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치사율 18.7%...'살인진드기'를 조심하라

  • 기자명 김혜리 기자
  • 기사승인 2023.07.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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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대한 모든 것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확진 사례가 나와 주목됩니다. SFTS는 이른바 '살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병입니다. 질병관리청에서도 'SFTS 사람-동물 간 전파사례 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하는데요. <뉴스톱>이 SFTS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 2013년부터 매년 전국적 환자 발생…농부·50대 이상 감염 취약 

SFTS란 어떤 병일까요? SFTS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참진드기 중, 주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입니다. 이 진드기는 이른바 '살인진드기'라고도 불리는데요. 치사율(18~19%)이 높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SFTS에 걸리면 93.3%는 발열 증상을 나타냅니다.  그 다음 근육통(62.5%), 설사(55.6%), 식욕부진(52.8%), 오심(33.7%), 두통(32.6%), 39℃이상의 고열(27.2%) 순으로 증상이 많습니다. 그 외에 호흡곤란, 의식저하 등도 나타납니다. 증세가 더 심해지면, 혈소판 감소증, 백혈구 감소증, 림프절 병증 등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지=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청 
이미지=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청 

SFTS 환자는 매년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앞서 SFTS는 국내 첫 환자가 보고된 2013년 이후 2022년까지 모두 1697명의 환자가 집계됐습니다. 지난 달 13일 기준 올해 19명의 SFTS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중 4명이 사망했습니다. 앞서 지난 4월 7일에는 올해 처음으로 전남 해남군에서 SFTS에 확진돼 사망한 사례도 있었는데요.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 사망자도 집 앞의 밭에서 농작업을 하다가 SFTS 증상이 발생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SFTS 환자 중에서 50.8%가 농·작업을 하다가 진드기에 물려 감염됐다고 합니다. 또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진료지침 권고안에 따르면, SFTS 환자 가운데 85.5%는 50대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 아직 치료제 없어...감염경로 다양해 

다만 진드기에게 물린다고 해서 모두 감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국내에 서식하는 진드기 중 일부만 SFTS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린다고 해도 대부분 SFTS에 걸리지 않는다고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SFTS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는 겁니다. SFTS에 감염되면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치료합니다. 따라서 야외 활동할 때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입니다. 

또 직접 물리지 않아도 감염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SFTS는 사람과 동물 모두가 감염될 수 있는 '인수 공통 감염병'인데요. 질병관리청에서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서로 감염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의 혈액, 체액, 분비물, 배설물 등에 손상된 피부(점막)가 노출되면 '2차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6년간 반려동물 보호자와 수의사 등 16명이 동물을 통해 SFTS에 2차감염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 국내 대응은? 

질병관리청은 SFTS의 근본적인 예방관리를 위해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또 미국과 공동으로 항체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5월 11일 발표한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 계획'을 통해 우선적으로 관리해야할 감염병 9개를 선정했는데요. 그 중 SFTS가 포함됐습니다. 

또 보건복지부는 질병관리청, 농림축산식품부(농림축산검역본부), 대한수의사회, 동물병원과 'SFTS 사람-동물 간 전파사례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감시체계는 반려동물이 진드기에 물렸거나 SFTS 증상이 의심되면, SFTS 검사를 받게 하는 겁니다. 또 SFTS에 걸린 동물과 밀접 접촉했던 사람도 모니터링 대상이 됩니다. 

각 시·도는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SFTS의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세종특별자치시는 SFTS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질병 매개 진드기 분포도 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라북도는 오는 11월까지 SFTS을 매개하는 참진드기와 관련해 SFTS의 병원체 보유 등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 중국, 일본에서도 중장년, 노인층에 발생 

SFTS 감염 사례는 지난 2009년 중국에서 가장 먼저 보고됐습니다. 이어 일본(2012년)에서도 발생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좀 더 살펴보면, SFTS 환자와 사망자 역시 연령대가 높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대한내과학회지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논문에 따르면, 중국에서 발생한 SFTS 환자들은 주로 중년층과 ­노인층이었습니다. 대부분 농업·­임업(81.4%) 작업자였습니다.  또 70세 이상의 고령 환자가 사망했습니다. 발생 시기는 4월부터 11월까지이고, 7~8월에 환자 발생이 집중됐습니다.

일본도 환자 발생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처음 확진된 SFTS 환자는 50세였고, 사망한 환자 모두 50세 이상이었습니다. 환자 발생시기는 4월부터 11월까지이며 대개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그동안  SFTS 감염사례는 중국, 일본, 한국에서 주로 발생했는데요. 2019년에는 파키스탄과 베트남에서도 발생했습니다. 2020년에는 대만, 태국, 미얀마에서도 SFTS 환자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SFTS가 처음 발생한 시점은 불명확합니다. 발생 당시에 몰랐던 발병 사례들이 추후 조사 연구를 통해 SFTS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과거에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던 집단발병 사례를 조사하면서, 최초의 SFTS 사례가 2006년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본에서는 후향적 연구를 통해 가장 이른 SFTS 발병 사례가 2005년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 왜 최근 들어 문제가 될까?

한편 대한수혈학회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에 대한 고찰: 현재까지 연구된 치료법을 중점으로>을 논문을 발간했습니다. 이 논문은 <Evolutionary and molecular analysis of the emergent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virus> 보고서를 인용했습니다. 인용된 보고서에 따르면 50∼150년 전부터 이 바이러스가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최근에 이 바이러스가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3가지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해당 논문은 첫번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운 노령 인구가 농사를 짓다 보니 SFTS바이러스를 가진 진드기에 물리고, 노령인구가 젊은 인구에 비해 증상이 쉽게 나타나 감염된 사람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기후변화로 인해 최근 진드기 숫자가 증가한 것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체에 쉽게 침입할 수 있도록 바이러스에 변이가 발생됐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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