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여성가족부의 '여'는 여자女인가 같을如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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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여성가족부의 '여'는 여자女인가 같을如인가?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1.05.06 12: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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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GS25의 '메갈리안 손모양' 홍보물이 논란을 빚었다. 남성 혐오 커뮤니티에서 출발했고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비하하는 의미를 내포해 남성 소비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언제나 젠더 이슈가 불거질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여성가족부 무용론'이다. 해체해야 한다, 이름을 바꿔야 한다 등등 입길에 오른다.

오늘 팩트체크할 내용은 여성가족부의 한자 명칭이다. 일각에선 양성평등을 의미하는 '같을 여(如)', 남성과 여성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의미하는 '더불 여(與)'라는 주장도 있다. 

 

◈여성가족부 명칭

2021년 5월 4일 현재, 인터넷 오픈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여성가족부 항목을 살펴보자.

위키피디아 여성가족부 한자어 설명이 2021년 5월 4일 현재 如性家族部로 되어 있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바뀌어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여성가족부 한자어 설명이 2021년 5월 4일 현재 如性家族部로 되어 있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바뀌어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누군가 오픈 백과사전의 특성을 악용해 누군가 악의를 갖고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에 대한 악의적인 설명을 달아놓고 여성가족부의 한자명은 如性家族部로 기록해놨다. 테러단체라고도 적혀 있다. 영어 표기도 <Gender Equality and Family State>라고 마음대로 적어놨다. 최종편집일은 2021년 5월4일 오후 13:04 로 돼있다. 5월 6일 현재는 女性家族部로 다시 변경되어 있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편집해 놓은 것을 바로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종의 인터넷 반달리즘이다. 

정부조직 영어명칭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여성가족부의 영어 명칭은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성평등가족부 정도가 된다.

 

◈같을 여(如)는 어디서 나왔나?

출처: 서울시정일보
출처: 서울시정일보

인터넷 매체 서울시정일보의 2017년 5월 6일자 기사를 살펴보자. 투표를 촉구하는 내용의 칼럼이다. 그런데 본문 중에 "여성가족부 如性家族部 의 ‘여’가 같을 여(如)다"라는 표현이 들어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여성가족부의 '여'자가 같을 여(如)라는 주장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성가족부의 영문 명칭(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에 'Equality'라는 단어가 쓰이기 때문이다.

성평등은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니 '같을 여(如)' 자를 쓴다는 주장이다. 혹자는 남성과 여성이 더불어 잘 사는 방법을 모색하는 기관이므로 '더불 여(與)'자를 쓰는 것이 맞다고도 주장한다.

◈여성가족부에 확인해봤다

출처:
출처:다누리 다문화가족지원포털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다문화가족지원포털 '다누리'의 중국어 버전 홈페이지에는 한국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정부 조직도가 소개된다. 한자(중국어)로 말이다. 이곳에는 여성가족부의 한자 표기가 여자 '女'로 돼있다.

대통령이 '총통'으로 소개돼 있고 감사원이 '검찰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기술신식통신부'로 표기되는 등 우리가 쓰는 한자를 곧이 곧대로 번역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뉴스톱은 여성가족부 대변인실에 직접 확인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여성가족부의 한자 표기는 여자 여(女)를 쓰는 것이 맞다"고 알려줬다.

대통령령인 여성가족부 직제를 살펴보면 "여성가족부는 여성정책의 기획ㆍ종합, 여성의 권익증진 등 지위향상, 가족과 다문화가족정책의 수립ㆍ조정ㆍ지원, 건강가정사업을 위한 아동업무 및 청소년의 육성ㆍ복지ㆍ보호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2조)고 돼 있다.

여성 정책과 가족 정책을 관장하는 부처이다.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켜 성평등을 달성하려는 취지인 것으로 짐작되지만 대통령령에 규정된 여성가족부 직무에는 '성평등' 업무를 다룬다고 명시되지 않았다.

◈이름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젠더 이슈가 터져 나올 때마다 남성들, 특히 젊은 남성들은 여성부 무용론, 더 나아가 폐지론을 주장했다. 남성들을 대변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여성부 주무과인 여성정책과의 업무분장은 다음과 같이 규정된다.

  • 양성평등정책의 기획ㆍ종합
  •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의 수립
  •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에 의한 연도별 시행계획의 종합 · 조정 및 이행상황 점검
  • 양성평등기본법령의 관리 · 운영
  •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양성평등정책의 협의 · 조정
  • 양성평등위원회 및 양성평등정책책임관제 운영
  • 양성평등정책 관련 조사 · 연구 및 연차보고서 발간
  • 양성평등 문화확산 사업 및 양성평등정책과 관련된 현안 관리
  • 양성평등주간 및 국립여성사전시관의 운영 · 관리
  •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지도 · 관리 및 감독
  • 여성 관련 단체와의 협력 및 지원
  • 여성과 관련된 법인 · 단체에 대한 지도 · 감독
  • 그 밖에 국 내 다른 과의 주관에 속하지 아니하는 사항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조직 및 기능, 여성정책과>

여성가족부가 명칭 자체로 젊은 남성들의 박탈감을 유도한다면, 여성가족부의 주요 정책이 양성평등정책을 지향한다면, 명칭 변경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도 젠더 갈등을 줄이는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성가족부 이름을 둘러싸고 펼쳐진 루머들은 단순히 허위정보가 아니라 양성평등을 바라는, 또는 나에 대한 관심을 바라는 많은 이들의 바람이 담겨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뉴스톱은 여성가족부의 한자 표기에 대해 검증해봤다. '같을 여(如)'도 아니고 '더불 여(與)'도 아닌 '여자 여(女)'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도 잘못 쓸 정도로 루머가 확산된 상태다. 성평등의 실질적 달성을 위한 건강한 논의들이 많아지고 그 일환으로 '여성가족부'의 명칭과 직무에 관한 논의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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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훈 2021-05-06 14:48:15
여기저기에서 여성가족부 명칭 변경에 대한 얘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https://m.lawtimes.co.kr/Content/Opinion?serial=165604
여가부가 '여성'과 '가족' 뿐만아니라 청소년, 노인, 다문화가정, 소수자, 난민 등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존중해주는 그런 부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복지부랑 업무 분장은 잘 하셔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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