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생에너지 비중 8%...무슨 수로 RE100 하나?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3.04.0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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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중소∙중견 기업을 위한 RE100 컨설팅

대통령도 몰랐던 RE100은 이제 국제무역의 새로운 규범이 되고 있다. RE100은 재생에너지 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를 뜻한다.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로는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네이버, LG에너지솔루션 등 29곳이 가입했다. 그런데 잠깐, 어떻게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할 수 있단 말일까? 우리나라는 에너지원과 상관없이 단일 전력망으로 모든 발전소가 전력을 공급한다. 태양광, 풍력, 원자력, 가스, 석탄 등 온갖 종류의 에너지원에서 나온 전기가 한 군데로 모인다는 뜻이다. 뉴스톱이 그 해법을 알아봤다.

◈RE100?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해 2월3일 첫 4자 TV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지를 물었다. 이에 윤석열 후보가 RE100이 무엇이냐고 되물으면서 사회적으로 RE100이 이슈가 됐다. 모르면 배우면 된다. 이제는 배웠겠지. 안 배웠으면 매우 곤란하다.

RE100은 재생에너지 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 의 약자로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RE100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와 파트너십을 맺은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 주도로 2014년에 시작됐다. RE100 캠페인 주 목적은 기후변화를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활동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전기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민간 단체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이지만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여기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서구사회가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언제든지 기후변화 방지를 명목삼아 재생에너지 사용을 무역장벽으로 삼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물건 또는 서비스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달성하지 못하면 제재를 가하는 형태다.

애플 등 다국적기업들이 하청업체에 특정 시기를 정해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한국 재생에너지 8%... RE100 현재론 어려워

한국에너지공단의 2021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윗 그림 참조)에 따르면 우리나라 발전량 가운데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8.29%다.  국제기준으로 맞추면  신에너지를 제외한 재생에너지는 7.15%다.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7.5%. 석탄(34.3%), 가스(29.2%), 원자력(27.4%)에 한참 뒤쳐졌다. 우리나라는 모든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을 단일 전력망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100% 전기를 쓰고 싶어도 전원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는 순간 온갖 발전원이 뒤섞인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나라 기업들은 RE100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는 걸까?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전기가 100% 재생에너지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를 달성할 계획이 없다. 지난 1월 정부가 내놓은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203년 기준 전체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30.6%에 이르는 것으로 계획됐다. 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기를 기다리기만 한다면 재생에너지 100%는 불가능에 가까울 전망이다.

출처: RE100 정보플랫폼. (사)한국에너지융합협회
출처: RE100 정보플랫폼. (사)한국에너지융합협회

◈재생E 100% 달성 비법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용 발전소를 구축하는 것이다. 대규모 공장 또는 대학 구내에는 자가 소비용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전력 소비량이 막대한 업종은 자가 발전 만으로는 전력소비를 100% 충당할 수 없다.

또다른 방법은 발전회사 및 공급업체로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계약을 맺어 재생에너지 전기를 공급받는 PPA(Power Purchase Agreements)가 포함됩니다. 한전에 녹색프리미엄이라는 추가비용을 주고 전기를 구매하면 재생에너지 확인서를 발급해 주는 제도도 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 시스템을 통해 REC를 구입한 만큼 재생에너지 사용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전용 발전소 이용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전기가 100% 재생에너지 발전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위해 재원이 쓰인다는 이유로 이런 방법들도 재생에너지 발전 전기 사용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출처: 대한상공회의소
출처: 대한상공회의소

◈상의, 중소∙중견 기업을 위한 컨설팅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기업의 탄소중립 이행에 필수적인 재생에너지 사용, RE100 이행을 위해 기업진단부터 컨설팅, 재생에너지 거래 매칭까지 원스톱 지원에 나선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자체적인 사용계획 수립이 어려운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해서는 활용방안 제시와 맞춤형 교육 등 전과정을 지원한다.

상의 그린에너지지원센터는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RE100컨설팅 데스크 운영기관으로 지정받아 이달부터 맞춤형 컨설팅을 시작하고 그 이외에도 매칭 지원, 가이드북 발간, 중소ㆍ중견기업 망사용료 지원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상의 그린에너지지원센터는 콜센터를 운영해 제도설명, 상담 등‘기초컨설팅’을 제공하고, ‘심화컨설팅’을 희망하는 경우 전문컨설턴트가 기업 현장을 방문해 기업진단을 실시한다. 심화컨설팅은 공급망 내 중소ㆍ중견기업이 대상이다.

심화컨설팅을 받은 기업은 전력사용량 등 기초정보를 검토하는 현장진단과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ㆍ방법에 따른 비용편익과 온실가스 감축 분석 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가장 비용효과적인 재생에너지 사용 전략을 세울 수 있고 RE100 이행도 지원받을 수 있다. 기업부담 없이 전문컨설팅업체를 활용해 관련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재생에너지 수요-공급 기업 간 매칭’도 지원한다. 현재는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싶어도 매칭 시스템이 없어 영세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사들에 공급 가능여부를 수소문해서 거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반영해 재생에너지 수요-공급 기업간의 필요 전력량과 발전량 정보를 등재하여 양자 간의 전력거래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매칭시스템은 올해 하반기 오픈될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온라인 자가진단 서비스와 가이드라인도 공개된다. 재생에너지 관련 동향과 전문가 기고 등을 담은 월간 뉴스레터도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한국 주요기업. 출처: RE100 홈페이지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한국 주요기업. 출처: RE100 홈페이지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에너지비중은 80%이상으로, 에너지의 탈탄소화를 이끄는 재생에너지 사용이 탄소중립 성공을 좌우한다”며“재생에너지 전환은 대기업은 물론 공급망내 중소ㆍ중견기업의 참여도 따라야 하는 만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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