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10주년 특집] ①원전, 더 이상 값싼 전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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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10주년 특집] ①원전, 더 이상 값싼 전기 아니다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1.03.11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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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값싸고 안전하다는 신화에서 벗어날 때

뉴스톱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10주년을 맞아 2021년 오늘날 원전은 어디에 와있는지를 짚어보는 팩트체크 연속보도를 기획했다. 재생에너지의 지구적 흐름은 관련 기술 개발을 불러일으켰고 발전 단가가 획기적으로 낮아지면서 원전은 더 이상 값싼 에너지원의 지위를 잃게 됐다.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 기후의 빈발로 위험에 노출된 원전도 많다. 인류는 아직도 안전한 핵 폐기장을 가지지 못했다. 뉴스톱은 모두 4회에 걸쳐 연속 보도를 진행한다.

①원전, 저렴한가? - 높아지는 발전단가, 재생E에 추월

②원전, 안전한가? - 이상 기후에 노출된 원전의 이상 징후

③원전, 깨끗한가? - 후쿠시마 원전 폐로와 사용후 핵연료 처분

④원전, 안정적인가? - 재생E 간헐성 극복 어떻게? 

원전산업계와 산업화 시대의 향수를 품고 사는 이들이 원전을 옹호하는 논리는 '원전 덕분에 값싼 전기를 마음껏 쓸 수 있지 않았냐'는 것이다. 원전은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장기간 방출하는 핵연료의 특성 탓에 엄청난 연료비를 지불해야 하는 화석연료 발전에 비해 '값싼 에너지'라는 인식을 심어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더이상 원전이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이전까지는 발전 단가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던 여러가지 '외부 비용'을 고려하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높아진 안전 비용을 반영하면 저렴한 발전 단가를 유지하기 어렵다. 게다가 재생에너지의 기술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더이상 '값싼 에너지'라고 볼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후쿠시마 사고원전 처리 800조원까지 추정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원자력 발전소 노심 용융 사고는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기술의 일본'이라는 명성도 하루 아침에 땅에 떨어졌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쿠시마 원전에서 녹아내린 핵연료 잔재물을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초 11조엔으로 추산됐던 사고처리 비용은 날이 갈수록 불어나기만 했다. 2016년에는 21.5조엔으로 늘어나더니 지난해에는 최대 80조엔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도 나왔다. 1엔을 10원으로 계산하면 한국돈으로 800조원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리에 필요하다는 의미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의 무라카미 토모코 원자력 그룹 매니저의 분석을 인용, 사고 처리 비용이 연간 약 1조엔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한 해 예산은 100조엔 안팎이다. 

일본 정부는 늦어도 2051년까지는 폐로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유럽에선 원전이 재생에너지보다 발전단가 높아

출처: 블룸버그 홈페이지
출처: 블룸버그 홈페이지

지난해 3월 미국의 불룸버그가 보도한 기사에 실린 그래픽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를 인용한 이 그래픽은 2040년 유럽 지역의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 단가(LCOE)를 예상한 자료이다. 발전단가가 낮을수록 효율적인 에너지원이라는 의미다. LCOE는 발전 단가를 산출함에 있어 건설, 연료, 운영비 등 단순비용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안정성, 사후관리 등 외부비용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다. 태양광발전(solar PV)과 해상풍력(offshore wind)의 발전 단가가 가장 낮고 육상풍력(onshore wind)이 뒤를 이었다. 석탄발전(coal)이 압도적으로 비싸고 원전(Nuclear)은 가스발전(Gas CCGT)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LCOE 예상치는 육상 풍력(52.2달러), 가스복합(56.5달러), 태양광(66.8달러), 원자력(99.1달러), 석탄(140달러) 등의 순이었다. 이미 미국에선 원자력이 재생에너지보다 더 비싼 에너지인 셈이다. LCOE는 평가 시점을 기준으로 신규 발전 시설을 가동할 때의 비용을 기준으로 책정한다. 미국의 원자력 안전 규제가 강화돼 신규 건설 비용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출처: 한국전력거래소
출처: 한국전력거래소

 

◈한국에서도 2030년에 원전 발전단가 태양광에 추월당해

지난 1월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력생산 비용전망(Projected Costs of Generating Electricity)' 최신 보고서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25년 한국에서 LCOE가 가장 저렴한 발전원은 원자력으로 나타났다. 다만 원전 비용이 점차 증가하는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은 빠르게 감소하면서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이보다 앞선 2018년에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한국전력거래소 의뢰로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원가 산정 연구'를 수행했다. 2017년 원전의 LCOE는 65.71(원/kWh)을 기록했고 2030년에는 73.86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태양광은 같은 기간 3000kW급 유휴부지 기준 118.65에서 66.03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2030년이면 태양광 발전 단가가 원전보다 낮아진다는 뜻이다. 원전은 안전 우려 등으로 건설 비용이 상승하는 반면 태양광은 기술 발전과 대량생산 등에 따라 발전단가가 급격히 낮아진다는 예상이다.

일반적으로 원전은 건설에 평균 10년이 걸리고 한국의 경우 56개월, 약 5년 정도 걸린다. 그리고 원전의 평균 가동 기간은 30년 정도다. 지금 당장 원전 설계를 시작하고 건설에 착수하더라도 아무리 빨라도 2026년 이후에나 원전 가동이 가능하다. 그런데 4년 뒤면 태양광 발전단가가 원전 단가보다 더 낮아진다. 장기적으로 보면 원전은 재생에너지보다 가격 측면에서도 매력이 없다는 결론이다. 최소한 원전 전기가 더 싸서 원전을 많이 지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는 거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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