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의 그늘] ④뿌리면 오히려 위험하다...닦고 문 열고 손 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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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의 그늘] ④뿌리면 오히려 위험하다...닦고 문 열고 손 씻기!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0.06.2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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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의 그늘, 시늉에 그친 코로나19 소독] ④우리 집에선 어떻게? 올바른 코로나19 소독법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이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세종시, 제주시, 서귀포시 포함)를 전수조사한 결과 4곳(1.7%)만이 질병관리본부의 방역소독 지침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 99곳(43.2%)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소독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소독약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의 모든 지자체들은 질병관리본부가 권고하는 소독법인 ‘헝겊에 소독약 묻혀 닦기’ 대신 약품을 뿌리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톱은 일선 지자체의 코로나19 방역 소독 실태를 [K-방역의 뒷면, 시늉에 그친 코로나19 소독] 시리즈로 4회에 걸쳐 기록한다. 왜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은 효과 없는 소독약과 소독 방식을 선택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반드시 재연될 향후 감염병 사태에서 방역 소독이 전시행정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남기기 위해서다.

[K-방역의 그늘, 시늉에 그친 코로나19 소독] 시리즈 

① 전국 지자체, 코로나19 잡는다며 살충제 뿌렸다 

② 길거리 소독, 세금을 '길에 뿌린' 지자체

③ '소독약 뿌리는 장면' 반복 보도, 언론도 공범

뿌리면 오히려 위험하다...닦고 문 열고 손 씻기!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50·여)는 어디를 가도 항상 휴대용 소독제를 가지고 다닌다. 인체에 무해할 것 같아서 일부러 알코올이 주성분인 제품을 골랐다고 한다. 그는 의자에 앉을 때도 '칙칙', 식당에 가서 밥 먹을 테이블에도 '칙칙' 소독제를 뿌린다. 손에도 '칙칙'을 잊지 않는다.

직장인 B씨(44·남)는 첫돌이 지나지 않은 늦둥이 둘째 아이 때문에 요즘 신경이 많이 쓰인다. 외출에서 돌아올 때마다 옷에 소독약을 뿌린 뒤 베란다에 걸어놓고 곧바로 샤워하러 간다. 소파, 침대 등 몸이 닿는 곳은 어디든 소독약을 뿌린다. 최근 구입한 소독약은 '인체 무해'라는 광고를 보고 골랐다.

테니스강사 C씨(50·남)도 요즘 소독약을 많이 쓴다. 테니스가 신체 접촉이 없는 종목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 틈틈이 소독약을 뿌린다. 새벽에 출근하면 코트 한켠에 붙어있는 사무실 문을 열고 곧바로 소독약 스프레이를 뿌린다. 1.5평 정도되는 공간이라 두어 차례 뿌리기만 하면 바이러스가 다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뿌리면 위험! 손길 닿는 곳을 닦으세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추세를 나타내며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불안을 달래려 집에서도 소독약을 사용하는 가구가 많다. 인터넷 쇼핑몰에도 관련 제품이 넘쳐난다. 일부 제품은 '편리하게 뿌리기만 하면 코로나 바이러스 걱정 끝'이라는 문구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그러나 광고 문구와 방역 당국의 권고는 사뭇 다르다. 뉴스톱은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의 지침을 바탕으로 일반 가정에서의 올바른 소독 방법을 알아본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광고하고 있는 '뿌리는 소독약'. 일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코로나19 소독약'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된다.
포털사이트에서 광고하고 있는 소독약. 일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코로나19 소독약'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된다.

 

◈원리를 알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질병관리본부는 5월20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 (제3-3판)>를 배포했다. 제목 그대로 집단시설과 다중이용시설의 소독 방법에 대한 안내가 주를 이루지만 환자가 발생한 가정에서의 소독방법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주공간의 소독방법에 대한 내용도 들어있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SARS-CoV-2'이다. 코로나19는 주로 호흡기 침방울(비말)을 통해 전파된다고 알려져 있다. 감염된 사람의 비말이 묻은 물건 등을 손으로 만졌을 때 감염될 수도 있다. 이 바이러스는 특정 온도 및 습도 조건 시 몇 시간~ 며칠 동안 물체의 표면에서 생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됐다. 코로나19 환자가 이용한 공간의 물체 표면을 청소·소독하는 것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는 효과적 방법으로 꼽히는 이유이다.

세제(또는 비누)와 물을 사용해 청소하면 표면과 물체에 있는 감염성 병원체가 불활성화 되지는 않지만 병원체가 씻겨 내려가면서 수가 줄어들어 감염 노출(감염확산 위험)이 감소한다. 소독은 청소 후 표면에 남아있는 감염성 병원체를 사멸시켜 감염 노출(감염확산 위험)을 더욱 감소시킨다. 

 

환경부의 코로나19 소독 안내 이미지.
환경부의 코로나19 소독 안내 이미지.

◈뿌리면 오히려 위험하다

방역 당국은 올바른 코로나19 방역 소독 방법으로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는 곳을 소독약을 적신 천으로 닦으라'고 권고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소독제를 분무/분사하는 소독방법은 감염원 에어로졸 발생·흡입 위험을 증가시키고 소독제와 표면의 접촉범위가 불분명하여 소독효과가 미흡하므로 표면 소독에 적용하지 않음"이라고 밝혔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써보면 "소독약을 뿌려대면 물체 표면에 붙어있던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떠올라 오히려 감염 위험을 높일 우려가 있고, 소독약이 물체 표면에 골고루 달라붙지 못해 충분한 소독효과를 나타낼 수 없다" 정도가 된다.

환경부는 '코로나19 살균·소독제품 오·남용 방지를 위한 안내 및 주의사항'을 통해 "소독제의 성분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효과를 보이는 농도라면 피부, 눈, 호흡기에도 자극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공기 중에 분무·분사 등의 인체 노출 위험이 높은 소독방식은 권장하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바이러스 잡는다고 소독약을 마구 뿌려댔다가는 사람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이어 환경부는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살균·소독제는 없다"고 단언한다. 살균·소독제 성분은 세균과 바이러스 등을 죽이거나 비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며 생명체에 독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의한 건강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므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라고 안내한다.

따라서 '인체무해', '친환경', '천연유래성분' 등의 광고만 믿고 소독약을 사다가 집안에 뿌리면 안 된다. 당초 소독약이 집안에 뿌릴 목적으로 허가된 것이 아니라서 '흡입독성(호흡기로 들어갔을때 초래하는 위험)'에 대해 검증받지 않은 품목이 많기 때문이다.

 

◈문 열고, 청소하고, 닦자

방역 당국은 환기-청소-소독 순으로 소독을 진행하도록 권고한다. 우선 창문을 열어 환기가 잘 되도록 유지한다. 그 다음 개인보호장구(보건용 마스크 등)를 착용한 뒤 세제와 물로 소독할 곳을 닦아낸다. 표면에 기름, 유기물질 등이 있는 경우 소독제와 반응하여 소독 효과가 줄어들게 되므로 먼지와 이물질을 세제로 제거 후 소독해야 적정사용량으로 소독 효과를 볼 수 있다.

청소가 끝난 뒤엔 소독이다. 환경부 승인·신고 소독제를 선택해 제조사의 설명서에 따라 희석한 뒤 천에 묻혀 닦는다.  손길이 닿는 벽면과 자주 사용하는 모든 부위를 닦고 일정시간 이상 유지 후, 깨끗한 물로 적신 천으로 표면을 다시 닦아내면 된다.

환경부가 '코로나19 자가소독용 신고제품 중 일반소독용 살균제'로 승인한 92개 품목 중에는 물티슈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는 '살균 티슈' 제품도 여럿 포함돼 있다. 이것저것 귀찮다면 이 목록에 들어있는 '살균 티슈' 제품을 구입해 닦는 방식을 추천한다. 단, 음식이 닿는 곳(식탁 등)의 표면엔 사용하면 안 된다. '살균 티슈'를 사용한 뒤에는 손을 잘 씻어 소독약이 손에 묻어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집은 소독 후 깨끗한 물을 적신 수건으로 남아있는 소독제를 닦아내야 한다. 영유아는 빠는 행위로 인해 바닥이나 물체표면에 남은 소독제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안내하는 올바른 손씻기 6단계
질병관리본부가 안내하는 올바른 손씻기 6단계

질병관리본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집에서 따라할 수 있는 올바른 소독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마스크, 손씻기가 우선

외출에서 돌아오면 먼저 손부터 씻고 옷을 갈아입자. 혹시 밖에 있는 동안 손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묻었다고 해도 귀가 후 손을 깨끗이(물과 비누를 이용해 40~60초 정도) 씻으면 감염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회피하고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야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하자. 방역 당국은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한 실외 공간에선 마스크 착용이 필요없다고 밝혔다. 한적한 실외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타인에게 '눈빛 레이저' 공격을 퍼부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앞선 세 차례의 연속보도에서 살펴본 것처럼 지자체와 언론은 '소독약 뿌리기'에 매달리고 있지만 깨어있는 시민인 우리들은 올바른 소독 방법을 준수하자. 붐비는 곳 피하기, 손씻기, 마스크, 닦아내는 소독법 등 방역 당국이 권고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충실히 지킨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6월29일 11:11 기사수정> 독자 김진흥님의 제보에 따라 서울 마포구 사례를 재점검한 결과 일부 '소독약을 뿌리는 방법'으로 방역이 진행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모두 준수한 지자체는 5곳→4곳으로 정정합니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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