 상상력은 얼마나 협소한가? 헌법과 법률을 독점한 자들에게 맞설 길은 우리의 법적 상상력을 동원하는 일이다. 도시의 위기는 법의 위기이자 상상력의 위기다", "우리가 주거 운동을 할 때 베를린 운동을 상상할 수 있는 일로 만들자는 의미에서 '반란의 도시, 베를린' 책을 썼다".

지난 26일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열린 <반란의 도시, 베를린> 북토크에서 저자 이계수 교수(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가 한 말입니다.

이날 이계수 저자는 '반란의 도시, 베를린'에 담긴 ­베를린 세입자·시민사회 단체들의 '주택 사회화 운동'을 소개하고, '주거와 도시의 공공성', '도시에 대한 권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난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는 폭등하는 주택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주택 사회화를 요구하는 '도이체보넨 몰수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2019년 당시 베를린의 월세는 10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는데, 주택 임대 기업의 시세 차익은 네 배 이상 상승하자, 베를린 주민들이 항의한 것입니다. 

베를린 주민들은 아파트 등 주택 3000채 이상을 보유한 민간 부동산 기업 10곳의 주택을 국유화로 전환한 뒤, 공공임대로 돌려주라고 요구했습니다. 캠페인과 시위가 수년간 이어진 결과, 2021년 독일 베를린 주택 24만 채를 국유화하자는 시민투표가 치러졌고, 56.4%의 찬성으로 가결됐습니다.  

이계수 저자는 베를린 사례가 정답은 아니지만, 세입자·주거 관련 운동을 할 때 베를린 운동을 참고하고, 이를 상상할 수 있는 일로 만들자고 제시했습니다. 

지난 26일 북토크 현장. 왼쪽부터 이은해 옥바라지선교센터 사무국장,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 이계수 교수,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지난 26일 북토크 현장. 왼쪽부터 이은해 옥바라지선교센터 사무국장,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 이계수 교수,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이계수 저자의 강연에 이어,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독일 주거세입자 단체 및 협회 조직화 ▲독일 사회주택 ▲독일과 한국의 세입자 정체성에 대한 차이 ▲한국의 세입자 사회 운동 등을 주제로 대담이 진행됐습니다.

이은해 옥바라지선교센터 사무국장은 "쉽게 쫓겨나지 않는 사회에 살면 어떨까, 우리는 뭘 하고 있을까 등 베를린에 있는 상상을 하면서 읽었다"며, "우리도 더 큰 상상을 통해 더 많은 걸 요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는 "도시는 공물이다. 주택은 상품이 아니다. 이것을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 주택 사회화라는 전략과 방향을 함께 연구하고 토의하며 도시민 투쟁을 조직해 나가야 한다"는 본문 문구를 인용하며, 오는 14일 열리는 '10.14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 집중행동'와 '주거의날X빈곤철폐의날' 집회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한편, '반란의 도시, 베를린' 북토크는 오는 17일 열리는 '주거권 지금당장! 빈곤철폐대행진'의 첫 기획사업으로, '1017 빈곤철폐의날조직위', '서울지역 노동자 주거권 실천단', '너머서울'이 공동주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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